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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여권의 총선 출마자 영입 비화

“엄 앵커, 역사에 몸을 던집시다”

  • 글: 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여권의 총선 출마자 영입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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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 대통령은 부산·경남의 광역자치단체장들에게 “어려운 때 도와달라”며 직접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월4일 자살한 안상영 부산시장은 “노 대통령이 몇 차례 찾아와 ‘도와달라, 손잡고 일하자’고 제의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돕겠다’고 했다”고 친구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에게 말했다고 최 대표가 전한 바 있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는 과정에서도 노 대통령의 권유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 전 지사가 노 대통령의 설득에 마음이 흔들리는 듯하자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이 접촉해 ‘대통령 경제특보’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전국구 앞순위 공천’ 등 자리를 먼저 보장하고 입당을 성사시켰다는 것이다.

사실 김 전 지사는 기회만 되면 한나라당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부산·경남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과 해묵은 앙금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경남에 내려가 김 전 지사를 집중적으로 몰아세우자 탈당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한다. 그 틈새를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파고들어 영입을 성사시킨 셈이다.

그 외 영입 인사들에 대해선 이강철 단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정동영 당의장, 김원기 최고상임고문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도 인맥을 총동원해 설득 작업을 벌였다.

총선 필승 ‘9인의 기수’



그러나 총선 출마 공직자들의 사퇴 시한인 2월15일 현재 여권의 총선 올인 전략 성적표는 일단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먼저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4·15 총선 필승을 위해 당초 구상한 ‘9인의 기수(旗手)’ 명단을 보자.

‘수도권=강금실, 강원도=엄기영, 충청권=심대평, 부산=문재인, 경남=김혁규, 대구=이강철, 경북=이의근, 광주·전남=정찬용, 전북=정동영’

여권은 특정 유력인사가 앞장서서 일으키는 바람이 권역별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총선의 특성을 감안, 대중적 이미지가 좋고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을 각 시도별 간판주자로 내세우는 전략을 짰다. 이 작업은 2003년 9월 열린우리당 창당 직후부터 시작됐다.

전략을 구상한 핵심 인물은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하는 이강철 단장이었다. 그리고 일부 소장파 의원 및 당직자들과 청와대의 몇몇 ‘386 참모’들이 이 단장의 구상을 막후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진다.

영입대상 인물에 대한 접촉도 이 단장이 전면에 나섰다. 염동연 전 특보가 상당 부분 거들었고, 정동영 의장, 김원기 최고상임고문 등 원로급들은 필요한 경우 지원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이 단장(대구)과 정 의장(전북)이야 애초부터 총선에 출마할 예정이었으므로 제대로 ‘건진’ 인물은 김혁규 전 지사 한 사람밖에 없다. 권역별 대표주자로 내세우기 위해 접촉했던 9인의 ‘기수’감 가운데 영입대상이던 나머지 인사들은 모두 손사래를 쳤다.

강금실 법무장관(수도권)의 경우 영입을 추진했던 여권 인사들이 두고두고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강 장관이 출마할 경우 전국적으로 10% 정도 득표율을 높일 것이란 기대 섞인 예상을 하고 전방위 작업을 벌였지만 “장관직에도 미련이 없다”며 버티는 그를 결국 당해내지 못했다.

엄기영 MBC 앵커(강원)도 열린우리당에서 ‘삼고초려(三顧草廬)’ 했으나 영입에 실패했다. 이강철 단장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MBC 출신인 정동영 의장과 박영선 대변인까지 나서 측면지원을 했다는 후문이다. ‘역사에 몸을 던지자’는 이 단장의 꾸준한 설득에 본인은 마음이 흔들리는 듯했으나 엄 앵커의 부인이 “절대 정치는 하지 말라”고 결사반대 했다고 한다. 이 단장은 엄 앵커의 부인도 직접 만나 간곡히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영입 대상 가운데는 참여정부의 철학과 방향에 동의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부인 등 가족의 반대로 무산된 경우가 허다했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하고, 정치인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줄줄이 교도소로 가는 것을 지켜본 가족들이 “그냥 지금 자리에 충실하라”며 한사코 만류했다는 것이다.

윤덕홍 전 부총리도 한때 부인이 정치권 입성을 반대하면서 대학으로 돌아갈 것을 희망해 영입에 애를 먹었다. 열린우리당측은 부인을 적극 설득해 가까스로 동의를 받았다. 지난 설 연휴 전 윤덕홍 전 부총리를 포함한 참여정부 전직 각료들이 노 대통령과 등산을 함께 하기로 했던 전날이었다.

열린우리당은 자민련 소속 심대평 충남지사를 충청권 간판으로 내세우는 데도 실패했다. 당초 열린우리당은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으로 분위기가 고조된 충청권에서 심 지사만 영입하면 시너지 효과를 내 톡톡히 재미를 볼 것으로 판단하고 영입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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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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