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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세계

‘문어 화성인’ 자취 쫓는 NASA의 화성탐사

쌍둥이 로봇, 오늘도 물 찾아 삼만리

‘문어 화성인’ 자취 쫓는 NASA의 화성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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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화성인’ 자취 쫓는 NASA의 화성탐사

NASA의 개발자들이 지난 1월 화성에 도착한 탐사로봇(왼쪽)과 1997년 화성 표면에서 활약했던 소저니(오른쪽)를 앞에 두고 찍은 기념사진.

근세에 이르러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엄 허셸은 화성 극관이 얼음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극관이 여름에는 작아지고 겨울에는 커진다는 관측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화성에 물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힘을 얻게 되는 계기였다.

19세기 말 스키아파렐리와 로웰이 화성에서 발견했다고 전해진 ‘운하’는 허셸의 주장과 맞물려 ‘극관의 물을 수송하는 화성인’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문어처럼 생긴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공한다는 줄거리의 SF소설 ‘우주전쟁’이 발표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러나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해 운하를 건설하는 화성인에 대한 환상은 20세기 중반 탐사선이 화성으로 향하 면서부터 산산이 부서졌다. 1965년 미국의 화성탐사선 마리너 4호가 보내온 22장의 화성 표면 사진에는 인공적인 운하 대신 자연적으로 생긴 수로의 흔적들만 드러났다.

화성탐사 목적이 표면에 착륙하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은 이 무렵부터다. 탐사목적도 ‘문어같이 생긴 화성인’이 아니라 생명체에게 필요한 물과 미생물 수준의 생명체를 찾으려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1976년에는 미국의 쌍둥이 탐사선 바이킹 1, 2호가 화성에 잇달아 착륙했다. 1호는 7월20일 황금평원에, 2호는 8월7일 유토피아평원에 안착했다. 두 대의 바이킹 착륙선은 화성의 토양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으려는 실험을 했다.

바이킹의 생명체 분석 실험은 크게 광합성 실험, 신진대사 실험, 가스교환 실험의 세 가지로 나뉘어 진행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세 실험 모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생물이 광합성한 결과를 살펴보는 실험에서 이산화탄소가 측정됐고, 영양분을 흡수했는지 알아보는 실험에서 유기물이 산화된 결과가 드러났으며, 생물이 호흡했는지 살펴보는 실험에서는 기체가 교환됐음이 확인됐다.



이는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증거로 받아들여졌고 학계는 엄청난 흥분에 휩싸였다. 그러나 흥분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얼마 후 실험결과 자체가 의미 없는 것으로 밝혀졌던 것. 화성의 대기온도와 습도가 변해도, 밤낮에 상관없이 항상 같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세 가지 실험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과학자들은 태양 자외선이 화성 대기를 통과하면서 만든 물질이 화성 토양을 산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지구에서조차 생명체를 확인할 수 없는 ‘고물’을 화성에 보내놓고 생명체를 발견하려고 한 시도가 애초부터 무리였다”고 입방아를 찧기도 했다.

설왕설래 속에 1997년 NASA는 ‘마르스 패스파인더’를 발사한다. 화성에 착륙한 패스파인더의 탐사에서는 착륙선에서 나와 화성표면을 돌아다닌 탐사차량 ‘소저너’의 활약이 돋보였다. 비록 생명체를 찾는 데는 실패했지만, 과거 화성에 존재했던 물의 역사가 비교적 자세히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패스파인더의 탐사 결과를 통해 30억~45억년 전 화성에 물이 넘쳤고, 20억년 전에는 갑작스런 홍수로 바위들이 평원을 굴러다녔으며, 그후 화성 표면은 바람에 의해 침식됐을 뿐 별 변화 없이 메말라갔다고 추정했다.

한편 화성 궤도에서도 정밀 탐사가 이어졌다. 1997년부터는 NASA의 ‘마르스 글로벌 서베이어’가, 2001년부터는 ‘마르스 오디세이’가 생명체의 근원인 물을 찾는 데 한 발짝씩 다가갔다. 2001년에는 두 탐사선이 물과 관련된 사실을 잇달아 확인했다. NASA는 5월에 마르스 오디세이가 화성 표면 아래에서 다량의 얼음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6월에는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마르스 글로벌 서베이어가 표면 고도를 자세히 관측한 자료를 통해 과거의 거대한 호수가 드러났다는 결과가 실렸다.

특히 오디세이는 감마선 분광계로 화성의 표면 아래 1m 정도까지 관측한 결과, 남반구와 북반구 양쪽에서 극지방으로부터 위도 60°에 이르는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얼음이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BBC방송은 “이렇게 방대한 얼음이 녹을 경우 화성 표면을 500m 깊이의 물로 모두 덮을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 결과는 과거 화성에 풍부했던 물의 일부가 표면 아래에 스며들어 현재는 얼음 형태로 관측됐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더 중요한 사실은 표면 아래 1m보다 더 밑의 지역이 오디세이 장비의 능력상 확인할 수 없는 곳이란 것이다. 그 아래 지역에는 내부 열 때문에 얼음이 녹은 상태인 물로 존재할지 모른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화성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보다 뚜렷하게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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