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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대 전문기자의 중국 미래권력 심층해부 ⑥

비서방(秘書幇)이 간다! 권력 정점 치닫는 ‘王참모’들

링지화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 하종대│동아일보 국제부 차장, 전 베이징 특파원 orionha@donga.com│

비서방(秘書幇)이 간다! 권력 정점 치닫는 ‘王참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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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후 주석과 장 전 주석이 2012년 가을 이전에 링 주임과 왕 주임에게 경력 보완 차원에서 지방 당 서기 자리를 줄 것이라는 예상도 있으나 아직까지는 별 움직임이 없다. 장 전 주석은 2004년 초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후 주석에게 물려주기 직전 왕 주임을 푸젠(福建)성 서기로 내려 보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다. 왕 주임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이론을 직접 현장에서 실행해보고픈 생각이 굴뚝같았다고 한다. 하지만 한번 내려가면 베이징으로 영원히 못 돌아올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부패가 심하기로 유명한 푸젠성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결국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지방 제후 경력이 없다고 모두 최고지도부에 진입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당 대외연락부와 중앙판공청 중앙서기처에서 오래 일한 차오스(喬石·86)는 13, 14기 모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냈고, 후야오방(胡耀邦)과 자오쯔양(趙紫陽), 장쩌민 등 3명의 주군을 모셨던 원자바오도 지방 제후의 경력이 없지만 정치국 위원과 상무위원, 나아가 권력서열 3위의 국무원 총리에까지 올랐다. 후 주석, 원 총리와 더불어 제4세대 지도부에서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한 쩡칭훙 전 국가부주석 역시 장 전 주석의 비서 출신이다.

링 주임과 왕 주임의 또 다른 약점은 둘 다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데다 두 사람을 지지하는 세력기반이 없다는 것이다. 후 주석의 행동거지를 많이 닮은 링 주임은 언론 앞에 나서는 것도 극구 꺼린다. 왕 주임은 정책 연구가 아니라면 대학으로 돌아가 학자의 길을 걷기를 더 바란다. 치열한 권모술수와 다툼이 난무하는 중국의 정치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다.

▼ 링·지·화

현재 중국 정계에서 후 주석의 측근은 적지 않다.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를 지낸 후 주석에겐 공청단 출신의 측근이 특히 많다.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선 권력서열 7위의 리커창(李克强) 상무위원이 대표적이다. 중앙정치국 위원 중에도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조직부장,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당 서기 등 공청단 출신이 5명이나 된다.



하지만 후 주석을 15년 이상 보좌한 사람은 링지화 주임, 그리고 후 주석을 25년째 보좌해온 수행비서 격인 천스쥐(陳世炬·50) 당 총서기 판공실 주임 겸 국가주석 판공청 주임뿐이다. 링 주임은 1999년 중앙판공청 부주임을 맡은 이후 국내외 행사장에 나서는 후 주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그가 나타난 장소엔 20~30분이 지나면 어김없이 후 주석이 나타난다. 그는 행사장의 안전부터 마이크의 높이가 후 주석의 키에 맞는지까지 사전에 철저히 점검한다. 그래서 이들 두 사람은 ‘후 주석의 그림자’로 불린다.

링지화는 2007년 9월 제1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당 중앙판공청 주임에 임명됐다. 중앙판공청은 중국의 최고 권력기관인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직속기관으로 가장 중요한 중추기관 중 하나다. 공산당 고위 영도자의 연설문 작성, 회의 보좌 업무와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하달하는 각종 문건과 원고의 기초 및 개고, 교열, 고위 영도자들의 안전과 의료까지 책임진다. 한마디로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와 중앙정치국의 일상 업무를 모두 보좌한다고 할 수 있다.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에서도 중앙판공청이 세세한 업무를 챙긴다.

중국에서는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이라 해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측근을 중앙조직부장과 중앙판공청 주임 자리에 앉히지 못하면 최고실권자로 인정받기 어렵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인민해방군을 통솔하는 군 최고권력자의 자리. 중앙조직부장은 2008년 말 현재 7593만명으로 집계된 중국 공산당원 중 각 성의 당 서기와 성장 등 4100여 고위직을 포함해 640만 간부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당내 최고 핵심 요직이다.

후 주석은 2004년 9월 장 전 주석으로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집권 5년 만인 2007년 가을에야 링지화를 중앙판공청 주임에 임명하고 핵심 측근인 리위안차오를 당 중앙조직부장에 임명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 당 중앙조직부장은 태자당(太子黨)의 영수인 쩡 전 국가부주석의 측근이자 범상하이방으로 분류되는 허궈창(賀國强) 상무위원이 맡았다. 또 중앙판공청 주임은 장 전 주석의 측근인 왕강(王剛) 정치국 위원이었다. 그래서인지 당시 왕강 주임에게는 장 전 주석을 대신해 후 주석을 감시한다는 뜻의 ‘대리 감시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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