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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이장이냐” 이천 화재 유가족 향한 혐오와 조롱 [댓글사탐]

대통령 안 오니 유가족이 갔다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대통령이 이장이냐” 이천 화재 유가족 향한 혐오와 조롱 [댓글사탐]

  • ※‘댓글사탐’은 ‘댓글의 사실 여부를 탐색하기’의 줄임말로 ‘신동아’ 기사에 달린 댓글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큰 호응을 얻은 댓글, 기자 및 취재원에게 질문하는 댓글, 사실 관계가 잘못된 댓글을 살핍니다.
5월 1일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

5월 1일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

“사건사고마다 대통령이 왜 감../ 재난도 아니고 걍 사고인 것을 요즘 유가족들은 진짜 이해안 감.” 

‘신동아’가 5월 26일 보도한 ‘철저히 잊힌 이천 화재사고 “대통령 빼고 다 다녀갔다”’ 기사에 달린 댓글(네이버 아이디 *ky*****)입니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유가족들의 애달픈 속마음을 담은 기사였지만 누리꾼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결국 유가족으로 보이는 한 누리꾼(네이버 아이디 ikod****)이 해당 누리꾼에게 “유가족이 돼 보고선 이해를 논해. 니가 뭘 안다고 우릴 이해해”라는 답글을 남기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이전에도 악성댓글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5월 5일 합동분향소를 방문할 때 발생한 소란이 보도되면서 이 전 총리 지지자들로 보이는 누리꾼들이 “돈 달라고 그러냐” 등의 댓글을 관련 뉴스에 단 것입니다. 유가족들은 악플러들을 경찰에 고발했으나 유가족을 향한 악플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jo*****는 “지들도 남의 사건에 관심 가지지도 않으면서 막상 지들 차례 오니까 대통령 안 왔다 ㅇㅈ.ㄹ ㅋㅋㅋ 너네들은 안타까워해야 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 빼고 다 왔다간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는 거지”, 네이버 아이디 *im****는 “가면 왜 왔냐고 면박만 줄 거면서ㅎㅎ”라는 댓글을 달며 유가족을 조롱했습니다. 

누리꾼들은 대통령이 합동분향소를 방문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말하며 유가족 측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이 뭐 동네 이장도 아니고(네이버 아이디 **on****)” “민주주의 대통령이라 그런지 지들 친구로 생각하나?(네이버 아이디 **md****)” “국운이 걸린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네이버 아이디 **hn****)” 등의 반응이 대표적 예입니다. 



이들 중에는 여당 지지자가 많았습니다. 유가족을 향한 악플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im****는 이전에도 이천 유가족이 “울분의 대상을 찾아 생떼 부리는 아이들 같다”는 악플을 달았습니다. 유가족들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 사이의 소란을 다룬 기사에서였습니다. 이 누리꾼은 선거 관련 기사에서 재선거를 해 “민주당에게 200석 주자”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사건사고마다 대통령이 왜 가냐는 댓글을 단 누리꾼 *ky*****은 지금껏 2455개의 댓글을 달고 2만8923개의 공감을 받은 헤비 댓글러였습니다. 이 누리꾼은 이전에도 “이낙연 위원장님의 겸손함과 품위 있는 말씀,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언행, 참 신선합니다”라는 댓글을 다는 등 여당 친화적 댓글을 주로 달아 왔습니다.

물론 일부 누리꾼 주장대로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은 여러 업무로 눈코 뜰 새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잠시나마 합동분향소를 방문할 시간조차 없었을까요. 박종필 이천 화재 사고 유가족대책위원회 수석대표는 대통령이 분향소에 와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말 한마디만 해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대통령이 항상 화재 사고 관련 현장을 찾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2017년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의 경우 사고 다음날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아이디 *is5****는 “선거가 끝났잖아요”라는 짧고 굵은 댓글을 남겼습니다.

결국 유가족이 먼저 대통령을 찾았습니다. 합동분향소를 잠시 비우고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것입니다. 이곳에서 유가족들은 “책임! 중대재해 기업 한익스프래스” “이행! ‘노동존중사회’ 약속한 대통령”이라는 두 종류의 피켓을 들었습니다. 이제는 대통령과 당국이 유가족의 외침에 응답할 차례입니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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