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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누더기 ‘김영란법’의 험로

“취지는 동의! 우리는 빼고!”

빅데이터로 세상읽기

  • 유승찬 | 스토리닷 대표

“취지는 동의! 우리는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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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취지는 동의! 우리는 빼고!”
김영란법과 함께 언급된 인물 연관어로는 이완구 총리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 3위에는 안철수와 문재인 전·현직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이름을 올렸고, 손석희 JTBC 앵커,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영란법에 반대표를 던진 4명 의원 가운데 한 명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등이 1000건 이상의 의미 있는 연관 언급량을 기록했다.

김무성 대표의 경우 김영란법 관련 발언이 트위터에 회자되면서 자주 언급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김 대표의 말을 인용해 “김무성, ‘3만 원 이상 밥을 못 먹으면 일식집, 중국집 등 식당이 문을 다 닫아야 하고 골프장은 말할 것도 없다. 명절 때 과일 선물이 다 끊기면 과일농사 짓는 사람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며 김영란법 수정을 주장. 그냥 받아먹어라”라는 글을 올리자 500여 회 리트윗됐다.

김영란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이라는 전제를 달고 논리를 편다. 이들은 대체로 법에 위헌 요소가 있고 적용 범위가 너무 넓으며 특히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김무성 대표의 말은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일부 언론들은 백화점, 골프장, 식당가 등을 예로 들며 김영란법이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blue***님은 “김영란법을 놓고 경제신문 중에는 대범하게도 경제에 타격 운운하는 내용을 사설에 싣는다. 부정한 향응, 접대로 먹고살아야하는 경제가 정상인가? 부정부패, 금품수수로 인한 국가적 손실이 얼마나 큰지엔 눈감으면서 말이다”라는 글을 올려 200여 회 리트윗됐다.



2004년 ‘오세훈법’으로 불린 정치자금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도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깨끗한 선거문화라는 명분을 물리치기 어려웠던 정치인들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그들은 미디어를 십분 활용해 ‘오세훈법’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과 소비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부추기면서 음식점, 꽃집 등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해 성매매특별법을 앞두고는 경제 논리가 더욱 강하게 튀어나왔다. 하지만 이들 법 시행 이후 경제적 악영향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김영란법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위헌 요소나 쟁점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를 위해서 논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들이 국가의 미래를 아랑곳하지 않고 법의 정신마저 훼손하려 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많은 금품을 수수하고도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판결을 받은 벤츠 여검사 파동으로 시작됐고, 세월호 참사라는 전무후무한 재난을 일으킨 관피아 척결 문제로 일보 전진한 김영란법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기초 가운데 기초에 해당하는 법률이다. 논쟁을 하더라도 이 거대한 원칙은 잊지 말아야 적어도 참사의 재발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차범근 ‘위장전입’ 양심고백

김영란법과 관련해 최근 SNS 를 타고 가장 많이 퍼진 글 가운데 하나는 ‘차범근의 따뜻한 인생’ 4화 ‘김영란법을 앞둔 나의 결심’이란 글이다. 차범근 전 감독은 이 글에서 “감독을 할 때 선수들한테 선물을 하지 못하게 했던 것은 거래의 느낌이 커서였던 것 같다”면서 “독일에서 10년을 선수로 살았지만 감독님에게 선물을 하지도, 선물을 하는 동료를 본 적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자식 교육을 위해 위법인지도 모르고 결과적으로 위장전입을 한 과거를 반성하고 김영란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각오를 밝혔다. 차 전 감독의 글 중 일부다.

“나는 김영란법이 꼭 필요하다는 것에 크게 공감하고 지지한다. 어떤 직업이 빠지고 들어가야 하며 그 범위를 어디까지 넓혀야 하는지는 법의 본질이 아닐 것이다. 김영란법이 이 사회에 그리고 나에게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있다.”

신동아 2015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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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찬 | 스토리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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