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권기금 연 1조원. 적십자회비 20배 규모
- 복권판매액 42% 저소득층 서민 위한 사업에 사용
- 복권은 사행사업 아닌 나눔의 기쁨을 주는 건전레저
- ‘복권 및 복권기금법’ 개정으로 복권기금 효과적 배분 가능
-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복권기금 랜드마크 사업 필요
그러다 보니 양복주머니에서 낙첨된 복권이 나오기 일쑤. 그때마다 아내는 “당첨도 안 되는 복권말고 나에게 투자하라”며 핀잔을 준다. 딸아이도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분의 1로, 한 사람이 벼락을 서너 번 맞는 것보다도 더 희박하다는데, 무엇하러 되지도 않는 데 돈을 쓰느냐”며 타박하곤 한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복권에 투자한 돈을 다 합하면 집 한 채는 아니어도 자동차 한 대는 너끈히 샀을 것이다. 조씨는 왠지 다른 사람만 부자 만들어준 것 같아 배가 아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오늘도 발걸음이 복권방으로 향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가 복권을 사는 이유는 ‘대박’이나 ‘인생역전’을 기대하는 사행심 때문만은 아니다. 일확천금을 꿈꿨다면 카지노나 경마, 아니면 주식투자를 했을 것이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0.6%만이 ‘복권은 사행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지노 95.4%, 경마 94.9% 등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은 것은 물론 ‘주식투자는 사행성이 있다’는 응답 비율(69.7%)보다도 낮은 수치다.
단돈 1000원으로 얻는 즐거움
조씨를 비롯한 복권애호가들에게 복권은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일주일을 즐겁게 견딜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존재다. 물론 주말이면 낙첨 사실을 확인하고 잠시 실망하지만, 이내 월요일이면 ‘이번 주엔…’ 하는 즐거운 상상을 안겨준다. 조씨는 “단돈 1000원으로 이런 즐거움과 희망을 주는 게 또 뭐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얼마 전 조씨는 복권을 사야 하는 큰 즐거움 하나를 더 알게 됐다. 가족과 함께 텔레비전을 보던 중 가수 겸 탤런트로 활약하는 이승기가 나오는 복권기금 광고를 보고서다. 자주 가는 복권방 주인의 말로는 복권기금이 올해로 10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10조원이면 올해 은행권 전체의 예상 순이익, 또는 초일류기업이라는 현대기아차의 올해 예상 순이익과 맞먹는 큰 규모다.
복권 판매액의 절반 정도가 당첨금으로 지급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머지 수익금은 어떻게 사용되는지 조씨는 알지 못했다. 복권판매회사가 가져가거나, 정부에서 쌈짓돈 빼먹듯 제 맘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추측했을 뿐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복권판매액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해 공익사업에 사용해왔다니, 조씨는 ‘복권기금’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 지원
복권기금은 복권 판매액에서 일정 비율을 적립해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하도록 법으로 정한 공익기금이다. 그 비율이 42%에 달한다. 우리가 1000원짜리 복권 한 장을 사면 420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셈이다. 42%는 공익기금 조성을 목적으로 한 국내 다른 산업(경마 3%, 카지노 18%, 스포츠 토토 15~30% 등)은 물론, 다른 나라 복권기금(미국 33.4%, 대만 26.7%, 홍콩 15%, 일본 39.8% 등)에 비해서도 높은 비율이다.
복권기금을 관리, 운영하는 복권위원회 사무처에 따르면 여기에 복권기금 운용으로 발생하는 수익금과 찾아가지 않아 소멸시효가 지난 당첨금이 더해져 연 1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국민이 자발적으로 내는 적십자회비가 연 500억원 정도이니, 그 20배에 달하는 큰 규모다. 1조원은 아이폰(40만원 기준) 250만대, 쏘나타 승용차(2000만원) 5만대, 서울지역 109㎡(33평) 아파트(평균 4억5000만원) 2200여 채와 맞먹는 금액이다.
복권판매수익으로 조성되는 복권기금은 다문화 가정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
이 사업의 도움으로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김학영(46)씨는 “우리 가족에게 새 삶이 열린 것 같다”고 말한다. 김씨는 1년 전만 해도 습기 많고 어두컴컴한 반지하 쪽방에서 온 가족이 살았다. 아이들은 기관지가 안 좋았고, 늘 이런저런 잔병을 달고 살았다.
그러던 중 영등포쪽방상담소와 LH공사의 도움으로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올해 초 이곳으로 이사했다. “이사 온 후 아이들이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밝아졌다”고 말하는 김씨는 “햇볕이 잘 드는 거실에 둘러앉아 밥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주거 안정 사업은 단순히 집만 주는 게 아니다. 수혜자들은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마련된 삶의 기반을 바탕으로 하루빨리 빈곤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한다. 김씨도 “내가 얼른 돈을 모아 나가야 다른 어려운 사람이 이곳에 들어와 살 수 있다”며 삶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에너지재단도 복권기금 지원을 받아 연탄 한 장으로 겨울밤을 나야 했던 저소득층 가구에 대해 단열, 창호, 바닥 공사를 해주거나 전기매트, 가스레인지 등 에너지 고효율 기기를 제공하는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으로 해마다 15만 가구가 새롭게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됐다.
다문화 가정과 한부모 가족 지원에도 복권기금은 함께한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130%인 한부모 가정에 자녀 학비와 양육비를 지원한다. 올해부터 양육비 지원대상이 만 10세에서 12세로 향상되었는데, 총 10만여 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베트남 주부 던티누엣씨는 우리말이 서툴러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학교에서 가지고 온 알림장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데리고 가 진료받는 것도 곤혹스러운 일 중 하나다.
던티누엣씨 같은 결혼이민자가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복권기금은 여성가족부 등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어교육·가족교육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생활여건에 따라 다문화 언어지도사나 방문교육 전문지도사를 가정으로 파견해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결혼이민자와 그 자녀, 배우자 등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다문화 가정이 사회에 좀 더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폭력피해 이주여성 지원사업과 보호 및 예방사업에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신규 사업으로 벌이는 다문화 가정 자녀 언어발달 지원사업은 다문화 가정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체계적·전문적인 언어발달 프로그램을 통해 편견 어린 시선이나 사회적 차별이 대물림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소자 자활도 지원
‘저소득층 야간보호아동 지원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행복공감 별빛교실’을 지원해 보호자가 밤늦게까지 일하느라 야간에 보호해줄 사람이 없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안정된 보호와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국 467개 지역아동센터와 지역사회복지관에서 방과 후부터 밤 10시까지 야간보호 교사들이 아동들을 돌봐주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실 김효진 대리는 “행복공감 별빛교실이 아동들의 안전한 야간보호, 보호자의 근로생활 보장 등 저소득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밖에도 수해 및 재해를 당한 이재민들을 돕는 등 어려움에 처한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과 거주할 공간이 없는 출소자들, 청소년을 위한 지원사업에도 복권기금이 사용된다. 특히 ‘출소자 기능 취득 전문 처우센터’를 통해 출소자의 자활을 도와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시키는 일은 당사자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연 20조원에 달하는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복권기금 지원 사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난하더라도 여가를 즐기고 문화예술을 향유할 권리는 있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문화예술 체험은 꿈과 상상력을 키우는 중요한 교육이다. 하지만 도시 저소득층과 지방 소도시, 농어촌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관람료가 만만치 않은데다 특히 지방은 공연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복권기금은 더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즐기고, 더욱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소외계층 문화나눔사업을 지원한다. 2004년부터 시작된 문화나눔사업은 올해에만 총 237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노인, 장애인, 한 부모 가정 등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의료급여대상자)에게 공연이나 전시 관람비(1인당 연간 5만원 이내)를 지원하는 문화 바우처 제도다. 이를 통해 연 30여만명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체험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에 사는 초등학생 수영(가명)이는 몸이 불편한 외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소녀가장이다. 그에게 공연 관람은 지금까지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런데 지난 11월5일 난생 처음 연극을 볼 수 있었다.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공연이 아산시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복권기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 지방문예회관의 공연을 지원하고 있다. 그 수혜자가 연 20만명에 달한다.
재즈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씨도 이 사업 덕분에 2007년부터 4년째 지방 중소도시를 찾아다니며 공연을 하고 있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만 해도 전국 30곳이 넘는다. 국내 최초의 민간 프로 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도 2005년부터 해마다 지방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숲 문화체험
이외에도 문화시설이 부재한 소외지역 및 경제적·문화적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문학, 국악, 뮤지컬, 무용 등 다양한 공연과 전시 행사를 진행하는 ‘찾아가는 콘서트’, 문화소외계층에게 전시 관람과 교육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사립 박물관 및 미술관 전시 지원’, 전통나눔 공연, 문학나눔 등 10여 개의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현주 팀장은 “복권기금 덕분에 연극·공연 등 문화와 처음 만나고, 그 후 지속적인 팬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복권기금은 소외계층 지원뿐 아니라 문화산업 저변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공연을 하면 서울에서 공연할 때와는 다른 감동이 느껴진다”고 말하는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은 “복권기금 덕분에 공연하는 우리도 나눔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호서노인전문요양원은 올해 초 주차장이던 공간을 녹지공간으로 바꿨다. 덕분에 노인들이 밖으로 나오는 횟수도 많아지고 대화 시간도 많아지면서 전보다 더 밝고 건강해졌다고 한다. 이처럼 산림청 녹색사업단은 복권기금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녹색공간 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80여 개 사회복지시설이 혜택을 받았다. 또한 대구의 공원과 울산 태화강변 녹지조성 등 도시숲 조성 지원사업으로 시민들은 쾌적한 환경을 만끽하고 있다. 지리산과 울릉도 산림지역에 숲길(둘레길)이 조성된 것도 복권기금 덕분이다.
강원도 횡성 청태산 해발 850m에 자리 잡은 숲체원도 복권기금으로 설립한 곳이다. 2007년 9월 문을 연 이곳은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숲 문화체험 교육 전문시설이다. 숲체원 곳곳은 친환경 공간으로 이뤄져 있으며 다양한 숲 탐방로, 등산로, 고사리식물원 등 자연생태학습장이 테마별로 준비돼 있다.
또한 숲체원에서는 복권기금 지원을 받아 ‘행복한 숲을 찾아 떠나는 여행’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나눔의 숲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가족들, 한부모 가정 및 저소득층 자녀 같은 소외계층을 초청해 숲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보듬고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연성훈 숲체원 팀장은 “숲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자산임에도 장애인이나 소외계층은 신체적 혹은 경제적 이유로 숲을 접하지 못한다”면서 “복권기금 덕에 그들에게 숲을 만날 기회를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복권기금 랜드마크 사업
한때 ‘로또 광풍’이 불면서 사행성 논란이 이는 등 복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2004년 ‘복권 및 복권기금법’ 제정을 계기로 다양한 복권기금 사업을 펼친 덕에 그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지난해 말 복권위원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복권을 구매하는 것이 나눔과 기부를 포함하고 있다’는 응답이 55.0%에 달했다. 복권 구매 자체가 기부행위로 인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복권과 복권기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복권 구매행위가 인생역전이나 ‘대박’을 노리는 한탕주의처럼 여겨지고, 복권기금은 ‘저소득층의 주머니를 털어 저소득층을 돕는 게 아니냐’라는 오해도 받고 있다.
복권기금으로 사업을 하는 기관들에서도 문제점이 발생했다. 일부 기관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복권기금을 자기들 쌈짓돈처럼 쓰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복권기금의 35%는 법정배분 사업에, 나머지 65%는 복권위원회가 선정한 공익사업에 분배됐다. 법정배분사업은 지금처럼 복권이 통합되기 전, 복권 발행에 참여했던 기관과 지자체에 일정 비율의 복권기금을 배분해 진행되는 사업을 말한다. 해당기관과 지자체에서 복권기금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복권위원회에서는 이를 제지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복권기금은 서민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조성된 만큼 소중하게 사용돼야 함에도 잘못 사용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단골처럼 지적되곤 했다. 이에 복권위원회는 3년여 준비 끝에 법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 11월 초, 정기국회에 상정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복권기금의 관리 및 운용이 한층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도 문제가 남아 있다. 현재 복권기금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사업이 LH공사가 벌이는 저소득층 주거안정 사업이다. 전체 복권기금의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저소득층 주거 안정 사업=복권기금사업’이라고 하기엔 문제가 있다. 복권기금으로서는 비중이 가장 큰 사업이지만 저소득층 주거안정사업 전체로 봤을 때는 복권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복권기금사업 평가단장으로 활동한 곽채기 동국대 교수(행정학)는 “복권구매자가 진정 나눔의 의미로 복권을 구입할 수 있으려면 복권기금을 상징할 랜드마크 사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금처럼 방만하게 사용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방식을 택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에서 백인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1788년 영국에서 죄수를 싣고 온 11척의 선단이 시드니에 도착하면서다. 따라서 ‘죄수의 유형지’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 호주가 1970년대부터 클래식음악의 나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1974년 시드니 바닷가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라는 독창적인 아이콘이 생겼기 때문이다. 호주의 이미지를 바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바로 복권기금으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복권기금은 한 나라의 이미지를 바꾸고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사업에 쓰일 수 있다. 미국은 18세기부터 복권기금을 활용해 도로, 다리, 학교, 교회 등을 건설했다. 하버드대와 예일대도 복권기금으로 설립됐다. 호주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관광명물인 하버브리지도 복권기금으로 만들어졌다. 주민들은 이곳들을 보며 복권기금의 공익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복권을 사면 이러한 공익사업에 참여한 기부자가 된다는 자긍심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복권사업의 가시성과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좋은 목적을 가진 사업을 복권기금의 간판사업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곽 교수는 강조했다.
복권기금이 더 좋은 곳에 더 많이 사용되려면 근본적으로 복권판매가 늘어나야 한다. 이에 대해 ㈜한국연합복권 임택훈 부장은 “현재 국내에서는 로또복권 단일 상품이 전체 복권 판매의 95%를 차지하고 있다”며 “성인들이 관심을 갖고 구매할 새로운 복권 상품을 만들어 복권시장 파이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권시장의 판도를 손쉽게 흔드는 방법으로 과거 초기 로또복권처럼 ‘대박’ 등 사행성을 강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복권위원회도, 복권 수탁사업자들도 바라지 않는다. 이런 고민 속에서 나온 게 연금식복권이다. 내년 4월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인 연금식복권은 지금처럼 당첨금을 일시불로 수령하는게 월 500만원씩 20년 동안 연금처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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