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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송기헌 vs 경제통 김완섭, 격전지 원주을 판세는?

[2024 총선_뜨겁다, 뜨거워 선거구 15곳]

  • 이인모 동아일보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24-04-0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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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송기헌(왼쪽). 국민의힘 김완섭. [뉴스1,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왼쪽). 국민의힘 김완섭. [뉴스1, 뉴시스]

    강원 원주을은 여야 단수공천으로 대진표가 일찌감치 확정됐다.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과 고위 관료에서 정치 신인으로 변신한 국민의힘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의 맞대결이다.

    공천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원주을은 두 후보 모두 단수 공천됐음에도 별다른 뒷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두 후보의 존재감이 뛰어나고, 당의 기대감이 크다.

    송 후보의 경우 당내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다. 그에 비해 김 후보는 지역에서 표밭을 다져온 권이중 변호사와 안재윤 국민의힘 약자와의 동행 위원 등 2명의 공천 신청자가 있었다. 그럼에도 부전승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그만큼 체력은 비축했지만 경선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인지도 상승과 붐 조성에선 손해를 본 셈이다.

    현재까지 송 후보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2월 1일 예비후보로 등록한 데 이어 5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2월 15일 단수공천을 확정지었다. 총선 공약도 잇달아 발표하며 기선 잡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3월 10일 선거사무소를 개소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의 닻을 올렸다.

    김 후보는 2023년 12월 공직에서 물러난 뒤 1월 18일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2월 18일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2월 27일에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를 가동했다.



    두 후보의 대결은 관록 대 패기, 법조인 대 경제통의 대결로 요약된다.

    송 후보는 검사와 변호사를 거쳐 2012년 민주통합당 후보로 총선에 나섰지만 당시 새누리당 이강후 후보에게 1585표(2.51%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그러나 4년 뒤 이 후보와의 재대결에서 350표(0.45%포인트) 차이로 깨끗이 설욕했다. 2020년 세 번째 대결에서는 9683표(10.7%포인트) 차로 격차를 벌리면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김 후보는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주로 기재부에서 근무하며 차관까지 올랐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거쳐 윤석열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냈다.

    앞서 윤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강원도지사와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영진 씨의 아들이다. 노태우 정부에서 내무부 차관을 지낸 후 토지개발공사 사장을 거쳐 14대, 15대 재선의원을 지냈다. 특히 원주을은 부친이 15대 국회의원을 한 곳이라는 점에서도 인연이 깊다. 김 후보 부친이 내무부 차관을 지내 이미 ‘부자(父子) 차관’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부자 의원’까지 될지 관심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3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에 임하는 각오와 총선 전략 등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3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에 임하는 각오와 총선 전략 등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강원 최대 격전지 박빙 판세

    원주을은 여야가 공을 들이는 강원 격전지 가운데 하나다. 원주을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강원도 내 2개 선거구 가운데 1곳. 더욱이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강원도에서 송 후보가 연거푸 당선되면서 민주당의 깃발을 확실히 꽂은 곳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수성 의지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원주 지역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2월 26일 상지대에서 정책 콘서트 ‘사람과 미래’를 열기도 했다.

    반면 8년 동안 자리를 내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반드시 탈환하고 싶은 지역이다. 그만큼 중앙당의 관심과 지원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정책 콘서트가 열린 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원주를 방문해 김 후보와 함께 전통시장 등을 다니며 시민들을 만났다. 올 들어 벌써 두 번째 원주 방문이다.

    송 후보는 ‘힘 있는 심부름꾼’을 자처한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30여 년의 법조 경력과 8년의 국회 경험, 그 가운데 공고히 다져진 정치적 힘을 오롯이 원주 발전을 위해 쓰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원주의 미래를 그릴 예산 전문가’임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는 출마 선언 당시 “30년 넘는 공직 생활 동안 많은 원주·강원도 분들이 찾아와 현안 사업을 위한 예산 확보를 요청했고, 함께 노력해 성과도 있었다”며 예산통임을 강조했다.

    원주을은 양쪽 진영 모두 우세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박빙 판세가 유지되고 있다. 송 후보가 현역 프리미엄에다 원주에서 오래 생활하며 지역을 관리해 왔다는 점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김 후보가 참신한 정치 신인임을 앞세우고 부친의 후광까지 더해지면서 만만치 않은 도전자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공천 파동을 심하게 겪으면서 점수가 깎인 점도 변수다. 강원도에서 민주당 3선 의원이 탄생할지, 국민의힘 부자 의원이 탄생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역 정가 한 인사는 “선거가 1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후보가 얼마나 부동층의 마음을 끌어들이냐가 중요하겠지만 원주을은 무엇보다 남은 기간에 여야의 바람이 어떻게 부느냐가 표심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BS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4월 4일 이후) 이전인 3월 22일~24일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강원 원주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에게 100% 무선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응답률은 17.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결과 민주당 송기헌 후보 47%, 국민의힘 김완섭 후보 40%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월 26일 강원 원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박정하 국민의힘 원주갑 후보, 오른쪽은 김완섭 원주을 후보.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월 26일 강원 원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박정하 국민의힘 원주갑 후보, 오른쪽은 김완섭 원주을 후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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