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물교환 온라인 사이트.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교환천국, 키플, 국민도서관책꽂이.
온라인 물물교환 장터에 대한 열기는 최근 모바일로도 확산되고 있다. 중고용품 매매와 맞교환을 표방한 앱 ‘스프링타운(springtown)’, 중고용품 매매 또는 맞교환과 렌털 거래, 재능교환 등을 중개하는 ‘니어바이(nearBUY)’ 등이 등장했다.
1대 1 물물교환은 오프라인에서도 인기다. 최근 기업 간 거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물물교환 카드’가 등장했다. ㈜TKBCS사가 개발한 ‘EXTRADE Card’는 소상공인이 회원으로 가입하면 금전 거래 없이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물물교환할 수 있도록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병원, 체육관, 오락실, 노래방, 커피숍, 꽃가게 등 8000여 개사가 가입한 상태다.

제주시가 운영하는 신구간 나눔장터 행사 현장.
각 가정에서 대형 폐기물을 버리려면 지방자치단체가 발급하는 건당 몇 천 원 상당의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물물교환을 하면 소비자는 적게는 몇 천 원에서 많게는 몇 만 원에 달하는 스티커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돈 안 들이고 공짜로 구할 수 있는 것이 해마다 물물교환 장터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다.
지구를 살리는 길
경기도 광명시는 지난 5월 광명YMCA와 함께 나눔장터를 열었다. 중고물품을 쿠폰으로 교환해 장터에 나온 필요한 물품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매달 셋째 주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장터를 열 예정이다. 지자체나 다양한 시민단체가 연중 또는 월별 행사로 한시적으로 물물교환 장터를 여는 데 비해 상시적인 물물교환의 장도 있다. YMCA, 주민자치센터 등이 힘을 모아 운영하는 ‘녹색가게’다. 전국녹색가게운동협의회에 따르면 1990년대 말 처음 문을 연 녹색가게는 현재 전국적으로 30곳이 됐다. 재활용할 물건을 가져오면 적립금이 든 교환카드를 발급하고 그 카드로 매장 내 다른 물건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단골이 많다. 상설 물물교환 장터의 필요성을 인식한 강원도 원주 밥상공동체 연탄은행도 현재 건립 중인 ‘행복센터’가 완공되면 센터 내에 물물교환 장터를 만들어 상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1대 1 물물교환의 확대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세계도시동향’에 따르면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는 재활용 쓰레기를 농산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유리나 종이,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의 생활 쓰레기를 모아오면 지역 농장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교환할 수 있는 ‘그린 포인트’를 주는 것. 시당국은 이 정책이 자원재활용을 통한 탄소배출량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경제가 어려운 러시아에서는 몇 년 전부터 신문이나 온라인에 물물교환 광고가 등장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줄어들자 기업주들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물물교환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타임’지는 ‘2011년 세상을 바꿀 10대 아이디어’ 중 하나로 ‘협력적 소비’를 꼽았다. 대량생산과 과잉소비에서 발생한 잉여재화를 서로 나눔으로써 자원절약과 환경보전에 일조하는 협력적 소비의 대표적 유형이 물품대여, 공유, 물물교환이다.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가 시민의 정책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운영하는 사이트 ‘천만상상 오아시스’에도 “시가 직접 나서서 시청 홈페이지에 물물교환 중개 사이트를 만들어달라”는 제안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물물교환의 장이 계속 넓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