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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어둠의 자식들’ ‘죽음을 넘어…’ 에서 보이는 의혹과 진실공방

황석영 해명과 또 다른 의문

  • 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

‘삼국지’ ‘어둠의 자식들’ ‘죽음을 넘어…’ 에서 보이는 의혹과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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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로 명시한 도서의 대부분은 4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과 관련한 것이다. 1장, 2장, 3장, 5장과 관련해선 표절 시비가 불거지지 않았으며 표절이라고 몰아세울 만한 부분도 없다.

‘강남몽’ 4장 ‘개와 늑대의 시간’은 “강남몽에서 가장 활력 있는 서사를 보여주고 있는”(‘한겨레’ 11월5일자 문학평론가 이명원의 ‘조립소설과 서사기술자’ 제하 칼럼) 부분이다. 4장의 에피소드들은 살아 숨쉰다. “나는 여러 가지 운동을 했기 때문에 그 약점을 다 간파하고 그것을 공략하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권투하는 놈은 유도로, 유도하는 놈은 씨름으로 무너뜨렸지요”(‘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라는 문장을 “그는 여러 가지 운동을 했기 때문에 각 부분의 약점을 잘 알고 있어서 상대방이 권투하는 자세로 나오면 유도 식으로, 유도하는 놈은 씨름이나 태권도로 공략했다”고 바꾼 건 광복 전후 역사를 이해하고자 ‘해방 전후사의 인식’을 읽은 것과는 결과 켜가 다르다. ‘강남몽’ 4장엔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의 디테일을 가져다 쓴 부분이 숱하다. 디테일을 따와 윤색하거나 문장을 바꾼 것과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를 읽고 역사를 공부한 건 다르다. 4장이 아닌 다른 장에서 말 그대로 참고만 한 ‘해방 전후사의 인식’ 같은 다수의 역사 서적을 참고자료 목록에 끼워 넣은 걸 납득하기 어렵다.

‘강남몽’ 18쇄가 명시한 참고자료엔 94쪽 분량의 단행본인 ‘조폭의 계보’라는 저작도 실려 있다. 왜 이 책이 참고자료 목록에 올랐는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만 참고한 게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황 작가가 ‘조폭의 계보’를 베꼈다고 의심할 만한 대목을 찾지 못했다. 이 책 또한 표절 시비를 희석하고자 목록에 올렸다는 게 ‘신동아’의 판단이다.

조립소설과 서사기술자

해명은 솔직해야 하지 않을까. 문학평론가 이명원씨가 ‘조립소설과 서사기술자’(‘한겨레’ 11월5일자)라는 칼럼에서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석영과 같은 중견작가들조차 이런 조립소설을 쓰는 일의 문제성이나 그 파장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어 보인다는 점은 크게 우려스럽다. 표절과 도용, 영향과 모방을 둘러싼 문학이론을 앞세우기 전에, 소설적 인물과 사건을 상상하고 창안하는 창조적 작가의 고된 수고 대신, 자료의 재구성이나 조립에 시종한다면 그것은 서사기술자에 불과하다. 작가는 작품을 쓰고 서사기술자는 서사물을 조립한다. 작품도 질을 따지고 상품도 기능의 우수성을 판단하지만, 창조에서 조립으로 떨어진 서사물이 짝퉁의 혐의까지 받고 있다면, 이건 소설이 아니다.”

황 작가 해명은 이렇게 끝난다.

“이 일로 물의가 빚어진 것은 유감입니다. 이것이 언론의 선정적 행태를 지양하고 창작자의 권한을 존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대목에서 창작자는 누구를 가리키는가. 황 작가인가, 조성식 기자인가. 아니면 브루스 커밍스인가. 선정적 행태라는 구절은 또 뭔가. 표절의혹을 제기한 ‘신동아’를 슬며시 선정적 언론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듯하다.

해명은 명쾌해야 한다. ‘공지영과 황석영’이라는 제목이 붙은 10월27일자 ‘동아일보’ 칼럼을 인용한다.

“참고자료 중에서 ‘신동아’는 극히 일부인가. ‘강남몽’ 4장에서 인물의 캐릭터와 대화, 배경을 중심으로 신동아가 비슷하다고 대표적으로 꼽은 부분만 15곳 정도다. 두 저작이 비슷하다고 지적하는 기사, 출처를 소명하라는 사설의 어디가 선정적인가. 선정적이라는 단어를 황씨가 어떻게 이해하는지 궁금하다.”

문학평론가 하응백씨는 “깡패들의 이야기를 좀 가져왔기로소니, 뭐 큰일이겠습니까? 그런 대담함이 또한 황석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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