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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역歷/사史/내內/란亂

“황 총리 담화는 다 거짓말 대통령 오류 막도록 도와야”

격돌인터뷰 Ⅰ ‘국정화 반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황 총리 담화는 다 거짓말 대통령 오류 막도록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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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총리가 나서나”


▼ 국정화 찬성론자들은 건국 과정, 토지개혁 등과 관련해 북한은 우호적으로, 남한은 비판적으로 묘사했다고 주장한다.

“사실관계 기술이 잘못됐다고 생각지 않는다.”

▼ 6·25전쟁의 책임 부분을 모호하게 기술한 교과서도 있지 않나. 천안함 사건을 다루지 않은 교과서도 있고.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그는 6·25전쟁과 관련해 ‘북침’과 ‘남침’의 용어 차이를 설명했다.



“학생들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상당수가 ‘북침’이라고 대답했다. 이걸 두고 큰일이라고들 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뭐든지 줄임말로 쓴다. 북침은 북한이 침략했다는 뜻이다. 남침, 북침을 혼동해 답변한 아이들이 있다. 어느 교과서에든 ‘6월 25일 북한군이 전면적 공격을 시작했다’라고 기술돼 있다.”

▼ 일국의 총리가 국민을 상대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는데, 틀렸다는 얘긴가.

“그것도 납득할 수 없다.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행정고시는 교육부 차관의 전결사항이다. 국무회의 심의사항도 아니고, 국회 입법사항도 아니다. 그런데 왜 총리가 나와 그런 연설을 하나. 뭔가 꺼림칙한 게 있으니 그런 것 아니겠나. 총리의 담화문을 다 봤다. 전부 거짓말이다.”

▼ 일고의 가치도 없나.

“그렇다.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10월 31일 여당 대표가 여기(수원) 광교산에 와서 당원 5000명 모아놓고 역사전쟁을 선포했다. ‘보수세력이 힘을 합해 이번 역사전쟁에서 반드시 이기자’고 외쳤다. 아니, 누굴 상대로 전쟁을 하고 누굴 잡겠다는 건가. (교과서 논쟁이) 정치적 목적에 의해 변질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 교과서 집필진의 편향성도 거론된다.

“다 이명박 정부 때 교육부에서 선정한 사람들이다. 검정위원들이 수정을 지시해서 수정까지 했다. 출판사들은 교육부가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책을 팔지 못하니까. 100% 수정했다.”

▼ 저자들이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것 아닌가.

“그건 자신의 글에 대한 수정을 못 받아들이겠다는 항의 표시였다. 하지만 출판사는 다 수정했다. 그래서 지금 교과서에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아버지 美化라고밖에…”


그가 8종 검정교과서의 주체사상 관련 기술을 모아놓은 자료를 내밀었다. 내용을 살펴보니 8종 모두 주체사상을 소개한 후 비판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기술됐다. “주체사상은 반대파를 숙청하는 구실 및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금성 교과서 407쪽), “주체사상을 통치이념으로 확립하였으며, 이는 김일성의 권력 독점과 우상화에 이용되었다”(천재교육 교과서 318쪽), “주체사상은 유일사상으로 체계화되어 북한의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았고, 김일성에 대한 개인숭배가 강화되어 김일성 1인 지배체제가 구축되었다”(비상교육 교과서 386쪽)….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황교안 총리는 ‘일부 지도서에 김일성 헌법 서문이 그대로 소개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서문의 출처는 통일부 북한자료센터다. 책에 출처를 밝혀놓았다. 북한 헌법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설명하려 그대로 인용해놓은 것이다. 아무리 보좌진이 써줬다 해도 공부를 좀 하고 나와야 할 것 아닌가.”

▼ 진보 성향 또는 좌편향 세력이 국사학계에 많이 포진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는 한숨을 내쉰 다음 말을 이었다.)

“김무성 대표 말처럼 역사교사의 90%가 좌파라면 어떻게 박근혜 정부나 이명박 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겠나. 두 분 다 국민의 뜻으로 선출되지 않았나. 사회엔 좌파도 있고 우파도 있기 마련이다. 그걸 다 좌파라고 하는 건 곤란하지 않나.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들이 섭섭해할 얘기다.”

▼ 사관(史觀)의 문제는 있지 않나. 이른바 민중사관 같은.

“사관이 다르더라도 사실에 대한 기술은 같을 수밖에 없다. 다만 다양한 사관을 인정하지 않으면 역사학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다.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는 사관만 인정한다면 그게 뭐가 되겠나. 정치적 목적에 의해 교과서가 바뀐다면 그게 나라인가.”

▼ 어떤 정치적 목적 말인가.

“대통령의 의도는 ‘아버지에 대한 미화’라고 볼 수밖에 없다.”

▼ 개인적 동기가 크다는 뜻인가.

“2017년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다. 거기에 맞춰서라도 아버지 관련 역사를 새로 정리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김무성 대표의 경우 내년에 총선도 있고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도 있으니 역사전쟁을 일으켜 보수세력을 결집하려는 것 같다.”

▼ 국정교과서가 제작돼 일선 학교에 배포되면 교육감으로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국정교과서이니만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교사와 학생들이 안 쓰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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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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