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에선 조미료를 안 쓰고 원재료의 맛을 충분히 살려 요리를 하더군요. 대동강에서 잡은 숭어는 얼마나 싱싱한지 단맛이 났고, 2년 전부터 유행했다는 타조 요리는 25가지나 됐어요. 평양 단고기도 먹어봤는데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던 걸요. 가장 좋았던 음식은 서민들이 즐겨 먹는다는 온반이었어요.”
온반은 닭고기 등 각종 재료를 얹은 밥에 육수를 부어 먹는 음식으로 우리의 국밥과 비슷하다. 양미경은 온반을 시켜놓고 ‘소개팅’을 하던 젊은 남녀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볼이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수줍게 웃던 아가씨의 얼굴이 무척 예뻐 보였다고.
하지만 그는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인 데도 마음대로 갈 수 없다는 사실에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상궁’연기로 데뷔 이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양미경은 현재 악극 ‘미워도 다시 한번’의 여주인공 ‘수정’ 역을 맡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4월쯤엔 새로운 드라마에도 출연할 계획이다.
“주변에서 한 상궁 이미지 때문에 앞으로 악역이나 푼수 역할은 못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해요. 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20년 넘는 연기생활 동안 다양한 역할을 해왔는 걸요. 이젠 한 상궁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