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Interview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교육은 아이들에게 스며들 듯이 조용하게 이뤄져야, 포퓰리즘에 빠진 교육감은 결코 되지 않겠다”

  • 윤희각│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2/4
무상급식은 오랜 소신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임혜경 교육감이 부산 동래고교 급식실에 들러 급식 기자재를 점검하고 있다. 임 교육감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부분 도입한 뒤 2013년 전면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도입은 임 교육감의 최대 공약이다.

▼ 자치단체의 지원이 없으면 교육청 재정으로는 무상급식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란 힘들 것 같은데요.

“부산에서 평교사, 교감, 교장으로 있을 때 대부분 교육 소외지역에서 근무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지역에 무상급식 대상자가 많다는 걸 알게 됐죠. 무상급식에 대한 소신은 아주 오래됐어요. 6·2 지방선거에서 이슈가 되기 훨씬 전부터예요. 급식 문제를 두고 일각에서는 진보와 보수, 이분법적으로 나누려는 경향이 있는데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수든 진보 성향이든 재정 여건만 되면 그 필요성에는 누구나 공감하니까요. 교육청 예산으로는 부족해 부산시의 지원을 바랐는데 아무래도 광역자치단체장은 소속 당의 입장 때문인지 어려움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교육청 예산을 아낄 방법밖에 없겠죠. 계획은 내년 1, 2, 3학년부터 시행한 뒤 2012년부터 전면 도입할 생각인데, 탄력적으로 운영해야죠. 만약 이게 안 되면 내년에 1·2학년, 2012년 1~4학년으로 이어간 뒤 2013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완전 도입해야죠. (인터뷰 이후인 11월8일 부산교육청은 내년 1·2학년부터 도입한 뒤 늦어도 2013년에는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에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5만4567명과 초·중·고교 저소득층 학생 등 11만3557명이 그 대상이다.)”

▼ 최대 공약이자 재임 기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상급식 실현이겠군요?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무상급식이 이슈가 되다보니 최대 공약이 된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진짜 본질적인 교육 문제는 공교육 정상화와 학력 향상이에요. 제가 교육감에 취임한 직후 학력책임관리제를 도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학력책임관리제는 국가, 교육청 단위의 각종 평가결과를 학교, 학년, 과목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학교에 제공하고 학교는 진로와 생활상담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겁니다. 이 제도를 이어가면 학업성취도가 높아지고 기초학력 미달학생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교사가 정규 수업을 충실히 해서 학생들의 성취도를 높이면 교사로서 책임을 다한 겁니다. 지금 당장 구미에 맞는 교육정책을 발표해서 전국적인 이슈를 만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교육은 아이들에게 스며들 듯이 조용하게 이뤄져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취임한 지 몇 달 만에 성과를 거두는 게 아니라 임기를 마칠 때쯤 교육적 효과를 얻도록 학교현장과 꾸준히 고민하고 대화할 겁니다.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빠진 교육감은 되지 않을 겁니다.”



▼ 교육감을 하겠다는 생각은 왜 하신 건가요?

“교사 때는 학교경영을 제대로 해보기 위해 여교장이 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 학교장 시절에는 공교육을 정상적으로 돌려놓고 싶었는데 교장 혼자 힘만으로는 안 되더라고요. 교육감이 되면 내가 현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조심스럽게 우리 집사람(남편)에게 이야기를 꺼냈는데 안 된다면서 말리더군요. 2004년 서울대 교육행정지도자 과정을 최우수로 마친 뒤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교육감 출마를 결심했어요. 그 연수를 받으면서 부산교육을 최고로 만들겠다고 자신했거든요. 다시 한번 집에서 남편에게 ‘아무래도 나 교육감을 해야겠어’라고 했더니 ‘그럼 해봐라’면서 남편이 이번엔 찬성을 하는 거예요. ‘이젠 됐다’싶었죠. 가장 소중한 가족과 합의를 본 만큼 그때부터 차곡차곡 준비했어요. 전국 각지 대학에서 개최되는 교육행정학회를 쫓아다니면서 이론적 기반을 다졌습니다. 2006년 12월 사직서를 낼 때까지 학교현장의 문제점도 꼼꼼히 살폈어요.”

현역 교육감에 대한 도전

▼ 그럼 교육감 출마 준비를 오래전부터 하신 거군요.

“2004년 연수를 마쳤을 때 교육장으로 나가야 되는데 당시 임면권자(당시 교육감은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성향으로 볼 때 저를 교육장으로 안 보낼 것 같았어요. 교육현장을 정말 바꾸고 싶었는데 교육장이 안 될 가능성이 컸어요. 그렇다면 직접 교육감에 출마해야겠다고 결심했죠. 2005년에 설 교육감이 제가 교장으로 있던 학교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교육감에게 제 명함을 불쑥 건넸어요. 교직 경력, 사회활동 경력을 담은 명함이었죠. 사실 학교장이 그런 명함 잘 안 쓰거든요. 설 교육감에게 그걸 건넨 것은 사실상 선전포고였어요. 그때 설 교육감님 기분이 어땠을까 싶네요. 아무튼 그 이후로 교육청 모 과장이 나와서 내가 소속된 단체가 뭔지, 어떤 성격인지 조사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땐 교육감 직선제가 확정되지 않았을 때였거든요. 당시엔 현직 교육감에게 절대 유리한 간선제 벽을, 그것도 여성 교장이 어떻게 뚫겠느냐고 걱정하거나 비웃는 분이 많았는데 그래도 설 교육감과 맞붙기 위해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어요. 2006년 12월이었죠. (이듬해 2월 치러진 선거에서 임 교육감은 설 교육감에게 밀려 3위로 낙선했다.) 선거에 낙선한 뒤로는 앞서 설명했듯이 교육현장에 좀 더 파고들기 위해 사회복지 쪽을 공부했어요. 3년간 쉬지 않고 교육감이 되면 실행할 공약들을 착실히 공부했습니다. 무상급식이나 학력향상, 공교육 정상화 위주였어요.”

2/4
윤희각│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목록 닫기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