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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의 여자, 서울에 있다

2004년 동거녀 ‘신디’, 정보당국 도움 받아 성형수술 후 한국 생활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김정남의 여자, 서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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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당국이 그와 동거한 여성의 신병을 확보한 것은 2005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김정남의 동선을 꾸준히 체크하던 감시망에 그녀의 존재가 포착됐고, 두 사람이 동거생활을 정리한 뒤에도 상당 기간 이 여성을 관찰하며 기회를 노렸다는 것. 해가 바뀐 이후에야 신분을 밝히고 접근해 서울행을 권유했다는 이야기다.

초기에는 정보당국 역시 ‘김정남의 동거녀가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 이 여성이 맞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정작 본인이 김정남과 함께 찍은 사진을 여러 장 제시함으로써 확신할 수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김정남의 등에 있는 문신 등 함께 생활한 사람이 아니고는 접할 수 없는 신상정보를 알고 있는 것 역시 중요한 판단근거였다는 것.

이후 정보당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여성을 심문해 김정남의 개인정보를 상당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습관이나 취향, 성격, 활동방식이나 주요 동선 등을 꼼꼼히 파악하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김정남이 추후 권력실세로 올라선다면 한국 정보당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게 되는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여성과 김정남 사이에 아이가 있는 것으로 들었다는 일부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이는 김정남이 데리고 갔기 때문에 현재는 북한이나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여성 본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내용을 확인해주면서도 “아이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정남이 북한에서 낳은 초등학생 아들이 당시 중국과 마카오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었다는 정보와 엉켜 혼선을 빚은 듯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서울에 들어온 이후 이 여성은 정보당국의 도움을 받아 성형수술을 받았다. 이는 김정일 위원장의 친척 등 이른바 ‘로열패밀리’에 해당하는 인사가 서울에서 생활할 경우 준수해야 할 정보당국의 보안절차를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당국에서 지원한 정착금으로 카페를 열었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아 곧 가게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무렵 정보당국의 ‘관리’도 소홀해지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은 “우호적인 남북관계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던 당시 정부 분위기와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명확한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닌 듯하지만, ‘로열패밀리’의 사생활 같은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게 남북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아이가 있다면

이 때문에 당초에는 정보당국에서 이 여성을 전담하는 직원을 뒀지만 임무가 해제됐고, 정기적으로 연락해 특이동향이 없는 정도만 확인하는 것으로 방침이 바뀐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방침은 현재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이후 생계에 곤란을 겪게 된 이 여성은 현재는 다시 유흥주점 등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북한 후계구도와 관련해 직접적인 정보를 가진 인물을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김정남과 동거한 여인이 서울에 있다는 것, 그의 신병을 정보당국이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서울보다는 오히려 평양에서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항이다. 북한 정권 핵심이 최근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과 관련해 권력투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 수년간 평양 권력층이 김정남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 그룹과 김정철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그룹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는 분석은 이미 정설에 가깝다. 한국 정보당국이 김정남의 개인신상 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반대파에게 공격 명분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관계자들에 따라 이야기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이 여성이 김정남의 아이를 낳은 것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김정남이 권력을 승계하는 경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이 아이 역시 먼 장래에 후계구도의 한 축 혹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아이의 친모가 한국인이고 한국 정보당국의 관리하에 있다면 권력 갈등의 빌미로 작용할 개연성은 필연에 가깝다. 자칫 가십으로 끝날 수도 있는 이 여성의 존재가 한반도의 미래에 던지는 의미가 간단치 않은 이유다.

신동아 200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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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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