2003년 11월호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화장터에서 고객 사냥, 면도시간 아끼려 제모수술

  • 글: 최은수 매일경제신문 금융부 기자 eunsoo@mk.co.kr

    입력2003-10-28 1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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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만불 원탁회의(MDRT). 연봉 1억원 이상의 보험설계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명예의 전당’이다. 국내 MDRT 회원은 2200여 명.
    • 전체 설계사 중 상위 1%대에 들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다.
    • 매끄러운 화술, 전방위 고객관리, 해박한 금융지식, 빈틈없는 시간활용으로 정상에 오른 프로 세일즈맨들의 이야기.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연봉 1억원 이상이라야 가입할 수 있는 MDRT회원들은 ‘설계사 중의 설계사’로 불린다.

    몸뚱아리 하나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를 ‘행복을 파는 수호천사’라 칭하는 이들은 북극에서도 냉장고를 팔 수 있는 남다른 영업전략과 까다로운 고객도 만족시키는 발군의 재정설계 능력을 갖췄다. 하나같이 최고라는 자부심에 가득차 있다.

    이들은 연봉 1억원 이상의 설계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백만불 원탁회의(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회원들이다. 국내 생명보험 설계사 14만4000여 명 가운데 MDRT 회원은 2200명에 불과하다. 상위 1%대에 드는 프로 세일즈맨들인 만큼 이들은 설계사 중의 설계사, 프로 설계사의 꽃으로 통한다. 이 자리에 한 번 오르는 것 자체가 대단한 영광이기 때문에 설계사라면 누구나 MDRT 입성을 꿈꾼다.

    ‘재정 컨설턴트’로 불러주세요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한국MDRT 한상철 회장

    MDRT는 1927년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보험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재정 컨설턴트들의 모임으로, 현재 세계 74개국의 500여 개 보험사에서 2만80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한국에서도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설계사들이 속속 탄생하면서 지난 2000년 한국MDRT가 출범했다. 황훈선 푸르덴셜생명 재정 컨설턴트가 초대 회장을 맡았고, 올해 9월 한상철(ING생명) 회장을 주축으로 한 2기 임원진이 출범했다. 이들의 목표는 MDRT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 ‘MDRT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면 확실히 뭔가 다르다’는 말을 듣기 위해 뛰고 있다.



    아무나 MDRT 회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간 수입이 미화 6만5000달러, 보험료 실적은 1억5000만원에 달해야 한다. 이같은 실적이 뒷받침되더라도 고객과의 분쟁이 단 1건이라도 발생하면 회원이 될 수 없다.

    MDRT는 회원들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세미나 개최, 정보 교류, 성공 노하우 공유 등을 목적으로 삼는다. 또한 불우이웃 돕기, 자선단체 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땀 흘려 일하고 봉사하는 직업인 정신을 실천한다.

    MDRT들은 ‘생활설계사’라는 흔한 명칭을 거부한다. 그 대신 전문적 금융지식으로 무장한 ‘재정 컨설턴트’로 자부한다. 과거의 ‘보험 아줌마’와는 분명하게 차별화하고 있다.

    MDRT는 보험상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친화력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인맥에 의한 상품판매보다는 철저한 재정설계를 통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활동한다.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노트북 컴퓨터와 PDA, 디지털 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고객을 위한 최적의 재정설계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고객의 경조사를 빠짐없이 챙기며, 고객이 어려운 일에 처하면 즉시 보험금을 들고 달려간다. MDRT 회원들은 한국 보험산업의 선진화와 국제화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에 차 있다.

    이들은 어떤 성공 노하우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을까.

    한국MDRT 한상철 회장은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미국 보험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계기가 돼 ‘보험인생’을 시작했다. 한씨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영업직에 큰 매력을 느껴 보험업을 택했다”며 “내가 일한 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직업은 아름답다”고 했다.

    그는 1996년 ING생명에 입사, 이듬해에 MDRT 대열에 합류한 뒤 지금까지 6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ING생명 연도대상 금상을 세 차례 수상했고, 2001년에는 MDRT의 6배 업적을 달성해 TOT(Top of the Table) 회원이 됐다. 지난해에도 COT(Court of the Table·MDRT의 3배 업적 달성) 회원에 올랐다. 1999년에는 재정 컨설턴트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한씨의 ‘주무기’는 누구를 만나도 술술 대화를 풀어나가는 말솜씨와 ‘순박한 인상’. 고객을 편안하게 만들면서도 그들이 갑갑해하는 부분을 정확히 진단해주는 ‘개인 주치의’를 자처한다.

    무역회사에 다니던 한씨는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다 ‘연봉 1억원에 도전하라’는 ING생명 재정설계사 모집광고를 보고 도전해 1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주변에서는 “6개월 이상 못버틸 것”이라며 싸늘한 눈길을 보냈지만, 갓 태어난 딸 앞에서 “성공한 아빠가 되겠다”고 맹세하며 이를 악물었다.

    그는 “무엇보다 초기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여기에서 좌절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강한 신념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교보생명 ‘보험여왕’ 강순이씨

    교보생명 ‘보험여왕’ 강순이씨. 28세 때인 1983년 여성설계사 공채 1기로 입사해 두 차례나 보험여왕에 올랐다. 입사 이듬해인 1984년 여성설계사 대상을 차지했다. 강씨는 입사 초기부터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금·은·동상을 휩쓸어 수상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이 빠지는 것은 ‘사고’로 간주됐을 정도다.

    강씨는 1993년 교보생명 전체 설계사 가운데 실적 1위를 기록해 보험여왕에 등극했고, 1996년에도 보험여왕이 됐다. 연봉이 1억원 이상이라야 가입할 수 있는 ‘교보 리더스클럽’ 회장인 그의 실적은 놀랍기만 하다. 한 달에 50건의 보험상품 판매는 ‘기본’이고, 더러는 월 100건 넘게 판 적도 있다. 2000년에는 46억원의 보험료 수입실적을 올려 연봉이 5억500만원에 달했다.

    강씨의 성공요인은 ‘끝없는 보험철학 강의’에 있다. 그는 고객들을 만날 때마다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피해갈 수 없지만,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야 사람다운 삶을 마칠 수 있다” “생(生)은 끝나더라도 책임은 끝까지 져야 한다”며 보험의 의미를 귀가 따갑도록 들려준다.

    이런 얘기를 처음 듣는 고객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불쾌해하기도 하지만, 거듭 얼굴을 대하며 진지하게 설명을 계속하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고 한다. 물론 강씨 자신이 보험에 대해 신앙에 가까울 만큼 확고한 믿음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씨는 보험영업을 통해 번 돈으로 큰아들을 미국에 유학 보냈고, 이어 내년에는 둘째도 유학 보낼 계획이다. 그는 “보험설계사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며 “다시 태어나도 보험설계사가 되겠다”고 한다. “보험을 천직으로 알고 보험에 미쳐 보험을 아예 사랑해버린 것이 나를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메트라이프생명 MDRT 유원용 회장

    메트라이프생명 MDRT 유원용 회장은 자격증을 5개나 갖고 있다. 금융자산관리사(AFPK), 공인중개사, 법률중개사, 경매상담사, 투자상담사 등이 그것. 지금은 종합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장례지도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유씨가 자격증에 집착하는 것은 국내 최고의 보험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그의 영업 모토다. 각종 전문자격증으로 무장해야 고객의 어떠한 요구도 만족시킬 수 있는 토털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는 것. 그는 “죽는 날까지 매년 한 개씩의 자격증을 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씨는 전북대 회계학과를 나와 대기업 재무팀에서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선배,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을 보고 전문성 있는 ‘평생직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유망 직종이 바로 보험 세일즈맨. 그는 전문 보험설계사야말로 선진 영업의 꽃이라고 믿는다. 향후 금융업종간 장벽이 무너지면 보험설계사가 더욱 각광을 받게 되리라는 것.

    유씨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결혼식장과 상가(喪家)를 뛰어다니며 고객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눴다. 혈연, 학연,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고객의 진정한 동반자가 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입사 1년 만인 2000년 7월 억대 연봉 설계사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후 3년째 MDRT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MDRT는 상품을 팔기에 앞서 나 자신을 팔아야 하며, 고객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부지런함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휴대전화 두 개에 무전기까지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동부생명 MDRT 안주용 회장

    동부생명 MDRT 안주용 회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석사 출신. 금호그룹 공채로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3년 정도 근무하다 한솔그룹 한솔씨에스엔으로 옮겼다. 그후 ‘땀 흘린 만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을 찾던 끝에 2001년 보험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보험영업인의 길은 듣던 것처럼 녹록치 않았다. 남들과 똑같이 일해서는 MDRT 회원은커녕 낙오자가 될 것 같았다. 남보다 덜 자고 덜 쉬며 일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MDRT에 입성하기 위해 하루에 15시간씩 일하고 최소한 3∼4명의 ‘가망 고객’을 만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또한 이미 만들어진 보험상품을 무작정 팔아넘기는 데 급급하지 않고, 고객에게 꼭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식 보험상품을, 글자 그대로 ‘설계’하는 데 주력했다. 그랬더니 보험 가입 후 중도 해약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보험상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 보험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밑바탕이 된 건 물론이다. 자신만의 화법과 판매 노하우, 전문지식을 익히고 개발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했다.

    “1주일에 평균 20명의 고객을 만났더니 4∼6건씩 계약이 성사되더군요. 열심히 하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체득하면서 하루 하루, 한 주 한 주, 한 달 한 달 실적을 차곡차곡 채워가는 데서 커다란 기쁨을 얻었습니다.”

    안씨는 입사 8개월 만인 지난해 5월 동부생명 전체 설계사 가운데 최고의 실적을 올려 연도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보험영업의 성공 노하우는 발로 뛰는 데 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열심히 뛰는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고 강조한다.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푸르덴셜생명 생활설계사 조태룡씨

    푸르덴셜생명의 생활설계사 조태룡씨는 설계사 가운데서도 중역에 해당하는 ‘이사 설계사’다. 그는 1997년 재정설계사가 된 이래 6년 연속 MDRT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0년 COT 회원이 된 이후 올해로 3년째 그 자리를 지켜 ‘설계사 중의 설계사’로 일컬어진다. 국내에서 COT 회원이 된 설계사는 12명에 불과하다. 그의 올해 목표는 전세계 보험설계사의 ‘왕중왕’인 TOT 회원 등극. MDRT 회원 실적의 6배를 올려야 오를 수 있는 자리다. 국내 TOT 회원은 현재 10명뿐이다.

    조씨가 확보한 개인고객은 무려 2000여 명. 그는 국내 종신보험 최다 고객을 보유해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다. 또한 1주일에 3건 이상의 신계약 체결 실적을 200주 넘게 기록했고, 현재는 250주를 목표로 도전하고 있다.

    조씨의 성공 포인트는 고객 중심의 시간관리에 있다. 그는 면도하는 시간이 아까워 아예 제모수술을 받았을 만큼 시간관리의 독종이다. 평소 두 개의 휴대전화와 무전기를 갖고 다니는데, “고객이 통화를 원할 때 통화가 안 되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객 찾아 지하철로, 화장터로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ING생명 MDRT 안치도 회장

    ING생명 MDRT 안치도 회장은 부산상고, 세종대 회계학과를 나와 21년간 한일은행에 근무했던 금융전문가. 은행 구조조정 여파로 퇴직해 사업을 하던 중 친척의 보증을 섰다가 한순간에 전 재산을 잃고 수억원의 빚까지 떠안았지만, 보험설계사로 변신해 ‘인생역전’에 성공한 경우다.

    안씨는 입사 후 지금까지 205주 연속 1주일에 3건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는 기록을 세웠다. ING생명 연도대상에서 2000∼2002년 차례로 동상, 은상, 금상을 받았다. 1999년부터 4년 연속 MDRT 회원이자 COT 회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4년째 토요일과 일요일에 쉬지 않고 일해왔다. “머리가 아니라 발로 뛴다”는 영업철학 때문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단순한 진리를 굳게 믿고 있다. 하기 싫은 일을 먼저 찾아 하는 것도 그의 원칙이다. 그래서 멀리 떨어진 고객을 먼저 찾아가고, 까다로운 고객을 먼저 만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간다. 이런 일이 잘되면 나머지 일은 저절로 잘된다고 믿기 때문. 간혹 일이 잘 안 풀리면 “고객이 거절하는 게 아니라 내가 포기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다잡는다.

    그는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쓰는 빡빡한 일정에도 중앙대 최고경영자과정을 마쳤으며, 전경련 등을 오가며 새로운 지식을 충전하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내년 초에는 자신의 영업 성공담과 실패담을 담은 책을 펴내 후배 설계사들에게 나름의 길을 제시해줄 계획이다.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한국MDRT 방종국 총무

    한국MDRT 총무를 맡아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방종국씨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쌍용그룹에 입사, 회장 비서실 등에서 8년간 근무했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6월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닥쳤다. 당시 인사부에 근무하던 방씨는 인원감축 작업을 직접 수행하면서 “이건 아니다”는 좌절감에 빠져들었다. 전직을 고려했지만 쉽지 않았다.

    별 대안 없이 회사를 계속 다니던 방씨에게 ‘1인 기업’을 꾸리며 당당하게 일하는 보험설계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설계사가 바로 자신이 찾던 세계라고 판단했고, 곧바로 보험인이 됐다. 일을 시작하면서 방씨는 “나 자신도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수입을 올리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보람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행복, 이웃의 편안한 삶을 진심으로 배려하고 도와주면서 기쁨을 느꼈을 때 정말 설계사라는 직업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물론 처음엔 쉽지 않았다. 초기 1년간은 시행착오와 좌절의 연속이었다. 그는 “돈을 벌겠다는 목표 이전에 보험의 사랑 정신을 펼친다는 확신으로 뛰었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아빠 손을 잡고 있는 대여섯 살 난 아이를 보면 ‘이렇게 사랑스런 아이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 보험에 들지 않겠냐’고 설득할 요량으로 명함이 든 주머니에 저절로 손이 갔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현장에서 보험의 의미와 가치를 설파하기 위해 벽제 화장터를 찾기도 했다. 그렇지만 차마 유족들에게 명함을 건네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입사 2년 만에 MDRT 대열에 합류, 올해로 4년째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COT 회원이 됐다.

    “자존심을 버려라”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한국MDRT 서울·중부지역 김태준 회장

    한국MDRT 서울·중부지역 김태준 회장(푸르덴셜생명)은 1997년부터 6년 연속 MDRT 회원으로 뛰고 있다. 그는 영업전선에서 MDRT 회원의 신인도를 적극 활용한다. 고객들에게 “재정설계 능력을 인정받은 MDRT 회원에게 도움을 청하면 최고 수준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김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국투자신탁, 동양매직, 동부건설 등 여러 회사에서 금융, 부동산, 마케팅 분야 등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쌓았다. 그는 1996년까지만 해도 이런 지식들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보험설계사가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해봤기 때문이다.

    1996년 김씨의 장모가 갑작스레 쓰러졌다. 죽음을 앞둔 장모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기도만 할 따름이었다. 바로 그 무렵 푸르덴셜을 알게 됐다. “보험은 ‘경제적인 죽음’에 대한 구원이다”는 말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서 이 바닥에 발을 들이밀었지만, 막상 뛰어들고 보니 길은 여간 험난하지 않았다. 사무실마다 ‘잡상인 출입금지’라고 쓴 종이가 붙어 있었다. 바쁘게 일하는 회사원들에겐 보험모집인도 ‘잡상인’과 다를 바 없었다. 자존심이 볼품없이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뚝심으로 2001년 푸르덴셜생명 연간 최다 판매건수(489건)를 기록했고, 현재 1650명의 고객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김씨의 조언은 간단명료하다.

    “성공하려면 자존심을 버리세요.”

    ‘백만불 원탁회의’ 보험설계사들의 성공 노하우

    삼성생명 MDRT 이영채 회장

    2001년 5월 입사한 후 지금까지 1주일당 평균 3.6가족을 보장해온 삼성생명 MDRT 이영채 회장은 원칙·정직·전문성을 생활설계사의 필수 덕목으로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생활설계사가 가족보장이라는 합작품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씨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보험가입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발굴하는 일. 그는 매주 5∼7가족의 가망 고객 리스트를 만든다. 이들을 가입시키지 못했을 경우에 대비해 5가족의 예비 리스트도 준비한다.

    그런 다음 무조건 사람을 만나기 위해 뛰었다. 이씨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에 불과하다. 물론 주말도 없다. 와이셔츠 주머니에는 늘 340명 전 고객의 연락처가 적힌 영업 리스트가 들어 있다. 이 리스트는 한 달에 한 번, 10명 이상의 고객이 추가되면서 업데이트된다. 리스트에 있는 모든 고객과 매달 최소한 한 번 이상 통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빳빳한 종이에 리스트를 작성해도 며칠 지나지 않아 해지기 일쑤다.

    이렇듯 성공한 MDRT 회원들에겐 나름의 철학과 성공비법이 있다. 이들은 무작정 발로 뛰는 게 아니라 1주일에 3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3W’라는 확실한 목표를 세워놓고 뛴다. 매일 10여 종의 신문을 읽고 부음란에 고객의 이름이 눈에 띄면 바로 달려간다. 이들의 차에는 언제라도 장례식장으로 직행할 수 있도록 검은색 양복과 검정 넥타이가 갖춰져 있다. 이들은 “MDRT 회원이 되는 것은 성공의 관문이자 시작”이라고 말한다.

    다음은 MDRT 회원들이 전하는 성공 비즈니스 10계명.

    ▲고객의 입장에서 뛰어라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맞춤설계를 해줘야 한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이 처한 사정이 어떤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구석구석까지 만족시킬 수 있도록 상품설계를 해야 한다. ‘한번 고객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때로는 고객과 취미생활을 같이 하고, 소득의 일부를 고객을 위해 사용하는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자기개발에 충실하라 보험에 관한 한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신문, 책, 인터넷 등을 활용해 끊임없이 정보를 축적함으로써 고객과 어떤 유형의 대화라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의 경조사는 빠짐없이 챙겨라 고객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만큼 좋은 영업방법은 없다. 경조사를 챙기는 것은 고객의 믿음을 사는 행동으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새로운 고객과의 만남으로 연결된다.

    ▲성실하게 일하라 계획에 따라 하루하루 자신을 통제하며 일해야 한다. 큰 계약을 따내겠다는 욕심보다는 작은 액수의 보험이라도 꾸준하게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고객에게 숨김없이 말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 자기 나름대로의 영업전략을 세우고 이를 빈틈없이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과의 약속시간을 지키는 것을 철칙으로 삼아라.

    ▲끊임없이 변신하라 항상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고 전문적인 식견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설득력 있는 화법을 연구하고, 고객의 성향과 특성 등에 대해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라.

    ▲연고판매에 집착하지 말라 가족과 친척 등 연고를 통한 영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파생효과가 큰 인간관계를 개척하라. 단순 개척보다는 소개를 통한 영업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루트를 다양화해야 한다.

    ▲부지런히 뛰어라 하루 10시간 이상 현장을 뛰어다니며 가급적 많은 사람을 만나라. 부지런히 일하는 것만한 경쟁력은 없다. 고객의 일을 적극적으로 돕고, 고객에게 인간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받아야 할 보장이 누락되지 않도록 내 일처럼 챙겨라. 가능성 1%에 도전하는 자세로 잠재적인 고객은 무조건 만나야 한다. 한 명 더 만나는 사람이 한 발 더 앞서간다.

    ▲자신감을 가져라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자신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소극적인 자세는 절대 금물. 자신의 일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일을 사랑할 때 목표는 성취된다.

    ▲고객관리에 철저하라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만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많은 잠재고객을 확보하라. 고객의 기념일에 축하카드를 보내거나 고급 정보를 이메일로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비굴한 영업에 매달려선 안 된다. 고객이 단호하게 거절할 때는 깨끗하게 받아들여라.

    ▲건강을 지켜라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동호회에 참여하든지,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해 즐겨라. 건강한 몸과 건전한 사고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래 버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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