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톨츠만이 새 앨범을 갖고 돌아왔다. 신보의 주제는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바흐의 대표 곡들에 재즈를 가미해 매력 있는 시도를 담아냈다. 우선 화려한 세션이 눈에 띈다. 베이스의 에디 고메스, 마림바의 요시다 미카, 퍼커션의 빌 칸, 첼로의 프레드 쉐리 같은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피아노의 피터 존 스톨츠만은 스톨츠만의 아들.
1, 2트랙에는 각각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BWV 903’을 편곡한 ‘크로마틱 판타지아와 푸가’가 실렸다. 자유분방한 감성과 대담한 화성법으로 바흐 생존시에도 사랑받은 곡들이다. 스톨츠만의 편곡을 통해 한층 돋보이는 클라리넷의 매력도 주목할 만하다. 두 대의 클라리넷(베이스 클라리넷과)이 이루는 오묘한 조화와 기교는 아름다운 낙원을 산보하는 듯한 평화로움을 선사한다.
3~16트랙에 실린 ‘골드베르크 주제와 몽상에 의한 변주곡’의 원곡은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이다. 글렌 굴드, 키스 자렛의 피아노 연주로 익숙한 이 곡은 아리아와 30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진 대곡이다. 요시다 미카의 마림바와 존 스톨츠만의 피아노에서 느껴지는 강한 생명력과 세션들의 섬세한 하모니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밖에 ‘클라리넷, 비올라와 첼로를 위한 5개의 트리오’ ‘G선상의 아리아’ 등이 수록됐다. 보너스 트랙에는 스톨츠만이 작사, 작곡, 노래한 ‘Ready for Eddie’가 담겼다.
오케스트라 구성 악기에 그치던 클라리넷을 솔로 악기로 활용해 클라리넷 연주의 새 장을 연 리처드 스톨츠만. 66세 거장의 숨결이 담긴 ‘바흐 크로스오버 앨범’은 듣는 이의 마음과 귀를 따사롭게 한다.
▼ Best of Best 2001~2005/ 앤 샐리
꾸밈없고 너그러운 앤 샐리의 보컬은 언제 들어도 한결같다. 최근 발표된 앤 샐리의 ‘Best of Best 2001~2005’에는 그녀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발표한 곡들 가운데 일부가 실렸다. 수록곡 선정을 맡은 음악평론가 구로다 교이치는 앨범 말미에 미발표 곡 2곡도 나란히 실었다.
베스트 앨범답게 음반 레퍼토리는 다양하다. 재즈, 스탠더드 팝, 일본 애창가요를 비롯해 셀소 폰세카, 도이반 린스의 보사노바까지 수록됐다.
현직 의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재일교포 3세인 앤 샐리. 혹 그녀의 이름이 낯설다면 우선 이 앨범을 듣기를 권한다. 그 어떤 앨범보다 친절하게 그녀의 음악세계로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