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천정배 “대통령 자주 만날 이유 없다”

  • 글: 윤영찬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yyc11@donga.com

    입력2004-05-27 15:3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천정배 “대통령 자주 만날 이유 없다”

    ●1954년 전남 신안 출생 ●목포고, 서울대 법대 졸업 ●1981년 변호사 개업(사시 18회) ●민변 창립회원·상임간사, 대한변협 인권위원 ●15·16대 국회의원(경기 안산을) ●2004년 3월 열린우리당 클린선거대책위원장

    인터뷰를 위해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를 만난 것은 5월13일 오전 10시10분. 의원회관 512호실에서였다. 당초 약속 시간은 9시40분. 그러나 이날 아침에 열린 산업자원부와의 당정회의에 참석한 천 대표는 쉬 자리를 뜨지 못하다 30분이 늦어서야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의 보좌관은 “인사말만 하고 나오시기로 했는데…. 현안이 있으면 자리를 못 뜨시는 성격이라…”며 미안해했다.

    그는 의욕이 넘쳐보였다. 평상시보다 좀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문득 원내대표 경선 당일의 광경이 떠올랐다.

    그날 투표에 참가한 열린우리당 당선자는 재적 152명 중 150명. 임채정(林采正) 선거관리위원장이 ‘천정배 78표, 이해찬 72표’라고 투표결과를 발표했을 때 ‘목포가 낳은 3대 수재(秀才)’라는 천 대표도 표 계산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천정배 78표’라고 발표한 지 2초 정도의 촌각이 흘렀을 때에야 비로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천 대표가 오른손을 돌리며 펄쩍펄쩍 뛰었던 것. 어색해 보인 당선 세리머니가 나오기까지의 2초는 평소 천 대표의 두뇌회전 속도에 비하면 ‘286 컴퓨터’적인 반응이었다. 그만큼 그는 원내대표를 염원했고, 긴장하고 있었다.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는 향후 과반 의석의 거대여당을 끌고가는 선장이나 마찬가지다. 서열로는 위로 당의장이 있지만 원내정당화를 지향하는 현 시점에서 당 의장의 권한은 오히려 원내대표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원내대표 산하에 정책위가 편입되면서 당정간의 모든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이제 천 대표는 과거 참모로 굳어져온 ‘천정배’가 아닌 것이다.

    “수평적 리더십의 전범 보이겠다”



    -얼굴이 까맣습니다. 그을린 것도 같고. 보기에는 좋군요.

    “내가 원래 시골 출신인데…그래도 오늘은 조금 나아졌어요.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오늘 6시간을 잤습니다. 그동안은 2시간밖에 못 잤는데, 잠잘 시간도 부족했지만 불면증하고는 다르더군요. 뭔가 고민이 있어서 불면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심신의 에너지를 집중했더니 매우 피곤한 데도 잠이 곧 깨는 겁니다. 전쟁 나서 완전무장한 채로 잠자다가 전투가 벌어지면 깨는 것, 그런 거죠.”

    -이젠 ‘의원 천정배’가 아니라 ‘지도자 천정배’로 불러도 됩니까?

    “지도자라고 하면 우습고요, 심부름꾼이죠. 수평적 리더십의 전범을 보이겠습니다. (지도자나 대권) 그 문제엔 관심이 없고요. 현재 맡겨진 원내대표직이 어깨가 무거운 자리입니다. 이건 새로운 길입니다. 과거의 원내총무와도 다르지요.

    예전에는 원내총무가 당 지도부의 지휘를 받는 행동대장 같은 것이었어요. 정책위도 따로 있었고요. 여당은 청와대와의 관계상 지휘를 받는 입장이었지요. 이것이 변했어요. 이제는 혼자는 아니지만 무거운 책임하에 모든 것을 헤쳐가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 직책을 자리매김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일을 차질 없이 완수하는 것이 최대 목표입니다.”

    역시 모범적인 답변이다. 천 대표는 말실수가 없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발언 내용이 머릿속에서 정돈돼 있기 때문이다. 더 공격적으로 몰아세우지 않으면 인터뷰가 ‘공자왈, 맹자왈’이 될 것 같은 위기감이 들었다.

    “정동영 신기남과는 완전한 협력관계”

    -그래도 원내대표직을 잘 수행해서 국민이 ‘지도자’로 인정하면 그때는 어쩌시겠습니까.

    “지금 뭐 그런 걸…국민의 마음이겠지요.”

    -그러지 마시고 이 자리를 빌려 ‘신동아’ 독자들에게 본인의 꿈과 포부를 밝혀주시죠.

    “쉬우면서도 어려운 질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정치개혁에 혼신의 힘을 바쳐 집중했어요. ‘올인’한 겁니다. 그만큼 리스크 테이킹도 했어요. 그러나 낡은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니까 이제부터는 생산적인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보겠다는 겁니다. 원내대표는 정말 해보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원내 과반수를 획득했고 국회 운영을 주도하게 됐습니다. 과거의 비생산적 정치, 정쟁의 정치, 낡은 정치 행태와는 완전히 다른 생산적인 것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정치를 그런 식으로 만들어보는 것, 그것이 유일한 포부입니다. 또 실력 있는 정치인이라는 말도 듣고 싶습니다.”

    계속 얘기가 엇나가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그의 권력지향점이라는 ‘하드웨어’를 물었는데 돌아오는 답은 ‘정치 개혁’이라는 소프트웨어였다.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신기남(辛基南) 상임중앙위원, 이른바 ‘천신정’이라고 불리는데 도대체 어떤 관계입니까.

    “참 좋은 사람들이지요.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同志)입니다. 어찌 보면 제 입장에서는 그 두 분을 만나서 협력관계를 이뤘기 때문에 다소나마 보람을 느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완전한 협력관계에 있을 겁니다.

    -이제는 경쟁관계로 발전하는 것 아닌가요.

    “경쟁이라는 말의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과거에는 내가 이기기 위해 저쪽을 견제하고 거꾸러뜨리는 것이었으나 절대 그런 일은 없으리라고 자신합니다. 선의의 경쟁은 있을 수 있으나 내 자신의 성공을 위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세 분은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쇄신’과 ‘개혁’을 주장해왔습니다. 그 끝은 어디입니까. 세 분의 지향점은 무엇인지요.

    “우리가 지나온 길에 대해 사후적으로 이론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답할 만한 체계를 가지고 그것을 향해 매진한 것은 아닙니다.”

    -세 분간에 당의장, 상임중앙위원, 원내대표에 대한 역할분담이 있었다는 소문에 대해 아시는지요.

    “두 사람은 당의장과 상임중앙위장, 천정배는 원내대표가 되자고 명확한 약속과 구상을 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우리는 패거리가 아닙니다. 패거리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일도 서슴지 않는 무리입니다.

    우리는 부정적 패거리정치에 대해 누구보다도 반대합니다. 서로 도우며 함께 가는데 이것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기 때문이 아니라, 추구하는 바가 옳고, 바르고, 생산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같이해 온 것입니다. 지향점은 민주주의 공고화, 시장경제 발전, 시장 실패 대비, 공정시장질서의 문제, 빈부격차 해소문제, 성장과 분배의 조화문제,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의 조화문제 등입니다. 우리는 각자가 과거에 비해 더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제는 구체적인 지향점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고….”

    -지금 정동영 의장이 입각 여부를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입각하는 것이 맞습니까. 만일 입각하지 않는다면 ‘김근태 원내대표 찍어내기’ 음모설이 나올 것 같은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고 봅니다. 지금 의장직을 물러날 이유는 없지요. 앞으로도 2년이나 임기가 남았습니다. 100만 기간당원 모집이나 당 기틀 마련 등 해야 할 일도 많고요. 그만둘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정 의장 처지를 생각하면 사실 의장직을 수행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장래를 위한다면 다른 직을 맡아도 된다고 봐요.”

    천 대표가 아프게 생각하고 있는 대목을 슬쩍 건드려 봤다.

    -천 대표에 대한 세간의 평을 솔직히 말씀드리면 ‘머리는 뛰어난데 가슴이 차갑다’는 겁니다. 알고 계신가요?

    “알지요. 수재라고 하는데 그것은 어릴 때 공부 잘했다는 것일 뿐입니다. 저는 오히려 매우 늦된 사람이에요. 저만큼 순진한 사람도 별로 없을 거예요. 차갑다…. 차갑지요. 남한테 배려를 하지는 못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한테 서운한 마음이나 앙심을 품은 적은 전혀 없어요. 누구를 미워해본 일도 없고요. 마음에 담아두는 것이 없습니다. 어찌 보면 남한테 미움을 가지기 않기 때문에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선거 나가려고 보니 여러 가지 반성해야 할 일이 많아 반성도 했습니다. 경선유세 때도 원내대표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철저한 반성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나이가 50이지만 머무르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것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10대나 20대의 패기를 가지고 이대로 머물지 않을 것입니다.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큽니다.”

    확실히 그는 어느 한 곳에 머무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언제나 바쁘고, 언제나 개혁을 지향하고, 바람처럼 왔다가 또 어딘가를 향해 사라지는 그런 스타일이다.

    그는 자신의 부족함도 알고 있었다. 5월11일 원내대표 경선유세에서 “선배 동지 여러분께서 진실로 저를 아끼는 마음에서 ‘천정배는 좀더 포용력을 키워야 한다’ ‘천정배는 왠지 불안하다’는 조언을 해주셨으며 경청하고 시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회법개정안 날치기 후회

    내친김에 아픈 부분을 하나 더 건드려봤다. 2000년 7월 교섭단체기준 완화를 위한 국회법개정안 날치기 사건이다. 그는 당시 민주당 수석부총무로서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기 위해 날치기를 감행했다. 모두들 의외로 생각했다. 천정배 의원이 날치기의 주역이라니….

    -한 가지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2000년 7월로 기억하는데 자민련의 교섭단체구성 요건 완화 때문에 날치기를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 뒤 정균환 원내총무를 만나보니 “나는 처리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는데 천 수석부총무가 갑자기 처리를 시도했다. 이거 누구한테 말을 할 수도 없고…”라고 하던데 이 기회에 실상을 밝혀주시지요.

    “회상하고 싶지 않은 기억입니다. 정 총무께서 당시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저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왜했겠습니까. 저는 순수함의 표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조직적 규율을 잘 지키고 매우 엄격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군대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요. (국회법 개정은) 민주당 정권이 16대 국회를 끌고가느냐 못 가느냐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 기초를 세우기 위해 (날치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 조직과 정권 차원에서 악역이지만 도리 없이 맡겨진 임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내놓고 보니 ‘정치인이 자기가 싫으면 안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라면 안했을 겁니다. 방식을 바꾸자고 말하거나, 죽어도 못한다고 말할 정도로 정치판을 조금 알게 됐습니다.”

    -개혁과 민생의 병행추진론을 말씀하셨습니다. 또 언론개혁이나 국가보안법 개폐는 힘 있을 때 처리해야 한다고도 하셨지요. 1년이라는 시한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민생과 개혁을 병행추진 하겠습니까.

    “경선과정에서 이야기한 것 이상의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말할 수 없습니다. 원내대표는 사견을 말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 의견은 말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중요한 문제에 관한 전략전술은 많은 분과 논의하고, 정부와 협의하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지 살펴보고 추진해야 합니다.

    언론이나 사법개혁은 다른 개혁에 비해 좀더 독립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사법부나 언론의 요소까지 고려해서 해야 합니다. 돈키호테식으로 몰고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구체적 전략이나 프로그램은 당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민생과 개혁과제는 다른 게 아닙니다.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면 영원히 개혁을 할 수 없어요. 당장의 활기도 중요하지만 평생 잘 자라도록 튼튼한 체질을 만들어 10년, 20년 갈 수 있도록 해야죠. 민생은 리얼타임으로 체크하고, 개혁은 1년 이내의 기간을 설정해야 합니다.”

    “민생과 개혁은 다른 게 아니다”

    -언론개혁과 관련해서는 소유지분이 핵심이라고들 하는데, 재산권에 대한 소급적용 등 위헌소지도 있다고 봅니다. 법률가로서의 입장은 무엇인지요.

    “헌법 해석의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융통성이 있습니다. 소유지분 제한이 위헌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언론의 공공성과 소유지분의 제한이 없어 생기는 폐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봐야 합니다. 그 제도가 적어도 세계에서 보기 드문 제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걸 성급히 도입한다든지, 구체적 방안에 대해 이거 아니면 안 된다고 고집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봐서 실효성 있게 달성해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개혁우선론이 상생의 정치를 흔들지 않겠습니까.

    “상생만을 추구하면 양쪽 의견이 다를 때 절충안밖에는 해답이 없어요. 원칙이나 국민적 요구와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면에서 상생을 추구해야 합니다. 양쪽 다 만족할 수 있는, 최소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만들도록 유연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상생이란 보다 절차적인 것, 즉 충분히 토론하고 다수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어붙인다든가 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양측 입장이 달라 도저히 해소할 수 없어 표결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해결방안이 있어야겠죠.

    여야간 상임위나 국회에서 도저히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때는 이 문제에 대해 지상파 방송 생중계로 몇 시간 토론을 한 뒤 표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청문회를 활성화해야겠죠. 청문회가 그동안 비리를 밝히는 등 폭로나 정쟁에 이용됐지만, 이제는 생산적으로 개혁해 여야 입장이 다를 경우 국민에게 직접 판정을 구하는 도구로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당과 청와대의 관계, 특히 ‘당-청 견인론’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당 우위론으로 봐도 되는 건가요.

    “결국은 과거의 잘못된 경험을 고치겠다는 것입니다. 당은 대체로 청와대의 지시를 받는 정도였고, 당은 청와대에 대해 건의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못해서 눈치를 봤어요. 이제 눈치 안보고 건의도 맘껏 하고, 직언도 맘껏 할 수 있도록 당·청·정이 대등한 관계를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공개적으로 하자는 것은 아니고 비공개로 대화채널을 가동하자는 것이죠.”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하자는 말씀인가요.

    “주례회동도 해야죠.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협의해서 잘 해나가야죠. 정기적인 회동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성공한 노무현 대통령’이 목표

    -청와대가 이번 경선에서 천 대표를 껄끄럽게 생각했다는 설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위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최근 대통령을 만난 게 언제입니까?

    “나는 대통령을 만난 일은 ‘국가 기밀’이라고 생각합니다. 엊그제 원내대표가 된 다음 전화를 드렸습니다. 축하말씀을 해주시더군요. 다른 문제에 관한 한 별로 공개하지 않는데….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제가 두 가지 이유로 노 대통령을 자주 안 뵈려고 합니다. 바쁘시고 일도 많은데 개별적으로 귀찮게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저와 같은 사람이 직접 뵈면 다른 참모들도 면담을 요청할 테니,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천 대표께서는 2002대선 때 현역의원으로는 가장 먼저 노무현 캠프에 뛰어들었는데, 그 뒤 과정에서 그만큼의 역할과 대우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권초기 비서실장을 원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여러분이 정치를 볼 때 천정배가 정치적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런저런 것을 할 것이라고 전제합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목표였듯 지금은 그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끌고 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노풍(盧風)이 불고, 후보로서 캠페인을 벌이는 상황에서 저는 비켜서야 했습니다. 전략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전략가가 대통령선거의 전략을 맡도록 해야죠. 그걸 권력정치적 패러다임에서 밀려났다는 식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할 일과 안 해도 될 일을 잘 구분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천 대표는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정치의 달성’을 자신의 ‘야심’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말대로 새 정치의 실천이라는 야심이 달성된다면 그는 어디쯤 가있을까.



    인터뷰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