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수 지음, 나무발전소, 494쪽, 2만3000원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양대 최강국이고, 한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다. 중국의 모순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이유다.
중국에서 ‘현대(모던)’가 시작된 것은 아편전쟁의 결과로 난징조약을 맺은 1842년이다. 이후 외세가 득세하면서 굴욕의 한 세기를 보낸 중국에 1921년 공산당이 창당된다. 50명으로 출발한 이 공산당이 현대의 강대국을 만들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7월 1일 창당 100년을 맞아 “중화민족이 지배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던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괴롭히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2020년에도 2.3%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205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시진핑의 호언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현대 중국은 반동의 이념이던 자본주의를 적극 수용하면서 유례가 없는 중국식 사회주의를 탄생시켰다.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뿐 아니라 역사유물론의 발전 법칙에도 맞지 않는 이런 체제를 중국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고 한다. 이는 덩샤오핑이 내건 하나의 중심, 두 개의 기본점으로 요약된다. 경제성장이라는 하나의 중심을 위해 두 개의 기본점인 개혁·개방을 지향했다. 그럼에도 4가지 기본 원칙은 버리지 않았다. 그것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및 마오쩌둥 사상, 사회주의, 인민민주주의 독재, 공산당 독재다.
중국은 유교 문명이라는 기축 문명을 일군 나라다. 스스로를 보편적인 문명 주체라고 여기고 다른 국가를 열등하게 여겼다. 하지만 기독교 문명에서 발전한 현대 문명에 굴복하면서 한 세기 넘게 혼란을 겪어야 했다. 수백 년 동안 중국의 영향을 받아온 한국도 외세에 굴복해 식민지배와 전쟁까지 겪었다. 갑작스러운 문명 전환 시기를 거친 뒤 양국은 다른 길을 걸었다.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한국은 시장경제 자본주의 사회로 정착했다.
‘현대와 중국’은 ‘모던’이라는 일종의 문명이 어떻게 중국에서 충돌·굴절·변용돼 가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우리가 중국과의 차이를 넘어 공존의 길을 찾을 때 유용한 자료가 될 듯하다. 저자 신봉수 고려대 중국학연구소 연구위원은 베이징대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중국 전문가다.
#중국식사회주의 #G2 #인민민주주의독재 #신동아
그 노래는 왜 금지곡이 되었을까
이영훈 지음, 휴앤스토리, 360쪽, 1만4800원
과거 권위주의 정권은 권력을 풍자했다고, 가사가 삐딱하다고, 심지어 가수가 노래를 너무 못 불렀다고 유행가에 ‘금지’ 딱지를 붙이곤 했다. 이미자, 패티김, 배호, 남진 등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도 ‘금지곡’ 낙인을 피해가지 못했다. 동아일보·채널A 기자 출신 저자가 그 뒷얘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공정위의 인디언 기우제
이상협 지음, 타임라인, 232쪽, 1만5000원
저자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서 일하다 2017년 명예퇴직했다. 그는 공정위가 대기업의 ‘갑질’ 관행을 바로잡고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기관임에도 대기업의 대금 결제 지연과 기술 탈취 등 갖은 ‘갑질 악행’을 바로잡지 못해 수많은 중소기업을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며 실제 사례를 통해 날카롭게 비판한다.
발효 음식 인문학
정혜경 지음 425쪽 헬스레터 3만5000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인 저자는 한국의 장과 전통주, 종가 음식 등을 두루 연구해온 전문가다. 특히 “날 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발효음식에 관심이 많다. 이 책에서 장·김치·젓갈·식해·식초·술 등 ‘신의 선물’로 불리는 한국 발효 음식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AI 한국경영: 국정운영편
박정일 지음, 글마당, 452쪽, 3만3000원
내년이 대선이다. 마침 4차 산업혁명도 다가오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발맞춰 치밀한 설계도를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은 인공지능(AI) 시대 한국을 경영하려는 이를 위한 설명서다. 특히 기본소득과 대별되는 행복소득의 개념과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필자는 삼성SDS Tokyo 소장과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 등을 지낸 기술경제 분야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