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호

‘한국자살예방협회’ 설립한 의사 이홍식

  • 글: 강지남 기자 사진: 홍중식 기자

    입력2004-01-30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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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자살예방협회’ 설립한 의사 이홍식
    ‘2003년 한국 사회’를 상징하는 단어를 몇 개 꼽는다면 그 중 하나는 단연 ‘자살’이다. 노동자, 농민, 초등학교 교장, 서울대 시간강사, 고3 수험생 그리고 생계를 비관한 가장들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만 개인들이 외로운 사회’에서 자살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변화와 위기가 급격하게 발생하는 사회’의 자살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2002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27.4명이 자살했는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3년을 마감하기 직전인 12월18일 사단법인 ‘한국자살예방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초대 회장을 맡은 이홍식(李弘植·53) 연세대 의대 교수(정신과)는 “자살은 최악의 형태로 표출되는 사회병리현상”이라며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인 자살에 대해 국가적 관심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사회정신의학에선 자살자 1명이 가족과 친구 등 최소 6명 이상에게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유발한다고 본다. 이 교수는 “이렇게 볼 때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 때문에 직·간접적인 고통을 겪는셈”이라며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자살을 예방하는 국가적 노력과 사회적 캠페인이 시급하다”고 호소한다.

    자살예방협회는 전국적으로 24시간 가동되는 ‘위기개입’ 핫라인 구축을 비롯해 자살 시도자와 자살자 가족 상담·관리 프로그램 등 구체적 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 교수는 “자살의 1차적 원인은 무엇보다 관계 단절”이라며 “주변 사람들과 고민과 고통을 나누며 서로 돕는 인간 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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