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1L 당 100㎞를 달리는 르노 이오랩(Eolab) 콘셉트카 개발 프로젝트에 신강종을 공급해 차체 경량화에 획기적으로 기여했다. 이오랩은 10월 2일 ‘2014 파리모터쇼 프레스데이’에 공개됐다.
이처럼 포스코가 기술 개발에 잇따라 성공함으로써 그간 꾸준히 공을 들여온 ‘솔루션 마케팅’ 역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다. 솔루션 마케팅이란 고객의 니즈(needs)를 사전에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 개발은 물론 연계 기술지원과 영업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해, 고객 가치 경쟁력을 높이는 일련의 활동을 일컫는다.
특히 철강산업에서 솔루션은 시장 환경과 고객 요구를 제품 설계 및 생산에 반영해 하드웨어인 강재와 소프트웨어인 이용기술, 즉 용접과 같은 철강 제품 이용에 필요한 기술을 결합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르노자동차는 10월 4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개최된 ‘2014 파리모터쇼’에서 연료 1L 당 100㎞를 달리는 ‘이오랩(Eolab)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이 콘셉트카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유럽 자동차산업 환경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자동차 연비 향상과 경량화를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은 차종이다.
르노 이오랩 콘셉트카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포스코는 차체 경량화를 위해 900TWIP강, 2000HPF강, 마그네슘(Mg) 패널 등의 신강종을 적용하고, 데모용 자동차 부품 제작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솔루션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특히 기존 10㎏가량 무게의 차량 지붕을 자체 개발한 마그네슘 패널로 대체해 지붕 무게를 절반 가까이 줄이는 성과도 냈다. 이 마그네슘 패널은 기존 지붕용 철강재보다 무게가 절반 이하로 가벼우면서도 기존 지붕용 철강재만큼 강도가 뛰어나다.
이오랩 콘셉트카 개발 프로젝트에는 포스코뿐 아니라 미쉐린·포레시아 등 르노자동차의 파트너사 5곳이 함께했다. 포스코 외 4개 사는 모두 유럽에 본사를 둔 기업이고 철강사로는 포스코가 유일하다. 이를 통해 포스코가 유럽의 선진 자동차 시장에서 선도적 기술 역량을 인정받았음을 알 수 있다.
에너지 발전설비 핵심 소재
최근 포스코가 상용화에 성공한 초내식 스테인리스강 역시 고객 가치를 혁신한 솔루션 마케팅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4호기에 우선 납품될 예정인 이 초내식 스테인리스강은 박용수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개발해 특허를 획득한 강종이다. 일반 스테인리스강보다 내식성이 훨씬 뛰어나 가혹한 환경에서도 부식되지 않는다.
포스코는 이번 초내식 스테인리스강의 개발을 위해 아랍에미리트 원전4호기 수주가 확정된 직후인 2012년 3월부터 현대중공업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 원전용 복수기에 들어간 고가의 수입산 소재를 대체할 새로운 철강재의 상업생산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원전용 복수기란 터빈 발전에 사용된 수증기를 냉각해 물로 만드는 장치로, 원자력발전의 경우 해수를 냉각수로 쓰기 때문에 복수기 소재에 강한 내식성이 요구된다.
강종 상용화를 이뤄내면서 포스코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선진 철강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물론, 국내 원전 기술 향상 및 수출에도 기여했다. 앞으로는 국내 원전 역시 수입 강종을 대체하게 되면서 원자재 비용 및 물류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또한 국내 업체에서 재료를 받아 쓰니 납품 기한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그간 초내식 스테인리스강은 제조공정이 까다롭고 상용화가 어려워 일본과 유럽 등지의 소수 업체에서만 제한적으로 생산됐으며, 국내 업체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포스코가 개발한 초내식 스테인리스강은 앞으로 원전 복수기 외에도 고효율 화력발전소의 불순물 제거를 위한 탈황설비, 역삼투압형 해수의 담수화 설비 등 에너지 발전설비의 핵심 소재로 그 수요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