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겹눈으로 본 정치

‘첩첩산중’ 최병렬의 공천개혁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 글: 정연욱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yw11@donga.com

‘첩첩산중’ 최병렬의 공천개혁

2/3
최 대표 진영은 총선 선대위 발족을 계기로 젊은 대선후보군을 선대위원장에 전면 배치함으로써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계산이다. 강재섭(姜在涉) 박근혜(朴槿惠) 의원과 호남 출신인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이 선대위원장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미 내부적으로 당의 젊은 후보군을 선대위에 전면 배치한다는 전략을 세워놓았다”고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당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역대 총선을 봐도 당의 이미지보다는 당의 얼굴을 보고 선택하는 유권자의 투표 행태를 무시할 수 없다. ‘인큐베이터론’을 내세워 차기 대선주자로 나설 뜻이 없음을 밝힌 최 대표로선 상당한 제약요인이 아닐 수 없다.

실제 과거 총선 결과는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5대 총선을 앞두고 YS의 지지도가 급락하자 YS는 당시 자신과 소원했던 이회창 박찬종(朴燦鍾)씨 등을 과감히 영입해 신한국당의 간판으로 내세웠고, 이들은 결국 총선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6대 총선에선 이회창 총재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였는데, 바로 이 점이 “한나라당을 밀어서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을 불러일으켰다. 한나라당이 김윤환(金潤煥) 신상우(辛相佑)씨 등 낙천자들이 주축이 된 민국당 바람을 잠재운 것도 이 같은 위기감 덕분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차기 주자군을 전면 배치할 경우 최 대표의 당내 위상은 급격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들의 현란한 플레이가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총선전은 차기를 꿈꾸는 이들의 주무대로 ‘변질’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검으로 親盧-反盧 구도 기대

총선을 통해 정치적 재도약을 모색해야 할 최 대표로선 ‘정동영 효과’에 맞선 승부수가 자칫 역풍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종의 ‘양날의 칼’이라는 설명이다.

최 대표 진영은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수사가 본격화할 3월경이면 ‘메가톤급’ 폭탄이 터져 총선 구도가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로 재편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검 결과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찬반 여부로 유권자의 표심(票心)을 압박하게 될 경우 선거전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네거티브 선거전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불법대선자금 문제로 이미 상당한 ‘내상(內傷)’을 입은 한나라당으로선 측근비리와 노 대통령의 불안한 리더십을 겨냥한 파상 공세를 펼 명분이 그만큼 약하기 때문이다. 또 야당의 공세에 여권이 맞대응을 할 경우 쌍방의 상처는 더욱 커져갈 뿐이라는 것을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최 대표가 자신의 거취 문제를 정국 반전의 승부수로 띄울 것이란 관측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에 공천 신청서를 접수시켰지만 최 대표의 진로는 정국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 대표가 지난 연말 노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법안 거부권 행사에 반발, 단식 투쟁으로 맞대응한 전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단식이란 극한 투쟁을 통해 최 대표는 당내 반발세력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측근비리 특검법안을 관철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최 대표의 한 측근은 “최 대표가 평소 극한 투사의 이미지와 맞지 않았던 점이 오히려 단식투쟁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결국 최 대표는 총선에도 스스로를 버림으로써 보다 더 큰 것을 얻는 ‘사즉생(死卽生)’의 길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선 불출마 카드가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최 대표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할 경우 그 파장은 작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배수의 진을 침으로써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그 공은 전적으로 최 대표에게 돌아가고, 최 대표는 당을 완전 장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내 중진들이 선호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공론화하는 문제도 만만찮은 과제다. 당내에선 노 대통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총선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공약으로 내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총선 전 하야 투쟁은 역풍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자는 것.

분권형 대통령제는 대통령의 외치(外治)와 내치(內治)권한 중 내치권한을 원내 다수당 총리가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평소 사석에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총선 공약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강력히 시사했다. 당내 다수 중진들도 노 대통령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이 방법을 선호해왔다. 야3당 공조를 통해 원내 다수의 의회권력만 확보하면 3년 남은 차기 대통령선거까지 기다리지 않고 권력을 반분(半分)할 수 있다는 이점이 적극 고려됐다. 최 대표는 개헌론을 통해 서청원 전 대표 등 비주류 진영과 공감대를 넓히는 다목적 포석을 노리고 있다.

2/3
글: 정연욱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jyw11@donga.com
목록 닫기

‘첩첩산중’ 최병렬의 공천개혁

댓글 창 닫기

2021/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