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호

대한민국 스승상 첫 대상 수상자 조연주 교사

  • 글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사진 / 조연주 교사 제공

    입력2012-06-21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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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스승상 첫 대상 수상자 조연주 교사
    “여기가 제 고향이고 저도 두 아이를 둔 엄마다 보니 그저 엄마의 심정으로 밥 해먹이고,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동안 함께 있어줬을 뿐인데…, 큰 상을 받아 부끄럽네요.”

    조연주(전남 진도 조도고·47) 교사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공동 제정한 ‘대한민국 스승상’의 첫 대상 수상자다. 진도에서 배로 1시간 거리인 작은 섬마을 조도에 조 교사가 부임한 것은 2010년 3월. 그는 부모가 바쁘거나 조손가정에서 자라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3학년 학생들이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거나 굶는 게 안타까워 박봉을 쪼개 김밥을 사다 먹였다. 학교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 그에게 1,2학년 저녁급식까지 맡아달라며 쌀을 사줬다. 허름한 창고를 급식실로 꾸민 그는 그해 4월부터 학생들의 저녁급식을 도맡아왔다. 주말이면 도회지로 나가 자비로 반찬거리를 준비하고 평일 저녁에는 영양사 겸 조리사 노릇을 한 지도 어느덧 2년이 넘었다.

    “이게 제 소명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혼자 하기가 버겁기도 했지만 이제는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설거지도 해주시고 밤늦게까지 있으면 위험하다고 함께 남아 있어요. 아이들도 급식을 시작한 후 밤 12시까지 자기주도학습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고요. 주말에도 나와서 공부할 정도예요. 주말에 제가 나오지 못할 때는 총각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봐주시고 김밥도 만들어 먹이세요.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웃음).”

    총 학생수가 30여 명에 불과한 이 학교에서 지난해 개교 이래 처음으로 김빛나 학생이 서울대(외국어계열 지역균형선발전형)에 합격한 것도 꾸준한 자기주도학습의 결과다. 조도고 학생들은 방과 후 인터넷 강의를 듣고 스스로 세운 학습 계획에 맞춰 공부한다. 또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홀몸노인의 말벗이 돼주는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이 같은 풍토를 일군 조 교사는 “내가 한 일은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방법이 뭔지 함께 고민한 것일 뿐 실질적인 성과는 아이들의 자발적인 노력의 산물”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이제 내가 떠나도 저녁급식을 맡아줄 후원자가 생겨 걱정이 없다”며 “더불어 사는 삶의 즐거움을 배우고 자기주도학습으로 공부하는 기쁨을 맛본 우리 아이들이 만들어갈 세상은 참으로 따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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