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궁금증을 즉석에서 풀고 싶다면 메신저를 켜라. 실시간 채팅 프로그램인 메신저를 통해 알고자 하는 모든 것을 낱낱이 알 수 있다. 또 단둘은 물론 20명까지 한 창에 불러들여 대화할 수 있어 메신저로 회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회의 장소에 모이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고 대화 내용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으니 따로 메모할 필요도 없다. 한 사람이 여러 명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 공지사항을 전달할 때도 안성맞춤이다. 자리에 앉아서 일하다가 ‘회의하자’는 메시지를 받으면 모니터 한 쪽에 메신저 창을 띄워놓기만 하면 그만이다. 회의에 필요한 문서 파일은 메신저로 받아 모니터에 띄워놓고 보면 되니 인쇄용지가 절약된다.
메신저 대화명은 그 사람의 현재 심정이나 사회적인 이슈를 표현하는 데에 쓰이기도 한다. 아침에 출근해 이메일보다 메신저를 먼저 켠다는 회사원 박경록(30)씨는 “대화명을 보면 그 사람의 상태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대화명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옆자리 동료하고도 얼굴을 보고 말하는 것보다 메신저로 말하는 게 편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이재철(32)씨 역시 “간단한 감정 표현을 할 땐 전화보다 메신저가 훨씬 좋다”며 “순간의 기분을 재빨리 전달하고 싶을 때 최고의 수단”이라고 메신저를 추켜세웠다.
지난해 월드컵 때는 응원 구호가 메신저를 타고 시청 광장의 붉은 물결보다 더 힘차게 퍼져나갔고, 미선이와 효순이가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했을 때는 수많은 네티즌이 메신저 대화명 앞에 리본과 삼베를 달아 애도를 표현했다. 올초 대구 지하철 참사나 얼마 전 태풍 매미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도 메신저 세상에서는 빠질 수 없는 일이다.
최근 MSN 메신저 6.0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국MSN의 이구환 이사는 “세계 40여 국에서 3억2000만여 명이 MSN 메신저를 쓰고 있지만 한국처럼 열렬히 이용하는 국가는 없다”고 자랑했다.
두루넷의 고객지원센터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상담 전화를 받는 소리가 요란하지 않다. 대부분의 상담원들이 메신저로 고객과 대화하면서 원격으로 AS를 해주고 있어서다. 박여진 상담원은 “메신저 이용 고객이 전화 이용 고객보다 상담하기 수월하다”면서 “특히 청각장애인 고객에게 도움을 주니 보람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도 전화가 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메신저는 21세기 최고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대답한다. 그들의 주장을 대변하듯 메신저에는 오늘도 수많은 설문조사와 갖가지 파일과 메시지가 오간다. 전화, 이메일, 인터넷보다 빠른 메신저 물결이 지금 온라인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