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정밀분석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담당자들

중국 견제 위해 북한 카드 활용하는‘아시아통’주축 …당분간 정책변경 없을 듯

  • 김창수│전 청와대 국가안보회의 행정관 changsoo@hotmail.com│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담당자들

2/5
먼저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를 적극적으로 주도해온 인물이다. 북한이 위협을 약화시키고 오바마 행정부의 개입정책에 호응할 때까지 대북정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본입장을 갖고 있는 그는, 역대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많은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구두약속을 남발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실상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실무적으로 지휘하는 그의 인식은 앞으로 북핵 문제의 향방이 녹록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그간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평양이 먼저 진정한 핵 폐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가치가 없으며, 북한이 먼저 핵 폐기 의무를 이행한다는 실질적인 징후를 내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그의 이러한 입장을 부시 행정부에서 네오콘의 대명사로 통했던 딕 체니 부통령이나 존 볼튼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의 견해와 흡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부시 행정부 내에서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를 이끌었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는 명확하게 대비된다. 이러한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입장은 부시 행정부가 클린턴 시기와 차별화 정책을 펼친 것을 비꼬아 만들어진 용어 ‘ABC(Anything But Clinton)’에 비교해 오바마 행정부의 ABC(Any- thing But Christopher Hill)로 불리기도 한다. 부시 행정부 시절 힐 차관보의 노력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됐다고 지적하며 그의 경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 강경파들은 도리어 ‘또 다른 힐(Capitol Hill·의회)’의 주문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답해왔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북한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의회의 입장을 더욱 존중해야 한다며 힐 전 차관보를 희화화하는 말이다.

저승사자 로버트 아인혼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담당자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왼쪽)와 로버트 아인혼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

힐 전 차관보가 맡았던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커트 캠벨 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함께 미국의 대외정책에 관한 책을 집필한 경력을 갖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 정부와 약간의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북핵 문제나 한미관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게 중평이다. 캠벨 차관보 역시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의무를 받아들여야만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다만 그는 오바마 행정부 초기 워싱턴과 서울 사이에 불거졌던 잡음을 의식한 듯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캠벨 차관보를 잇는 국무부 강경라인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인물로는 로버트 아인혼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을 들 수 있다. 워싱턴 조야에서 ‘북한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그는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으로 일하면서 “미국의 대북금융조치가 북한에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하는 동기를 강하게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지론을 배경으로 그는 지난 8월30일 대북 금융제재를 직접 발표하는 등 압박의 선봉에 서고 있다.

이때 발표된 대북금융 제재는 국무부의 업무추진 일정에 따라 공개된 것이기는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대북정책의 기조를 점검하기 위해 소집했던 고위급 평가회의 직후에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였다. 최근 워싱턴 일각에서는 클린턴 장관이 ‘또 다른 선택’을 거론한 것을 들어 국면전환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현재의 제재국면이 단시일 내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훨씬 지배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2/5
김창수│전 청와대 국가안보회의 행정관 changsoo@hotmail.com│
목록 닫기

오바마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담당자들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