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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의 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동산시장 침체” “과도한 무한경쟁이 부른 화”

  • 최호열│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금융위기의 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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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은 브리지론을 통한 연간 수익률을 20~50%로 잡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언뜻 들으면 고리(高利)라고 하겠지만 브리지론은 대출 기간이 보통 6개월이고, 본 PF보다 리스크가 훨씬 높은 점을 감안하면 결코 높은 편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제1 금융권의 본 PF도 마찬가지였다. 약정이자 외에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높은 수익을 챙겼다. 특히 대출금을 분담하려고 다른 은행을 끌어들이는 주간사가 되면 수수료를 챙길 수 있었다. 여기에 아파트 분양 집단대출 우선권까지 확보하는 등 부가수익을 얻었다. 부동산 PF 대출이 금융권의 금맥이었던 셈이다. 한 시행업자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얘기했다.

“은행이 예·적금 이자보다 1~2%포인트 높은 일반 대출로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었겠나. 부동산 PF 대출이 돈이 되니까 은행마다 앞다퉈 PF사업단이니 기업금융팀이니 하는 걸 만들었다. 그게 지금의 IB사업단이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 붐을 더욱 확산시켰다. 시행사들은 수도권에서 더는 개발할 곳이 없자 지방으로 몰려갔다. 그러나 2006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분양 대금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은행권은 이를 눈치 채고 본 PF 대출을 강화했다. 그러다 보니 브리지론에서 본 PF로 갈아탈 수 없어 사업이 늦어지는 사업가들이 생겨났고, 이는 브리지론을 빌려준 저축은행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들은 살아나기 위해 대출 청탁과 시공사 로비에 더 많은 비자금을 쏟아부었다.

사업 기획에서 시공까지 보통 2~3년 걸린다. 이 때문에 2006년 하반기 부동산 개발 사업 막차를 탄 사업자들이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지방에서 타격이 컸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2008년 6월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0.64%인 데 비해 강원지역 8.65%, 경북 8.31%로 전체 평균보다 10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는 현재 시행사를 3만여 개로 추산한다. 그러나 2개 이상의 개발사업을 추진한 시행사는 1000여 업체에 불과하고, 그중에서 꾸준히 이익을 남기는 곳은 100개사도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행화된 ‘뽀찌’

돈이 몰리는 곳에 비리가 없을 수 없다. 대형 시행사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 “대부분 정상으로 이뤄지지만 10% 정도는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반면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기대출, 부실대출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아무리 정치권 등 외부에서 압력이 들어오고, 뇌물 청탁을 한다고 해도 사기당할 줄 뻔히 알면서 돈을 빌려주는 회사는 없지 않은가. 대출은 금융사 사장도 함부로 해줄 수 없다. 각 부서 책임자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대출이 결정된다. 물론 ‘빽’이 있으면 대출 총액이 더 늘어난다든지, 이자가 더 저렴해질 수는 있겠지만 불가능한 대출을 가능하게 할 수는 없다.”

‘금융위기의 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하지만 정치권 압력을 통한 대출이나 뇌물을 이용한 부실 대출 사례가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노무현 정부 시절 일어난 부산 민락동 재개발과 부산자원의 PF 불법대출사건이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시공사의 보증이나 적절한 토지감정 절차 없이 은행권으로부터 수천억원의 PF 대출을 받았다는 점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정치권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한 수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은행 관계자를 구속하기도 했다.

검찰은 또 2007년 7월 정당한 심사도 하지 않고 시행사에 399억원을 부실대출해준 지방의 상호저축은행 대표를 구속하기도 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부동산 PF 대출 과정에서 시공사와 은행권, 공무원에게 일명 ‘뽀찌’를 주는 것은 일상화돼 있다”고 실토했다. 물론 어느 곳도 먼저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시공사에는 알아서 ‘인사’를 해야 의향서가 쉽게 나온다. 공사도급 계약서를 받을 때는 건설회사 본부장에게 분양가가 10억~20억원 하는 대형 아파트 한 채를 주기도 한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특히 은행에서 대출을 해줄 수도 안 해줄 수도 있는 애매모호한 사업은 커미션이 크게 들어간다. 아쉬운 곳은 시행사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에게 촌지를 주는 것도 불가피한 일이다. 개발을 하기 위해선 인허가를 받아야 할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 인허가가 늦게 나올수록 공사가 늦어져 그만큼 대출이자가 늘어난다. 공무원에게 주는 촌지가 대출금보다는 훨씬 싸기 때문에 시행사로서는 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

시행사가 암묵적으로 써야 할 돈 중엔 금융권 소개 수수료도 있다. 금융권을 연결해준 사람은 정치권 인사일 수도, 금융권 인사일 수도 있다. 이를 전문으로 하는 대출모집 업체일 수도 있다. 총 대출금의 최소 0.5% 에서 많으면 그 10배까지 줘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사기사건까지 발생했다. 2008년 7월, 전·현직 제2금융기관 간부들이 결탁해 유령 대출모집업체를 설립한 뒤 저축은행에 접수된 부동산 PF 대출신청들을 자신들이 모집한 것처럼 조작해 수십억원의 대출모집 수수료를 챙겼다 구속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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