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호

Shoes & Success

  • 기획│이설 기자 snow@donga.com│ 글│루엘 패션에디터 이혜진 eternits@hanmail.net│ 사진제공│루엘│

    입력2009-01-06 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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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일의 완성은 구두에 달려 있다. 발끝의 ‘한 끗’ 차가 남자의 스타일을 결정한다. 2009년 구두 점검을 위한 제언.
    Shoes  &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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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사의 자존심’

    한정된 남성용 패션 아이템으로 멋을 내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기본 아이템부터 살펴야 한다. 구두가 대표적이다. 눈에 잘 띄는 구두는 전체 옷차림을 완성하는 ‘특급 마무리 투수’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옷 잘 입는 남자에게 숨겨진 5가지 키워드’의 저자 오치아이 마사카츠는 구두에 대해 “표정이 다양하지 못한 슈트를 돋보이게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슈트 차림이더라도 특색 있는 구두로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심플한 네이비 슈트에 줄무늬 타이를 맨 남자는 넘치지만 매끄러운 광택이 빛나는 블랙 윙팁 구두를 신은 남자는 드물다. 슈즈를 선택하는 안목이 중요한 이유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블랙 에나멜 로퍼. 파티 차림 같은 격식 있는 차림에 어울린다. 송지오 옴므의 십자 무늬 블랙 보타이(왼쪽). 랑방 by 무이의 보라빛이 도는 보타이.

    체사레 파조티의 블랙 악어가죽 옥스퍼드 슈즈. 날렵한 디자인이 개성을 드러내기에 좋다.



    ▼ 신사들의 마무리 아이템, 옥스퍼드 슈즈

    옥스퍼드 슈즈란 끈 달린 구두를 가리킨다. 트렌드가 섬 날씨처럼 변하는 패션계라도 전통적인 옥스퍼드 슈즈의 위상은 흔들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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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클래식 복장과 찰떡궁합

    ‘플레인 토 슈즈(Plain-toe Shoes)’
    -벨루티

    플레인 토는 매끄러운 앞 코에 구두끈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장식이 없다. 17세기 영국 옥스퍼드 대학생들이 부츠에 반대해 신기 시작했다. 가장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구두로 울 소재 블랙 슈트나 옥스퍼드 셔츠, 그리고 체크무늬 재킷 등 세미 캐주얼 룩에 잘 어울린다.

    2 하나쯤 갖춰야 할

    ‘스트레이트 팁 슈즈(Straight-Tip Shoes)’
    -질 샌더

    구두코에 가로로 한 줄 바늘땀 장식이나 스티치가 들어갔다. 간결하고 고상한 이미지를 준다. 특히 갈색 스트레이트 팁 슈즈는 어디서나 슈트를 돋보이게 하는 멋스러운 아이템. 정통 비즈니스 룩에 잘 어울리며, 블랙 네이비 등 무난한 슈트에 신으면 좋다.

    3 신사의 맵시 포인트

    ‘윙팁 슈즈(Wing-Tip Shoes)’
    -아.테스토니

    클래식 룩에서 윙팁 슈즈의 힘은 막강하다. W 모양의 재봉선을 낸 디자인으로, 클래식한 영국 신사들이 애용하는 상징적인 아이템이다. 앞 코의 구멍 장식은 원래 비가 잦은 영국 날씨에 대비한 물 빠짐 용도로 고안됐다. 단정한 슈트에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캐주얼한 데님 팬츠에는 세련된 이미지를 주는 아이템으로 매치할 수 있다.

    ▼ 특별한 날 발끝에 힘주기

    슈트 입기의 마침표는 슈즈가 찍는다. 클래식 슈트의 영역 안에서 한층 과감해진 세 종류의 슈즈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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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게으른 신사를 위한

    ‘로퍼(Loafer)’
    -토즈

    한정된 슈트 룩에서 벗어나 캐주얼을 맘껏 즐기고 싶다면? 구두끈 장식을 없앤 매끈한 로퍼를 선택해보자. ‘게으른 사람’이란 뜻을 지닌 로퍼는 캐주얼 재킷과 치노(거친 소재의 면직물) 팬츠 또는 발랄한 체크 재킷과 어울린다. 반대로 장인의 손길로 단단히 손바느질한 가죽 로퍼는 슈트와 환상적인 조합을 이룬다.

    2 묵직한 이미지를 주는

    ‘몽크 스트랩 슈즈(Monk Strap Shoes)’
    -살바토레 페라가모

    끈 대신 한 줄 또는 두 줄의 스트랩과 금속 버클로 장식한 구두. 짙은 색상의 데님 팬츠나 블랙 코듀로이 팬츠 등 세미 캐주얼 룩과 슈트에 모두 잘 어울린다. 플레인 토처럼 앞 코 부분에 별다른 장식이 없기 때문에 항상 매끄러운 광택을 유지하도록 손질해야 한다.

    3 리듬을 타고 걷는

    ‘태슬 슬립온 슈즈(Tassel Slip-on Shoes)’
    -란스미어

    이탈리아 남자의 상징적인 아이템인 태슬 슬립온은 끈 대신 달랑거리는 술을 달았다. 클래식한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와 캐주얼한 네이비 블레이저(봄·가을에 입는 양복 모양의 코트)에도 잘 어울리며 바지 길이를 짧게 해 발목을 드러내 신으면 더욱 멋스럽다.

    ▼ 골라 신는 센스

    클래식 슈트가 남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면서 구두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일상에서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구두 스타일링을 공개한다.

    1 비즈니스 미팅

    상대에게 신뢰와 강한 인상을 주고 싶다면 줄무늬가 있는 짙은 회색 슈트를 선택해보자. 빈틈없이 재단된 회색 슈트는 어떤 자리에서도 무난히 어울리면서 안정감을 준다. 밋밋한 슈트 브이존을 정중하면서도 세련되게 연출하려면 블루 줄무늬 타이를 매치해보라. 이 아이템은 미국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가 선호하는 패션 아이템이자, 월스트리트 증권가 남자들의 비즈니스 룩에 상징적인 아이템이다. 슈트와 타이까지 완벽히 매치했다면 매끈한 옥스퍼드 슈즈로 세련된 슈트 스타일을 완성해보자. 정중하고 엄숙한 장소에는 매끄러운 광택이 돋보이는 플레인 토 슈즈가 제격이다.

    2 칵테일 파티

    흥겨운 댄스와 경쾌한 음악이 있는 칵테일 파티. 그동안 갈고 닦은 패션 센스를 자랑할 때가 왔다. 캐주얼한 파티에서 평범한 블랙 슈트로 그리 튀지 않으면서도 멋지게 보일 최상의 방법은? 바로 눈길을 끌 슈즈를 신는 것.

    단정한 피트의 블랙 슈트에 은은한 와인 빛깔 셔츠를 입고 슬림한 블랙 타이를 매치한다. 좀 더 탄탄한 파티 룩을 완성하려면 반짝이는 광택이 멋스러운 에나멜 블랙 슈즈로 포인트를 주자. 에나멜 슈즈가 부담스럽다면 앞 코가 잘 빠진 블랙 슈즈를 신어도 좋다.

    3 주말 오후 떠나는 드라이브

    후줄근한 셔츠와 카디건, 펑퍼짐한 면 팬츠, 동정심을 부르는 낡은 구두는 그만 버려라. 캐주얼룩을 멋들어지게 소화해야 진짜 멋쟁이. 먼저 말끔한 화이트 옥스퍼드 셔츠에 치노 팬츠를 매치한다. 거기에 멋스러운 블랙 드라이빙 슈즈를 신고 그레이 카디건을 어깨에 둘러 캐주얼한 감각으로 마무리한다. 좀 더 스포티하게 연출하려면 깔끔한 화이트 스니커즈를 신어도 좋다.

    4 격식 있는 파티

    파티 초대장에 ‘Black Tie Preferred’란 문구가 적혀 있다면 반드시 턱시도 룩을 입어야 한다. 부드러운 핀턱이 잡힌 화이트 턱시도 셔츠와 몸에 착 감기는 블랙 턱시도 슈트, 그리고 봉긋하게 잘 매진 보타이까지 갖춰야 정통 턱시도 룩이라 부를 만하다. 새틴 재질의 끝이 뾰족한 피크트 칼라와 짧고 뾰족한 윙 칼라 셔츠, 드레시한 커머번드(일종의 허리띠) 등 턱시도의 필수 항목도 확인해야 한다. 턱시도를 위해 탄생한 블랙 에나멜 슈즈는 화려한 파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여기에 부드럽고 럭셔리한 퍼 트리밍 코트를 걸치면 우아하고 품격 있는 파티룩이 완성된다.

    멋과 실용성을 겸비한 독특한 구두

    멋부리기에 과감히 도전하려는 평범한 남자들이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아이템은 바로 브라운 슈즈다. 클래식한 매력과 트렌디한 면모를 동시에 지니고 있어 모노톤 일색인 비즈니스 룩에 필수적이다. 다크 그레이 슈트나 브라운 계열에 잘 어울린다. 우아한 특피 소재 구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아.테스토니, 벨루티, 살바토레 페라가모 등 슈즈 브랜드에서는 악어 가죽부터 뱀가죽, 타조가죽에 이르기까지 소재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수수한 슈트에 액세서리 없이 강한 스타일을 원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심플한 슈트에 컬러 조화를 신경 써서 매치한다. 가령, 블랙 투 버튼 슈트에 와인 컬러 악어가죽 소재 구두를 신거나, 다크 그레이 슈트에 브라운 타조가죽 로퍼를 연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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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트와 구두의 소재를 통일하라’ ‘화려한 구두에는 최대한 심플한 슈트를 선택하라’ ‘캐주얼 룩에는 팬츠의 소재에 맞춰서 매치하라’. 구두를 활용할 때 기억해야 할 지침이다.

    평범한 구두를 벗고 매력적으로 진화한 구두를 선택하라. 대담한 선택은 당신을 더욱 젊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다. 위에서부터 소다 옴므, 에르메네질도제냐, 버버리프로섬, 루이비통, 란스미어, 벨루티, 돌체앤가바나 제품.

    신는 것보다 보관이 중요!

    구두는 한번 신으면 하루는 쉬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보관할 땐 우선 부드러운 천으로 오염물을 털어낸 뒤 그늘에 세워 말린다. 며칠 간격으로 얇은 크림을 덧발라 가죽의 갈라짐을 예방한다. 그런 뒤 구두 속에 꼭 맞는 전문 슈 키퍼로 보정해 보관한다. 오랜 기간 보관할 때는 한 족씩 천 주머니나 박스에 넣어둔다. 새 구두가 아닌 이상 구두 앞 코에 주름이 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완벽한 라인의 슈트 아래로 주름이 선명한 구두는 당신의 스마트한 이미지를 망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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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두의 모양은 한번 망가지면 본래대로 되돌리기가 힘들다.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구두 관련 보형물이 판매되고 있다. ‘슈 트리(Shoe tree)’ 혹은 ‘슈 키퍼(Shoe keeper)’라 불리는 목재 보형물은 구두의 형태를 잡아준다.

    2, 3 구두 에센스, 광택제, 구둣솔 등 구두 손질 제품을 갖춘 루이비통과 벨루티의 슈키트. 유명 구두 브랜드들은 손쉬운 구두 관리를 위한 슈키트를 선보이고 있다. 여행할 때 들고 다니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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