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서 평

‘한국인 트렌드’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글: 김경준 딜로이트 상무이사 kyekim@deloitte.com

‘한국인 트렌드’

2/2
이 책의 1부는 ‘우리 사회의 지형도를 바꿀 새로운 흐름들’이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다시 쓰게 만들 큰 흐름들이다. 그 흐름은 소비-생산의 이분법적 구도를 전복하여 능동적 소비 문화를 지향하는 ‘두 손 문화 트렌드’나 세상과의 관계 맺기에서 전통적 인연이 아닌 임의성이 강조되는 ‘임의접속 트렌드’, 동물들이 페로몬(냄새 호르몬)으로 의사를 교환하듯 감성의 페로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문화 소비자 ‘페로몬 공동체 트렌드’ 등이다.

2부는 ‘성공의 꿈과 욕망이 빚은 자본주의적 트렌드’이다. 여기엔 장수가 아닌 젊음을 꿈꾸며 피터팬의 고향 네버랜드로 달리는 네버랜드 러시, 컴퓨터에서 여러 화면을 동시에 띄워놓는 멀티태스킹처럼 두뇌 속에 여러 영역을 동시에 진행하는 새로운 인재상 멀티태스커, 시간을 팔아서 시간을 사는 역설적인 흐름의 교차 등 자본주의적 트렌드들이 위치해 있다.

3부는 ‘오래된 과거를 깨고 나오는 한국인’이다. 할리우드식 일등주의, 충동조절장애 증후군과 불신사회, 금기를 깨고 쾌락하기, 향기로운 남자로 거듭나기 등을 다룬 글들은 이미 존재하는 흐름들이 시대 변화를 맞아 재해석되고 진화해가는 현상을 다룬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자기 일상에 매몰되어, 발 밑을 보며 산다. 나무가 아니라 숲을 보라고 말하지만, 나무만 제대로 보기도 벅차다. 트렌드 분석은 나무가 숲을 이루는 이치를 꼼꼼히 탐색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탐색은 단순한 지적유희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내 삶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내 직업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돈을 벌려면 어떤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인가 등 구체적 삶과 연결시키고, 성공을 위한 메시지를 찾기 위함이다.

‘네버랜드 러시’는 영원히 젊게 살려는 한국인의 트렌드를 말하고 있다. 사람마다 이 부분을 읽는 느낌이 같을 수 없다. ‘맞아, 성공하기 위해서는 젊어 보여야지’하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젊게 보이도록 하는 사업이 될 것 같다. 과연 어떤 게 있을까’라고 반문해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간을 팔아서 시간을 산다’에서는 시간의 역설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갈수록 시간이 없다. 그러니 이제 돈을 주고 시간절약 상품과 서비스를 산다고 하는 역설이다. 이것을 읽고 단순히 시간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간 아껴주기 사업’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차이는 이 트렌드가 주는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진지함에 있다. 단순한 흥밋거리나 화젯거리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직 우리 사회 변화의 주역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변화 속에 기회가 있는 법인데,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성공은 오지 않기 때문이다. 트렌드 분석에서 얻어야 하는 것은 성공의 코드이다. 새로운 변화를 남보다 먼저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과 성공은 가까운 친구이기 때문이다.

10년 전의 나, 10년 후의 나

10년 전 ‘신세대’와 ‘PC통신 혁명’이라는 흐름은 읽어내고 활용하는 사람에 따라 성공의 키워드가 되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2004년 초에 다시 앞으로의 10년을 이야기하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앞으로 10년의 기본적 흐름을 ‘개인화’와 ‘실용주의’라고 읽어냈다. 과거에 ‘세계 1등’ ‘아시아 1등’ 같은 목표들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실제 내게 무슨 도움이 되는 일인지, 아무리 소소한 일이라도 스스로 그 성과를 즐길 수 있는지 자기 규정이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향기로운 남자들이 나타나고, 금기를 깨고 즐거우면 그만이고, 성은 르네상스를 맞는다.

책값이 만만찮지만, 꼼꼼히 읽는다면 책 산 돈이 아깝지만은 않을 것이다.

신동아 2004년 2월호

2/2
글: 김경준 딜로이트 상무이사 kyekim@deloitte.com
목록 닫기

‘한국인 트렌드’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