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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60주년 大특집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월드컵 개최, 군사독재, 농업국가 이미지 공존’

  • 백창기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 연구원 pck@aks.ac.kr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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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이 월드컵을 치르고 경제대국이 됐지만 아직도 해외에선 전쟁과 분단의 나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외국 중·고교 역사교과서에선 한국이 중국어 사용 국가로 표시하거나, 농업국가, 북한과 비슷한 수준의 인권탄압국가, 외세의존적 자본주의 체제로 소개되는 경우도 있다. 제대로 알리지 못한 탓이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해외에서 한국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음에도 잘못된 한국관련 정보가 널리 퍼져 있다. 미국 뉴욕 버스의 한국관광 광고.

동양에서는 12간지가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처음 자리에 서는 것을 환갑이라고 한다. 이는 한 주기가 지나고 새로운 시대, 시기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2008년 8월 건국 60년을 맞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대를 열어야 할 지점에 서 있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한 E.H. 카의 역사에 대한 정의를 새삼 떠올리지 않아도 우리가 새 출발과 도약을 위해 과거를 진지하고 겸허한 자세로 돌아보는 일은 필요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시작부터 분단정부라는 태생적 아픔과 한계를 갖고 있지만, 우리는 지난 60년간 사회 모든 분야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발전과 성장을 일궈냈다. 비록 상대적으로 미진한 부분이 있더라도 우리가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이뤄낸 결실에 대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낄 만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개최는 한국을 세계에 새롭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에서 보여준 한국민의 저력은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02년 월드컵 기간 중 우리 국민의 질서의식은 중국 도덕교과서에 ‘한국을 배우자’는 내용으로 실릴 정도로 성숙된 시민의식을 잘 보여줬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만큼 피와 땀으로 일궈낸 성과와 결실에 대해 과연 국제사회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아마도 많은 국민이 국제사회에서도 대한민국의 발전된 위상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과연 그럴까?

막연한 낙관주의에서 벗어나 외국인이 바라보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새로운 발전의 계기로 삼고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건국 60년-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와 전시회를 기획했다.



8월13일 안국동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국제학술회의에서는 외국 교과서와 매체에 나타나는 한국 관련 서술과 이미지의 변화상에 대해 미국 브리검영대 마크 피터슨 교수,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대 세르게이 쿠르바노프 교수 등 6개국 7명의 연구자가 참석해 흥미로운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기조강연은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방치되어 있던 북관대첩비를 발굴한 것으로 유명한 최서면 국제한국연구원장이 맡아 한국이 외국에 알려진 이후 현재까지의 변화상에 대한 총평과 함께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역사 왜곡 심해

흥미로운 것은 국제학술회의와 함께 열리는 ‘외국 교과서 속 한국 이미지’라는 기획전이다. 8월1~12일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 전시에선 1948년 건국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60년을 외국 교과서가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외국 교과서에 기술된 건국 60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대별, 사건별로 나열하고, 특히 한국에 대해 잘못 기술한 부분들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전시할 계획이다.

문제는 외국에서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필자와 동료 김선희 연구원이 2000년 이후 출간된 25개국 460권의 중·고교 사회과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국 역사와 관련된 내용 오류는 무려 332건이나 됐다. 역사와 관련해서는 임나일본부설이나 한사군 등 주로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에서 오류가 많았다.

예컨대 한국사의 출발점인 단군에 대한 내용은 필리핀, 태국, 미국 등 몇몇 전통적 우방국가 교과서에만 나타나는 반면, 남북한 역사학계에서 부정하는 기자조선설(기자동래설)은 여러 외국 교과서에 등장하고 있다. 양적인 면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단군과 고조선은 신화나 전설로 의미를 한정해 설명하고 있지만, 기자조선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필리핀, 대만, 영국, 미국 등 여러 국가의 교과서에 소개된 기자조선설에 따르면, 한국사의 출발은 기자라는 중국인이 가져온 중국문화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 된다. 한국을 중국문화의 아류로 보는 전형적인 외부의 인식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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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기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 연구원 pck@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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