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하와이언풍 레드 드레스를 입었던 ‘타이타닉’의 헤로인 케이트 윈슬릿과 클래식한 발렌티노 원피스를 선택했던 ‘금발이 너무해’의 여주인공 리즈 위더스푼은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되었다. 단아한 새틴 원피스를 입은 조디 포스터와 아르마니 원버튼 턱시도를 멋지게 소화한 덴젤 워싱턴도 베스트 드레서로 뽑혔다.
니콜 키드먼, 기네스 펠트로, 카메론 디아즈는 할리우드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손꼽히는 멋쟁이들. 하지만 그 어떤 멋쟁이라도 옷차림이 시간과 장소와 상황에 알맞지 않다면 이처럼 워스트 드레서의 불명예를 안게 되고 만다. 이들은 9·11 테러 이후 한층 검소해진 미국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노골적인 노출이나 화려한 고가 액세서리는 피했어야 좋았을 것이다.
사회 생활에서 옷차림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크다. 옷차림은 그 사람의 첫인상을 좌우하고, 심지어 전체적인 평가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때문에 미국의 심리학자 드닌은 “사람의 첫인상은 최초 4분에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 ‘최초 4분간’의 인상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결정해버리기 때문에 옷차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좋은 차림새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감각과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는 솜씨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T. P. O’이다. 즉 시간(Time)과 장소(Place)와 상황(Occasion)에 맞춰 옷을 골라입는 센스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옷은 단순한 의상이 아니라 강력한 메시지 전달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당신의 손수건이나 귀고리 하나에도 자기표현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