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누구나 교육문제 전문가다. 다들 나름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대부분 ‘남 탓’이다. 학교는 입시제도를, 학부모는 교사를, 사교육업계는 공교육 부실을 탓한다. G교육과정연구회 회장인 김환섭 경기상업고등학교 교장은 “내 탓”이라며 직접 해결에 나섰다. 게다가 모두가 외면했던 특성화고 교육이다.
“2007년 서울시교육청 직업진로교육과장을 맡았다. 사교육 시장은 특성화 교과를 가르치지 않고, 특성화고 학생 대부분도 생활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을 여력이 없다. 특성화고 학생에게는 학교 수업이 전부다. 이를 국가가 해줘야 하는데 전문적인 기술을 다루다보니 제대로 된 교과서도 없다.”
G교육과정은 수업계획과 수업내용, 교수활동자료, 학습활동자료 등을 통합해 텍스트, 그림, 소리,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 멀티미디어 형태로 재구성한 종합 교육자료다. 수업시간에 수업내용을 소화하지 못했거나 결석한 학생을 위해 동영상까지 제공한다. 교사 6명으로 단출하게 시작했지만 이제는 261명으로 늘어났다. 여관방에서 모여 함께 연구하는 등 노력 끝에 이제 81과목 150GB에 달하는 수업자료가 완성됐다. 자료는 특성화고 교사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G교육과정 교사들은 자부심을 갖고 개발한 교육과정을 ‘작품’이라 한다. 이용하는 교사들과 소통을 위해 연구회 교사들의 인적사항까지 모두 공개했다. 금전적인 보상에 관심도 없이 아이들이 열심히 수업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끼는 연구회 교사들에게 늘 고맙고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