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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북한 3대 세습이 통일의 변수 아니다

김병일 민주평통 사무처장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북한 3대 세습이 통일의 변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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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서울시장이라면?

북한 3대 세습이 통일의 변수 아니다
▼ 북한의 권력 엘리트들은 1인 독재체제에 익숙하므로 김정은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아무리 북한이라고 하더라도, 사회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소련의 스탈린도, 혹은 그 어떤 독재자라도 반대세력의 저항을 받고 정권의 위기를 겪게 마련이죠. 북한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봐요. 지금 김정일 위원장이 김정은을 지목했고 권력지도부가 여기에 동의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래도 북한이 김정은 중심으로 굴러간다? 후견인 없이는 그렇게 될 수 없다고 봐요.”

▼ 처장께서 서울시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니 이렇게 한번 가정해보죠. 만약 김정은이 낙하산으로 서울시장이 된다면 그는 서울시를 잘 끌고 갈 수 있을까요?

“세계적으로 젊은 지도자가 부상하는 현상도 있죠. 영국도 그렇고요. 젊음이 무능과 동일한 의미는 아닙니다. 나이가 적다고 역할을 못하는 건 아니죠.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그러나 젊다는 게 경험이 없다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한 도시나 국가를 이끌 정도의 식견, 지식, 경험을 쌓으려면 적어도 40대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20대의 행정 경험이 전무한 김정은에게는 언론에서 말하는 ‘애송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아요.”



김 처장의 북한 정권과 김정은에 대한 평가는 거침없어 보인다. 김 처장은 김정은의 겉모습에 대해서도 “김정일보다 김일성을 더 닮았다. 감출 수 없는 유전자의 카피(copy·복제)”라고 하면서도 “김일성의 손자로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외모, 스타일, 행동거지를 연출한 것”이라고 그 가치를 절하했다.

국내의 여타 북한 전문가들, 정치인들은 북한 정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3대 세습에 대해서조차 먼 나라 이야기하듯 중립적이고 애매한 어휘로 말한다. 이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자기 스스로 자기가 누려야 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김 처장의 말은 적어도 알아듣기 쉽고 분명하다는 점에서는 다르게 다가왔다. 어쩌면 자기주관의 솔직한 표현 위에서만이 좋은 여론,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어지는 그와의 대화다.

▼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보나요?

“많은 정보가 없어 속단할 수는 없지만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길거리에서도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욕하는 소리가 있다는 것 아닙니까?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좋아하고 전폭적으로 인정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렇지만 김정일 정권을 대체할 권력세력이 존재하지 않고 사회가 워낙 폐쇄되어 있으므로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에게는 별 압박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절대 권력은 항상 내부의 적에 의해 망하는 거죠.”

▼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도 있으므로 북한 정권엔 앞으로 몇 년이 중요하겠군요.

“강성대국 원년으로 잡은 2012년 시점에 김정은이 새로이 출발하지 않을까 생각돼요. 여러 설이 있지만 그때까지 2~3년이 고비겠죠. 현실화 확률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 중 하나는, 완벽히 다져지지 않은 덜 여문 상태에서 김정은이 혼자 북한을 끌고 가야 하는 그런 구조가 되는 거죠.”

▼ 김정은 정권이 현재의 김정일 정권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은 없나요. 예를 들어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수교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

“민주평통은 중국학자들과도 논의해오고 있어요. 중국학자들과 우리 학자들 간에 의견이 일치하는 점은 ‘북한 정권은 핵 포기를 자기 정권의 붕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죠. 어느 정도냐 하면 북한은 1년에 100만t 정도의 식량이 부족합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3000억원 정도죠. 그 돈이 없어 국민을 굶기고 있어요. 그런데 핵 개발하고 대포동 미사일 쏘는 데에 그 정도 돈을 쏟아 부어요. 핵과 미사일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다, 자기 정권의 생존문제로 여긴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김정은은 김정일 위원장보다 권력기반이 훨씬 더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핵에 더 집착할 가능성이 크죠.”

▼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경제봉쇄는 지속될 텐데요. 그로 인한 경제난은 북한 정권의 위험요인이 될 거고요. 정권안보를 위해 선택한 핵이 정권안보를 위협하는 김정일 체제의 모순구조가 김정은 체제로 그대로 이어지겠군요.

“우리로선 그 점이 안타까운 일이죠. 김정은으로의 세습은 세계적 뉴스임에는 틀림없으나 지금의 북한 정권의 성격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선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닌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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