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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메모리카드 시장에서 고전하는 반도체 세계 정상 삼성전자

MMC 굴욕 이어 M3 비즈니스도 좌초하나?

  • 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메모리카드 시장에서 고전하는 반도체 세계 정상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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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카드 시장에서 고전하는 반도체 세계 정상 삼성전자

2008년 미국 샌디스크는 삼성의 인수제안을 거절했다.

상식적으로 메모리칩 생산에서부터 조립까지 메모리카드 사업 전반을 삼성에서 관장하면 ‘원가 절감 요인이 많아 더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도 삼성이 정반대로 더 높은 가격에 제품을 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메모리카드 제품 원가에서 메모리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눈에 띄는 고급스러운 포장 때문’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삼성이 자사 칩을 사용하면서도 출시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는 데에는 다른 속사정이 있다.

삼성에서 대규모로 칩을 사가는 애플, 노키아, 샌디스크, 트랜샌드 등 주거래 회사들은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 앞서 주문을 낸다. 이를 ‘FORECAST’라고 하는데, 포어캐스트를 한 회사 입장에서 보면, 몇 달 뒤 주문한 칩을 공급받아 제품으로 시장에 내놓는 시점에 삼성에서 자사 칩을 활용해 더 값싼 제품을 만들어 팔면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거래업체는 삼성에 공급 가격 재조정을 요구하는 등 클레임을 걸 수 있도록 계약돼 있다고 한다.

즉 반도체칩을 제공하는 삼성 입장에서는 대규모로 칩을 구매하는 거래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오히려 자사에서 만드는 제품에 들어가는 칩의 경우 미리 주문 받아놓은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공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이 반도체칩 생산에 주력하면서 완제품 생산에 소극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 로고가 새겨진 브랜드 메모리카드를 출시한 삼성이 프리미엄급임을 앞세워 고가 전략을 취하는 것도 이 같은 속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메모리카드 포맷 전쟁



삼성이 메모리카드 시장에 진출한 이후 관련업계에서는 전세계 메모리카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샌디스크가 수성에 성공할지, 아니면 메모리칩 생산 능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이 메모리카드 시장까지 석권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삼성전자와 샌디스크는 이미 메모리카드 시장 재편기에 한바탕 기싸움을 벌인 바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메모리카드 대전(大戰)’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SD와 MMC(Multi Media Card) 의 포맷 경쟁이 그것이다.

2000년대 초·중반 노키아나 삼성전자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등을 사용한 사람이라면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SD카드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더 얇고 가벼웠던 외장형 메모리카드를 써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MMC카드다. 당시에는 MP3 플레이어와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등에서 주로 사용됐다.

소니의 경우 자사 디지털 기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독자 모델의 ‘메모리 스틱’을 1990년대 후반에 개발해 시장에 선보였고, 디지털카메라로 명성이 높았던 올림푸스도 xD카드를 앞세워 메모리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메모리카드 시장에서 고전하는 반도체 세계 정상 삼성전자

프랑스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삼성 브랜드 메모리카드를 구입할 수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불붙기 시작한 메모리카드 시장 쟁탈전은 2000년대 초까지 SD와 MMC, 메모리 스틱, xD의 4파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2001년 미국의 샌디스크와 일본의 도시바, 파나소닉 등 3사 중심으로 SDA(SD Association)가 결성된 이후 메모리카드 시장의 판도는 바뀌기 시작했다.

같은 메모리카드협회지만 SD와 MMC 두 협회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 SD협회가 SD카드를 생산하는 업체에 제조 원가의 6% 수준의 로열티를 물도록 했지만, 시장 확대 전략을 편 MMC협회는 별도의 로열티 지급 없이 MMC카드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제조업체들이 협회까지 만들어가며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을 두고 당시 업계에서는 메모리카드 표준화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려는 ‘메모리카드 포맷 전쟁’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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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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