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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한반도 전쟁소설

2014

5장 내란(內亂)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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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에 산본장의 지하 상황실에서 대통령 박성훈이 전화기를 귀에 붙이고 있다. 상대는 평양 주석궁 지하 벙커에 자리 잡은 김정일. 박성훈이 손가락으로 머리칼을 쓸어 올리면서 말했다.

“위원장님, 820전차군단을 세워야 전면전을 막습니다. 앞으로 20분 남았습니다.”

김정일은 대답하지 않았고 박성훈이 말을 잇는다.

“지금 선제공격을 한 북한 군부 강경파가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도 나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위원장뿐이십니다.”

“….”



“20분 후면 사상 최대의 전차전이 벌어질 것이고 남북한의 전면전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우리도 준비를 다 갖추고 있습니다. 위원장님.”

“알겠습니다.”

마침내 갈라진 목소리로 김정일이 말했다. 그 순간 박성훈 주위에 둘러섰던 사람들이 긴장했고 다시 김정일의 말이 이어졌다.

“제가 곧 연락을 드리지요.”

7월25일 14시10분, 개전 3시간20분25초 경과.

개울가의 바위에 등을 붙이고 앉은 이동일에게 조한철 중위가 다가왔다 조한철의 손에는 지도가 쥐어져 있다.

“중대장님, 저 도로를 타면 신천이 나옵니다.”

조한철이 개울 옆쪽 언덕을 눈으로 가리켰다. 자갈투성이의 황무지 100m쯤을 건너면 도로가 나오는 것이다.

“길에는 군용트럭만 다니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전시에 차량통제가 잘되는 것 같습니다.”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닦은 조한철의 시선이 이동일의 옆에 앉은 윤미옥을 스치고 지나갔다.

“차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이동일이 머리를 끄덕였다. 이제 대대본부와도 통신이 단절되었다. 무전기는 있었지만 서로 보내지도 받지도 않는 것이다. 임시 정전을 합의한 상태여서 아군을 공식적으로 지원할 수 없는데다 그렇다고 투항시킬 수도 없는 상황이다.

46명은 그야말로 끈 떨어진 연 신세다. 조한철의 시선을 받은 이동일이 윤미옥을 보았다.

“북상할 수 있는 샛길은 없나?”

이동일이 묻자 주위의 시선이 모두 모아졌다. 127부대를 떠나 북상한 지 30분이 지났다. 그때 윤미옥이 입을 열었다.

“목적지는 어디세요?”

“북쪽.”

이동일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덧붙였다.

“조금이라도 더 북쪽으로 들어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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