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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사이 한국의 중립은 中과 조공관계로 돌아가는 것”

미국 보수주의 거두 에드윈 풀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작심발언

  • 대담·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정리·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美·中 사이 한국의 중립은 中과 조공관계로 돌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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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미동맹은 미일동맹에 의존
  • ● 센카쿠는 日 영토…한국도 최악 상황 준비해야
  • ● 한국도 일본처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해야
  • ● THAAD 한반도 배치? 더 많은 방어가 더 좋은 것
“美·中 사이 한국의 중립은 中과 조공관계로 돌아가는 것”
헤리티지(Heritage)재단은 미국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두뇌집단(Think Tank)이다. 1973년 설립돼 공화당의 싱크탱크 구실을 해왔다. 민주당의 두뇌집단 역할을 해온 브루킹스 연구소와 함께 미국의 국방, 외교, 정치, 경제, 사회 정책을 견인하는 양대 연구소로 꼽힌다.

新보수주의 그룹 리더

헤리티지재단의 설립자는 에드윈 풀너(Edwin Feulner·73) 박사다. 197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재단 이사장을 맡아왔다. 풀너 박사는 ‘진정한 보수혁명’의 기치를 내걸고 등장한 신(新)보수주의의 아이콘 격이다.

미국 신보수주의 그룹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1969~1974) 집권 때 대(對)민주당 타협 노선에 반발해 헤리티지재단을 설립했다. 풀너 박사의 이데올로기가 정책으로 만개한 때는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1981~1989) 때다.

헤리티지재단은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자마자 1000여 쪽에 달하는 ‘리더십을 위한 위임령(Mandate for Leadership)’을 제안했다. 이 위임령에는 3000건에 달하는 보수 개혁 어젠다가 담겼는데, 레이건 행정부는 그중 60% 넘는 사안을 정책으로 채택했다.



헤리티지재단은 그간 국방 강화, 미국 이익 방어, 전통 가치 존중, 제한된 정부, 복지 축소, 자유 기업 및 무역 등 보수적 어젠다를 강조해왔다. 미국 공화당의 거물들이 이 재단의 구성원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도 헤리티지재단의 제안을 정책에 반영했다.

미국 보수 정치의 거목인 풀너 박사는 신보수주의 그룹의 리더면서 ‘보수주의라는 거대도시의 판테온’(뉴욕타임스)이다. 판테온(Pantheon)은 ‘모든 신에게 바쳐진 신전’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워싱턴에서 가장 힘 있는 인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보수 인사’를 꼽을 때마다 앞자리에 이름을 올린다.

그는 레지스대(영문학),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MBA), 에든버러대(정치학박사)에서 수학했다. 김대중 대통령 때 한국 정부로부터 한미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다. ‘자유의 행진’ ‘미국을 위한 리더십’ 등의 저서가 있다.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체스판이 요동한다. 오바마의 ‘피벗 투 아시아’,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이 충돌한다. 정경유착 자본주의를 뒷배로 삼은 푸틴의 ‘동진(東進)’도 요란하다. 아베의 일본도 ‘편 가르기 연대’ ‘셈법 외교’에 혈안이다.

‘미국 보수주의의 판테온’은 요동치는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나아갈 길을 어떻게 볼까. ‘신동아’가 10월 1일 서울 강북의 한 호텔에서 풀너 박사를 만났다. 의외로 그간 풀너 박사와 인터뷰한 한국 언론이 거의 없다.

작은 정부, 친(親)시장을 강조하는 ‘보수주의 이데올로그’가 동아시아라는 체스판에서 벌어지는 현안에 대해 밝힌 시각은 미국의 정통 우파가 한국과 동아시아의 오늘을 어떻게 보는지 짐작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보수주의 제1 원칙

▼ 풀너 박사는 1973년 헤리티지재단을 설립해 40년 넘게 이끌면서 미국의 대표적 보수 싱크탱크로 키워냈습니다. 성공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헤리티지재단을 처음 꾸릴 때 지금의 우리 모습과 비교할 만한 조직은 미국에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싱크탱크가 누구도 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두꺼운 책 형태의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그런 보고서들은 정책 수립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요. 특정 사안에 초점을 맞춰 결론을 명료하게 담은 짧은 보고서를 내놓으면 정책 결정자가 참고하기 좋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15, 16쪽을 넘지 않는 분량의 페이퍼를 작성해 정책 결정자가 현안을 파악하고 전략을 짜는 것을 돕는 게 헤리티지재단의 설립 취지입니다. 이 같은 일을 지금껏 우리가 해왔습니다.”

▼ 미국에서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보수주의가 인기가 있습니다. 풀너 박사처럼 존경받는 보수주의자가 존재하기에 그렇다고 봅니다. 반면 한국의 젊은 층엔 보수주의자가 매우 적습니다. 한국의 젊은 보수주의자에게 격려나 충고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보수주의의 기초 원칙으로 되돌아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가장 근본적 조언이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나 같은 보수주의자의 주장이 옳다고 여긴다면, 그것은 개인의 자유와 인간의 책임감을 믿는다는 뜻입니다. 또한 외부의 거대한 힘이나 정부에 의해서 삶의 양식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노력에 따라 성장하고 발전하는 게 삶이라는 점을 믿는 것입니다. 각자 가진 능력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기회가 가득한 이 경이로운(wonderful) 세계에서 말입니다.

내가 방금 말한 것이 바로 보수주의의 첫째 원칙입니다. 이 같은 원칙을 설명하면 많은 젊은이가 ‘그래, 그것이 바로 내가 믿는 거야’라고 할 겁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원칙이 옳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에게 보수주의의 원칙을 설명하고 보수주의자가 말하는 것을 듣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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