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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대변혁 ‘진보가 주류인 사회’

헌정질서 위협하는 포퓰리즘 망령에서 벗어나라

보수가 진보에게 주는 苦言

  • 글: 김철수 명지대 석좌교수·헌법학

헌정질서 위협하는 포퓰리즘 망령에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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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은 정책과 정강을 제시하여 국민에게 정책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선거준비 조직이다. 유럽의 정당들이 대개 세계관적 정당으로 이념과 정책을 명확히 하여 국민의 선택에 기준을 마련해주는 데 반해, 우리나라 정당은 정강 정책에서 좋은 것만 서로 베껴 내놓는 ‘잡탕’ 정당이 되어버려 국민에게 정책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집권 후 선거공약은 지켜지지 않으며 일부 국민의 의사에 따라 수시로 정책이 바뀐다. 게다가 선거 때마다 과거 행적에 대한 비판이 두려워 새로운 대통령이나 정치 지도자를 좇아 이합집산을 거듭한다는 점에서 후진적 정당이라 할 수밖에 없다.

장래에 이들 정당은 이념과 정책에 따라 보수당, 자유당, 진보당, 급진당으로 재편돼야 한다. 정책과 이념에 따라 정치인의 이합집산이 행해진다면 열린우리당의 일부와 민주노동당의 통합 가능성도 있다.

정당의 성향에 따라 국정의 향방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정이냐 불안정이냐, 진보냐 비진보냐는 어느 정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가 급진주의자나 반동주의자보다 많을 경우 정국은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반대로 급진주의자와 반동주의자가 다수를 차지하면 정국은 불안정하게 된다. 또 자유주의자와 급진주의자가 많으면 진보적 성향으로 나아갈 것이요, 보수주의자와 반동주의자가 많아지면 비진보적이 될 것이다.

6월부터 활동에 들어갈 17대 국회는 벌써부터 국회운영 및 방향설정여부와 관련해 미숙이 점쳐지고 있다. 각 정당이 내놓은 공약이 반동에서 급진까지 너무나 다양한 데다 급진반동세력이 다수를 차지한다면 정국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국회가 열리기도 전에 열린우리당 내에서 노선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 한나라당에서도 초선의원과 다선의원 사이에 이념과 정책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어 지도체제 정비부터 불안한 모습이다. 새천년민주당은 9석의 군소정당으로 급전직하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그 존립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또 민주노동당은 그들이 표방하는 사회주의 정책을 어느 정도까지 밀어붙일 것이며 당과 민주노총이 장외투쟁을 자제할 것인가도 예측하기 어렵다.



17대 국회는 역사에서 배워라

젊은 사람은 책과 이성에서 배워 급진적 개혁을 원할 것이고, 늙은 사람은 역사와 경험을 중시하여 건전보수를 원할 것이다. 20~30대에 사회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정열이 없는 사람이며 50~60대에 사회주의자인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젊은 학자나 정치인은 6·8항쟁의 민중승리에 도취하고 4·15 선거의 촛불시위 승리에 심취하여 직접민주제적인 포퓰리즘을 선호하는 듯하다.

늙은 사람들은 이러한 포퓰리즘이 중국의 홍위병 운동을 낳았고 결과적으로 중국의 역사를 파괴하고 경제를 30년간 낙후시켰다는 것을 기억한다. 아르헨티나나 브라질, 필리핀의 포퓰리즘이 그 나라를 경제 후진국으로 만들었으며 재기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이상사회를 꿈꾸던 러시아와 동유럽의 여러 공산주의 정권이 궁핍에서 해방되기 위해 스스로 백기를 들었으며, 동유럽 국가들은 서유럽의 지도 아래 유럽공동체에 가입했다. 마르크스 레닌주의가 이념적으로는 매력적이나 실제로는 빈곤의 평등밖에 가져오지 못한 현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노동자, 농민, 병사들이 주권을 가지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정권이 노동자, 농민, 병사들의 태업으로 급기야 멸망했으며 전인민의 국가인 공산주의 국가에도 개인숭배사상이 존재해 수천 개의 독재자 기념동상과 독재자가 모은 보물창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유고나 북한을 통해서도 확인한 바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민족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경향이 있다. 중견 정치인까지 미국에 가보지 않은 것을 자랑으로 삼으며 외세를 배격하고 자주통일을 하자고 주장한다. 심지어 어떤 학자는 6·25전쟁 전에는 남북한 모두 가난했으나 불만 없이 살았기에 그 시대의 농경공동사회로 회귀하자고 말한다.

하지만 세계화시대에 개방을 반대하고 고립을 자초한 대원군 정치가 나라의 패망을 가져왔고, 이승만 정부의 완고한 고립정책은 국민에게 가난만 안겨주었다. 또 이번 북한 용천 사건에서 볼 수 있었듯 북한은 아직도 1950년대의 비참한 경제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어떤 형식이든 자주통일만 이루어지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통일비용을 부담하고 북한주민과 같은 수준에서 살라고 해도 과연 그러겠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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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철수 명지대 석좌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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