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호

불황기에 더 빛나는 高手들의 주식·부동산 황금법칙

  • 진행·정리 최영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9-01-07 11: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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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펀드

    삭풍에도 지갑 열게 하는, 시장지배 상품에 승부 걸라!


    강연·강방천│에셋플러스 자산운용(주) 회장│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이렇게 변동성 큰 세상은 처음 맞은 것 같다. 지금 시장 상황은 IMF 관리체제 당시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 오히려 더 심각하고 더 오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변동성은 늘 있어왔고, 또 이런 변동성의 과정에선 기회와 위험이 상존했다. 이럴 때 가장 강조되는 게 원칙 있는 투자다. 좋은 투자대상을 값싸게 사는 것, 이런 단순한 상식에 의외로 투자에 대한 답이 있다.

    이런 폭락장세에서도 투자의 원칙만 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과연 주식과 펀드에 있어 원칙 있는 투자란 무엇인가. 이를 알기 위해선 우선 시장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도대체 내가 부동산 투자가인지, 채권 투자가인지 아니면 정치인인지, 주식투자자인지부터 분명하게 해야 한다. 내가 분명히 주식투자자라면, 주식을 사는 행위는 곧 그 기업의 주인이 되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 오늘 사서 6개월, 1년 후에 되팔 유가증권을 소유하겠다는 그런 관점은 버려야 한다.



    기업의 주인이 되더라도 어떤 주인이 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런 공포의 불황기와 엄청난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살아남을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 그런 기업만 살 수 있다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최악의 불황 속에도 살아 있을 기업의 기준은 첫째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회사, 즉 시장점유율 1등인 기업이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지표다. 둘째 재무적 안정성이 구비된 회사, 즉 유동비율, 재고자산 회전율, 현금 흐름 같은 지표가 안정적인 회사여야 한다. 이 중 중요한 것은 시장 내 가장 큰 소비자 그룹으로부터 주목도가 높은 회사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기업의 주주는 행복한 주주이자,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기업의 주주가 된다.

    따라서 이런 투자 관점으로 보면 시장의 저점 예측이 별 의미가 없다. 주식시장엔 순환주기란 게 있긴 하지만 별로 중요한 투자 잣대가 되지 못한다. 주가는 GNP나 실물경제가 결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경제성장률이 높다 하더라도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면 주가는 떨어지게 되어 있고, 반면 실물경제가 어렵다 하더라도 기업 이익이 늘면 주가는 따라 오르게 되어 있다.

    마지막 생존 기업을 찾아라!

    문제는 주식투자를 하는 많은 사람이 이런 본질적인 투자 원칙을 좆지 않고 경기 그래프에만 의존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선, 증권산업의 경기가 얼마나 좋았는가. 그때 경기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산 사람들은 지금 모두 공포에 빠져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이익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첫째는 매출, 둘째는 경쟁구도, 셋째는 원가다. 일반적으로 보면 경기가 안 좋으면 매출이 떨어지고 경쟁자가 많이 등장한다. 조선산업이 조금 된다고 하니 새로운 경쟁자가 서해안, 남해안에 도크를 만들었다. 기업 이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쟁자가 많아지면 원가도 올라간다. 경기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이런 요소들에 의해 이익은 결정된다. 매출은 떨어지는데 경쟁구도가 심해지고 원가가 오르는 상황이면 기업 이익은 줄어들고 주주의 몫도 약화된다. 그러면 주가도 떨어진다.

    이렇듯 주가는 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의 몫에 의해 결정된다. 경기, 즉 기업의 매출 부분은 주주의 몫을 결정하는 세 가지 중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주식에 투자할 때는 내가 정치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인이면 GNP를 극대화해서 후생을 극대화해야 하고, 채권자라면 채권의 원리금이 지급될 만기 이전까지 그 회사가 부도만 안 나면 된다. 기업과 주주의 목표는 기업이 존재하는 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익이 극대화되면 주식은 오른다.

    그런데 지금 보면 주식 투자자의 대부분은 내가 살 기업이 앞으로 얼마의 이익을 낼 것인가를 분석하기보다는 정치인처럼 실물경기에만 신경을 쓴다. 그 결과가 도대체 무엇인가. 실물경기가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이 지금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가. IMF 관리체제든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이든 간에 주식시장 참여자는 자신이 주인이 될 기업의 미래 가치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지, 경기만을 보고 주식을 사려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경기는 기업 이익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 중 하나일 따름이다. 만약 내가 사려고 생각하는 기업이 경기의 직격탄을 맞고 경쟁구도에서 원가가 올라 퇴출되는 그런 경쟁력 없는 기업이라면 애초부터 사지 말았어야 한다.

    나에게 맞는 펀드로 갈아 타라

    따라서 기업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을 고르는 일이다. 어려운 시기에도 살아남는 기업은 과점기업이 되고 그 기업은 주주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 이들 주주는 행복한 주주이고 시장의 경기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투자자들은 불행한 주주들이다. 시장의 경기에 따라 흥망을 달리하는 경쟁력 없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시장점유율 1위이면서 재무적 안정성을 갖춘 기업에 대한 가치추적이 어렵다보니 일반인은 분산 투자를 하게 되고, 분산 투자를 할 자금이 없는 사람들은 펀드에 투자하게 된다. 그런데 펀드는 일반 상품과 다른 두 가지 성격이 있다. 일반 상품은 좋은 상품과 나쁜 상품을 쉽게 구별할 수 있는데 펀드는 좋은 펀드인지 나쁜 펀드인지 구별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펀드만큼은 심사숙고해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의약품과 마찬가지다. 일반인은 좋은 약인지 나쁜 약인지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잘못된 약사, 나쁜 의사를 만나면 잘못된 처방이 나올 수 있다. 마찬가지로 펀드도 나쁜 운용사나 판매사를 만나면 나쁜 투자 권유를 받게 된다. 펀드는 전문적인 투자운용사에서 사는 게 좋다. 은행과 증권사와 같은 판매사는 의사와 약사와 같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잘못될 판단을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어떤 펀드가 좋은 펀드인가. 우선 예측 가능한 펀드가 좋다. 내 돈이 중소형가치주에 투자될지, 시장에서 생존 가능한 1등 기업에 투자될지, 어떤 지역에 투자될지 예측 가능해야 한다. 예측이 불가능한 펀드는 나쁜 펀드다. 둘째 상품기획 논리가 장기적 관점에서 설계돼야 한다. 시류에 따라 태어났다 사라지는 펀드는 나쁜 펀드다. 셋째로는 운영전략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시장과 기업에 대한 가치 판단의 기준이 수시로 변하는 펀드는 좋은 펀드가 아니다.

    따라서 자기 돈을 직접 관리해줄 운용사에 대한 판단과 선택의 기준도 이 세 가지가 되어야 한다. 주주에 관한 철학이 어떤 것인지, 상품기획 논리가 무엇인지, 일관된 운용전략이 있는지 이런 관점에서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이런 세 가지 기준과 자기만의 투자전략, 자기만의 자산배분 전략을 서로 맞춰나가야 한다. 사실 과거 2~3년 동안 한국의 펀드 문제는 이런 판단과 선택의 과정이 생략돼 있었다는 데 있다. 그 결과로 이렇게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지금은 가격 리스크가 가장 작을 때

    작금의 시장 상황을 보면 불황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도의 ‘공포심리’ 때문에 시장을 떠나는 투자자가 많은데 지금은 생존 가능한 주식을 고르고, 그런 주식으로 만들어진 예측 가능한 펀드로 갈아 타야 할 시기이지 시장을 버릴 때가 아니다. 쉽게 말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펀드든 가장 좋은 투자 전략은 좋은 상품을 싸게 사는 것인데, 현재 이 모두가 가격이 싼 것만큼은 분명하다. 지금은 시장에서 사라질 기업이나 남아서 과점기업이 될 기업, 이 둘 모두의 주가가 떨어져 있다. 그러니까 사라질 기업의 주식을 마지막까지 생존해 과점기업이 될 기업의 주식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다. 즉 가격은 싸니 좋은 상품만 고르면 되는 것이다.

    이 공포의 기간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공포’의 심리가 깊어지면 질수록, 길면 길수록 그 결과물, 즉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회사에 투자한 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의 몫은 그만큼 커진다. 구조조정에서 망한 기업들의 이익이 모두 이 기업에 옮아오게 되어 있다. 기업과 주주의 이익의 몫이 커지면 주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고 고통의 기간이 긴 만큼 투자자는 큰 돈을 벌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공포의 시기에 주식을 사고, 펀드에 투자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따라서 담력도 필요하다. 그런데 하나 알아야 할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시장 활황기보다 지금이 가격 리스크는 훨씬 작다는 점이다. 활황기엔 시장 참여자들이 흥분해 있기 때문에 가격에 거품이 끼여 있게 마련이다. 지금의 주식 가격은 1년 전보다 5분의 1까지 떨어져 있다. 가격적 리스크로 본다면 활황기에서 주가가 떨어질 확률이 더 높았다. 그런데도 지금 사람들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시장을 떠나기에 바쁘다.

    불황기에 더 빛나는 高手들의            주식·부동산 황금법칙
    강방천(姜芳千)

    에셋플러스자산운용(주) 회장. 주식투자에 대한 확고한 철학, 입증된 실력,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를 밑천 삼아 1999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폭락장에서 1년10개월 만에 1억원을 156억원으로 불린 ‘펀드 업계의 전설’.


    과연 이런 험악한 구조조정의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생존할 기업은 어떤 곳일까. 나는 그 기업이 어쩌면 여러분 바로 옆에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기업은 소비자를 떠나 살 수 없고, 기업의 가치는 바로 소비자가 만든다. 주가는 그 가치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가치는 이익으로부터 나오며 그 이익은 매출로부터 나온다. 그 매출은 소비, 즉 우리들의 지갑으로부터 나온다. 우리의 지갑이 열리면 그 기업은 살고, 닫히면 그 기업은 사라진다. 그래서 바로 여러분의 지갑을 열게 하는, 특히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여러분의 지갑을 열도록 하는 회사를 찾아내라. 그러면 그 기업이 바로 마지막까지 생존해 당신의 지갑을 다시 채워줄 것이다.

    ▼ 부동산

    경매, 땡처리, 대물(代物) 아파트, 싼 가격에 길게 보고 매입


    강연·박원갑│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소장

    불황기에 더 빛나는 高手들의            주식·부동산 황금법칙

    부동산시장은 이제 ‘경제학 교과서’로 돌아갈 것이다. 이제 ‘ V’자형 급반등은 없다.

    부동산시장에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집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던 버블7 지역을 중심으로 낙폭이 커지는 상황이다. 2006년 4/4분기 대비 강남은 20~25% 정도, 경기 용인이나 분당은 30% 정도 하락했다. 이들 지역 아파트 값은 앞으로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나홀로 상승해왔던 서울 강북과 수도권 외곽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동산은 글로벌 주택가격 하락, 거시경제의 침체, 금융시장 불안, 거기에 지난 5~6년간 가격급등에 따른 후유증 등 온갖 외부 악재들이 시장을 워낙 짓누르는 까닭에 빠른 시기 안에 가격이 상승하리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따라서 2009년 부동산시장에 참가하려는 투자자는 ‘보수적’전략으로 임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인하, 재건축 규제완화 등 정부의 규제완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은 이런 규제완화 대책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걸면 안 된다. 지금은 정책변수에 의해서 가격이 오르거나 거래가 활성화되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실물경기와 금리와 같은 외부 변수가 가격결정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은데 경기는 쉬 살아나지 않고 금리는 올라갈 확률이 높다.

    우리 부동산시장을 마라톤 경기에 비교해보자면 지금은 한 게임을 마치고 쉬고 있는 양상으로 보면 된다.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다시 뛰기 위해 쉬고 있는 형국이다. 다시 뛰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국지적인 장세, 일시적인 반등 같은 것은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체력이 급격하게, 시장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곧바로 반등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환금성과 안전성에 초점

    부동산 가격은 언젠가 회복되겠지만 10년 전 IMF 관리체제 때처럼 V형의 회복은 힘든 구조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IMF 때만 하더라도 1990년 초반 200만호 건설 쇼크로 인해서 5~6년간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았다. 주택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외생변수에 의해서도 쇼크를 받은 상황이었다. 그러다 실물경기가 회복되자 그간 저평가된 가격이 V자 형태로 급반등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때와 다르게 거의 꼭짓점에서 외부의 쇼크를 받았기 때문에 회복되더라도 완만한 형태가 될 것이다. 실물경기의 호전과 동행해 오른다기보다는 한참 후행해서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우리 부동산 가격은 저금리와 과잉이동성 때문에 실물경기와 괴리해서 너무 많이 올랐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도 어떻게 보면 경제학 교과서 시절로 돌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회복되더라도 L자형과 U자형을 합친 형태의 완만한, 그것도 아주 지루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그것도 2009년에는 힘들고 2010년 이후에 가서야 완만한 회복세가 시작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불황기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시장지향적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지금과 같은 하락기의 장 때는 무리하게 재산을 불리기보다 자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추가 가격 하락에 대비해 보수적인 입장을 택해야 한다. 수익이 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방어적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 추가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선 무조건 매입가격을 낮춰야 한다. 시세 대비, 분양가 대비 약 30~40%까지 싸게 나오는 미분양 땡처리 매물, 시행사의 대물 물건 같은 것들, 경매물건, 파격적으로 싼 급매물, 이 정도의 매물이 아니고선 선택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 부동산 투자의 최대 키포인트는 매입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상가는 손을 안 대는 것이 좋다.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상가 가격 대비 임대수익률이 서울 강남도 보통은 3~5%, 아주 잘 나오는 데가 7% 정도밖에 안 된다. 거의 은행 이자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금융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 인터넷을 통한 소비패턴에도 유의해야 한다. 묻지마 투자 바람이 불었던 재개발·재건축은 원위치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모든 부동산 개발 행위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른다는 지가의 우상향 곡선을 전제로 하는데 지금은 지가가 계속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도 보수적으로 임해야 한다.

    부동산의 3대 법칙이 있는데 수익성, 안전성, 환금성 순으로 물건을 골라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불황기 때는 수익성보단 안전성과 환금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말하자면 안전하고 내가 망할 가능성이 없고 언제든지 되팔 수 있는 상품을 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아파트…

    이런 불황 때 사람들이 자꾸 틈새시장 쪽으로 가려는 경향이 있는데 수요기반이 취약한 틈새시장 쪽은 설사 가격이 낮다고 하더라도 사지 않는 게 좋다. 어떻든 간에 메인 상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다. 3년 가뭄이 들면 나무의 몸통은 살지만 곁가지는 죽기 때문이다.

    부동산 교과서는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고 가르친다. 그만큼 부동산은 입지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문제는 지금 우리나라는 입지가 좋은 곳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있다는 것이다. 흔히 부동산에는 3성의 법칙이 작용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계획이 발표될 때, 착공할 때, 완공될 때 3번 오른다는 것인데 지금은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정보속도가 빨라져 완공되면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다. 따라서 착공될 때 올랐다고 완성될 때 또 오르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예를 들면 서울의 지하철 9호선 역세권 지역이 바로 그렇다. 환상을 빨리 버리는 것이 좋다. 버블 7과 같은 지역은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기수요, 투자수요가 개입됐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땐 많이 오르지만 내릴 때도 그만큼 많이 내린다. 산이 높으면 골도 그만큼 깊다.

    그러면 입지도 좋은 물건을 어떻게 하면 매입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우선은 도심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서 도심은 도시의 중심, 비즈니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하는 도시의 중심부를 가리킨다. 도시의 중심부가 불황에 강하고 앞으로도 고령사회, 그리고 인구 감소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이다. 버블이 걷힌 일본도 도쿄의 도심 중심부는 살아남았다. 둘째는 메인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메인상품은 아파트일 수밖에 없다.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아파트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수익성, 안전성, 환금성 3박자를 갖춘, 그래서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인상품이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역사는 곧 재테크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파트는 우리나라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쏠림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셋째로 시골 땅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우리 시골은 개발 압력이 전혀 없어 부동산 가치가 없다. 땅값이 싸다고 해서 사면 개발이 되지 않는 결과가 온다.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넷째로 상가는 가격이 비싸 공동으로 투자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평지의 1층 상가를 사야 한다. 상가는 근본적으로 임대소득을 보고 산다. 상가는 지금 공급이 과잉되다 보니 양극화가 극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평지 1층 상가는 지금도 모든 블루칩 부동산의 제1조건이다. 강남 압구정동이 비싼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경사진 곳은 상권 형성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구릉지대는 비가 오면 물이 흘러가고 고객도 흘러가고 돈도 흘러간다. 또 앞으론 고령사회가 도래할 텐데 나이 든 사람은 내리막과 오르막을 찾지 않는다.

    불황기에 더 빛나는 高手들의            주식·부동산 황금법칙
    박원갑(朴元甲)

    스피드뱅크 부사장 겸 부동산연구소장. 16년간의 신문사 기자 생활의 절반가량을 부동산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2007년 11월 한국경제 TV가 제정한 ‘올해의 부동산 전문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금융투자 석사, 강원대 부동산학 박사과정 수료.


    마지막으로 전원주택은 실패한 주거공간으로 꼭 사야겠다면 극히 보수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지난 1990년에 소득 1만달러 시대가 오고, 마이카 붐이 불면서 장년, 노년층을 중심으로 대거 전원행(行)을 택했는데 대부분이 도심으로 되돌아왔다. 난방비, 방범, 이웃과의 커뮤니티, 자연재해, 의료 문제 등 취약한 부분이 너무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꼭 전원행을 택해야 한다면 도심의 아파트는 두고 전원주택에서 전세나 임대로 살아본 다음에 구입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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