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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봉의 종횡무진 中國탐험 ②

정종욱 전 주중대사와 중국정치 내막을 벗긴다

후진타오·장쩌민 권력분점하며 윈·윈 게임중

  • 대담: 황의봉 동아일보 출판국부국장 전 베이징특파원

정종욱 전 주중대사와 중국정치 내막을 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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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들어서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정권 교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는데요. 실제로 최근 만나본 중국내 관계자들이 북한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습니까.

“대학이나 연구소의 전문가들은 가끔 그런 얘기를 합니다만, 자기들이 먼저 그런 가능성을 제기하기보다는 우리한테 물어보죠. 북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나 혹은 정권이 언제까지 생존하겠느냐며 간접적으로 얘기를 걸어오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는 북한의 정권교체나 몰락은 아예 화제에 오르지를 않았고, 우리가 얘기를 걸어도 대꾸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해보면 그런 화제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중국 내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요. 다만 요즘은 중국에서도 언론의 자유가 신장돼 학자들도 과거처럼 정부의 공식적 입장에 입각해 발언하는 데서 벗어나 좀 자유롭게 이야기를 합니다. 따라서 학자들의 말에 큰 비중을 둘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중국은 여전히 김정일 정권 붕괴시 곧바로 자국에 엄청난 안보상 위협이 초래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북한을 지원하고 달래가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한다고 하는 공식적인 방향을 바꾸지는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당국자들에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거론하면 한결같이 “우리가 그렇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 우리도 수단이 없어 답답하다”는 얘기들을 합니다. 그럼에도 식량이라든지 에너지를 상당히 많이 대주지 않습니까.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을 어느 정도로 봐야 됩니까.

“저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식량은 거의 70~80%가 중국에서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고, 또 원유는 특히 미국이 1년에 50만t씩 제공하던 중유가 끊긴 이후에는 거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들어가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래서 경제적인 차원에서 북한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정도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경제원조를 담보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말입니다. 다만 중국은 그런 영향력을 잘 행사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한다 해도 눈에 덜 띄는 방법으로 할 겁니다. 노골적으로 하게 되면 북한의 반발이 심할 것이니까 행사한다고 해도 중국식으로 부드럽게 하겠지요. 중국이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한반도 통일과 美中 관계



-원유 공급을 언급하셨는데, 그게 중국에서 북한으로 어떤 파이프라인이 설치돼 제공되는 것입니까.

“헤이룽장(黑龍江)성에 다칭(大慶)유전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나오는 기름이 파이프를 통해 북한에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파이프라인이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통과해야 될 텐데요. 제가 듣기로는 압록강 철교 밑에 북한으로 연결되는 송유관이 설치돼 있다고 합니다만.

“제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런 게 있다는 얘기죠. 지난해 3월에 첸치천(錢其琛) 부총리가 북한에 갔다 오지 않습니다.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간 것인데,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온 직후 그 송유관에 무슨 사고가 나서 공급이 중단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어요. 관이 워낙 노후해서 고장이 잘 난다는 얘기이지만 워낙 타이밍이 절묘해서 이 사고가 북한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였다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그러면 중국이 마음먹고 언제라도 꼭지 틀어 잠그면 공급이 중단되는 것 아닙니까.

“그럴 수 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북한은 기름에 대한 의존도보다도 석탄 의존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당장 기름구멍을 틀어 잠근다고 해서 북한이 붕괴될 정도로 경제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송유관을 잠근다는 것은 그 자체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중국이 북한에 대해 압박을 가하려고 한다면 다른 수단들이 엄청 많습니다. 북한은 지금 남북으로 막혀 있지 않습니까. 남쪽에는 휴전선이 있고 북쪽으로는 압록강과 두만강이 있고, 러시아 쪽으로 조금 육지가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거의 전부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많습니다. 예를 들어 베이징공항을 폐쇄해 북한 민항기를 못 들어오게 하면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타격이 될 것입니다. 그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압력수단을 가지고 있지만 쓰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거의 끝나는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시작한 지 어느새 4시간이 다 돼간다.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대해 어떤 속내를 갖고 있는지, 중국정치의 미래 전망을 물어보는 것으로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지금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왕이(王毅) 부부장이 아주사장(亞洲司長)할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한반도의 통일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회적으로 답변하더군요.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중국군이 미군과 압록강에서 서로 총을 겨누는 사태는 정말 생각하기도 싫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현상유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중국은 내심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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