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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동조 음악, 복식호흡…멘털 관리에 유익”

코로나 시대 수능 수험생·가족 ‘마음 방역지침’

  • 김붕년 서울대학교 의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뇌파동조 음악, 복식호흡…멘털 관리에 유익”

  • ● 수험생, 집중 안 되는 시간 활용해 마음 치유와 동기 부여
    ● 학부모,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진지·엄숙 모드 지양해야
올해 7월 전 세계 소아청소년정신건강전문의 1000여 명이 온라인 모임을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처한 학생들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속한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남미, 아프리카에서도 소아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대입 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은 예년에 경험했던 시험 압박감 외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러 불안 요소까지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감염 공포와 외부 활동 제한, 사회적 교류 중단 등은 고립감이나 소외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멘털 관리의 근본 책임자인 가정과 부모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 코로나19 방역조치가 경제 상황을 악화해 스트레스나 우울감, 불안감을 경험하는 부모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날수록 부모의 정신건강은 자녀의 정서와 행동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은 정신적으로 매우 예민하고 피로한 상태다. 지금 당장의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시험장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제대로,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수험생 스스로의 멘털 관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부모의 도움도 절실하다.

■ 수험생은 우선 생활의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수능 시험일이 다가오면 마음이 초조해지고 중요한 학습 내용을 빼먹은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 때문에 학습 시간을 더 늘리려고 하면 수면의 질이 나빠지고, 낮 시간 공부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것을 ‘시험 전 슬럼프’라고 한다. 슬럼프에 빠지지 않으려면 지금까지 매일 지켜온 학습·휴식·수면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런 패턴이 잘 유지되면,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휘둘리지 않을 든든한 방패막이가 돼줄 것이다.

■ 같은 학교, 반 친구들을 경쟁자가 아닌 동료나 전우로 생각한다.

큰 시험이 다가오면 수험생들은 옆에 있는 친구들을 꼭 이겨야 할 경쟁자처럼 여기게 된다. 서로 비교하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으려 애쓰기도 한다. 그럴 때 세상을 넓게 보기 위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반 친구들, 같은 학교 동급생은 경쟁자가 아닌 함께 수고하고 고생하는 친구일 뿐이다. 동병상련하는 친구라고 생각하면 경쟁과 비교심리보다 함께 전투에 나가는 전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친구를 응원할 마음이 생기고,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을 더 좋아하게 된다. 넓게 보는 포용적 마음과 수용적 태도는 스스로를 옭아매는 불안을 줄이고, 급우들과 편한 대화를 나누도록 유도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라.

우선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을 주는 힐링 음악 리스트를 만들어 들어보자. 바이노럴비트(Binaural beats)라는 뇌파동조 음악은 정서 조절과 불안 조절에 도움이 된다. 부드러운 선율이 뇌를 쉬게 하는 데 도움이 되며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긴장을 이환하는 효과가 있다.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개발한 온라인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teenstress.co.kr)에도 실려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힐링에 도움이 된다. 수험생은 될 수 있으면 가사가 없는 연주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 매일 복식호흡을 연습해 볼 것을 권한다.

자율신경계를 의식적으로 조절하도록 도와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흡이다. 복식호흡은 부교감신경을 부드럽게 자극해 심박동수와 혈압을 낮추며,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뇌의 불안감을 덜어준다. 시험이 시작되기 전 1~2분 동안 복식호흡을 하면 불안감이 줄고 주의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들숨은 코로 평소 호흡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들이마시고, 날숨은 입으로 휘파람을 불듯이 천천히 여유롭게 내뱉는 것이 바람직하다.

■ 공부의 집중을 위해 심상(心想)법을 연습해 보자.

심상법은 마음을 치유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데 좋다. 심상법은 마음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연습이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사진(풍경, 동물, 인물 등)을 활용해 이미지를 떠올리는 연습을 한다. 이후에는 사진 없이 이미지를 떠올리면 된다. 행복하고 평화로웠던 순간도 좋고, 아름다운 해변에서 쉬는 자신을 상상해도 좋다. 좀 더 나아가 미래의 긍정적 이미지를 떠올리는 연습을 한다. 좋은 성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해 캠퍼스를 걷는 모습, 배우고 싶었던 강의를 들으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순간 등을 떠올리는 것은 동기를 부여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근이완술을 동반한 보디스캔으로 잠을 잘 자도록 한다.

수험생이 일상의 리듬을 놓치지 않으려면 수면 시간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시험 날짜가 다가오면 뇌의 긴장이 지속되고 생각이 많아져 잠이 오지 않는 괴로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럴 땐 근 이완술을 동반한 바디스캔이 효과적이다. 바디스캔은 머리에서 얼굴-목-몸통-팔-허리-엉덩이-허벅지-종아리-발로 내려가면서 의식적으로 몸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방법으로 복식호흡과 병행한다. 방법을 숙지한 후 침대에 누워 바디스캔을 하면 그 와중에 수면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일련의 멘털 관리 방법을 하루 5~10분 꾸준히 연습해 두면 수능 대비에 유용하다.

■ 학부모,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진지·엄숙 모드 지양해야

부모와 다른 가족도 수험생의 스트레스 조절과 멘털 관리에 도움을 줘야 한다. 무엇보다 아침 식사를 꼭 챙겨야 한다. 이왕이면 자녀가 좋아하는 식단으로 준비해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한다. 수험생은 뇌 활동을 위해 포도당이 꼭 필요하다. 아침 공복은 혈중 포도당을 저하시켜 뇌 활동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대화나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험생을 둔 가정은 집안 분위기를 너무 엄숙하거나 진지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시험에 대한 얘기만 대화의 주제로 삼는 건 금물이다. 수험생이 좋아하는 보드게임, 몸을 쓰는 놀이가 멘털 관리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수험생의 멘털 관리를 잘 하려면 부모 스스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수험생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다 보면 번아웃이 되기 쉽다. 하루 1시간만이라도 부모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게 좋다. 편안한 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듣는 것은 마음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으로 웬만한 강도의 스트레스는 다 이겨낼 만큼의 체력을 키워야 한다. 수능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학부모는 수능을 마친 아이의 상태를 살피며 필요한 지원과 격려, 위로를 해줘야 한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코로나19 시대가 끝나더라도 이후 수반될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유연성을 길러두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들은 몸과 마음이 유연하고 지금도 성장하고 발달하는 과정에 있다. 수능을 거쳐 청소년에서 청년으로 거듭하는 그들이 코로나19라는 재난과 대학입시라는 난제를 잘 풀어내고 한층 성숙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도와야 할 때다.

#수험생건강 #멘털관리 #신동아


김붕년
● 現 서울대학교 의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분과장, 보건복지부 발달장애 중앙지원단장, 서울시교육청 정신건강지원단장
● 소아와 청소년을 위한 온라인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운영
●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세계학회(IACAPAP) 부회장
● 저서 ‘10대 놀라운 뇌 불안한 뇌 아픈 뇌’ ‘아이의 친구 공감력이 답이다’ 등



신동아 2021년 10월호

김붕년 서울대학교 의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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