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트로트가요제 대상 수상이 터닝 포인트
메들리앨범 때문에 성형한 줄 알아
‘천태만상’ ‘꽃길’ ‘손님온다’…히트곡은 자부심
“빅뱅 대성과 듀엣곡 불러보고파”
“대학교에 진학해 재미삼아 출연한 대학생트로트가요제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천태만상’부터 ‘꽃길’ ‘손님온다’ 등 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트로트 가수 윤수현은 어쩌다 가수의 길로 들어섰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당시 대학생트로트가요제는 젊은 트로트요정 장윤정의 인기에 힘입어 가수 등용문으로 인기를 끌었다. 윤수현은 2007년 mbc 대학생 트로트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고, 이듬해인 2008년엔 전국노래자랑 경기 의정부시 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지만 바로 가수로 데뷔할 기회를 마다하고 다른 직업에 도전을 거듭했다.
트로트가수 겸 라디오 DJ 윤수현이 유튜브 매거진동아 채널과 네이버TV 신동아 채널의 고정 시리즈 ‘김지영의 트롯토피아’에 출연해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속내를 털어놨다. [지호영 기자]
숱한 도전 끝에 찾은 천직
“대학에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곤 했지만 다른 일도 경험해보 고 싶었어요. 그래야 스스로 가수가 될 만한 실력과 절실한 의지가 있는지를 확신할 수 있다고 여겼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강사로, 병원에서 전공(보건학)을 살린 사무직으로 일했다. 채널A 아나운서 모집 공고를 보고 시험에 응시해 카메라면접 단계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카메라면접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유는 이렇다.
“카메라테스트를 받아야 하는 날 현 소속사에서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지금 소속사는 당시 장윤정, 박현빈 선배님을 키운 연예기획사로 명망이 높았어요. 이런 곳에 들어갈 실력이 안 되면 트로트 가수로서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너무도 가고 싶던 기획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었죠.”
소속사에 들어가면 바로 가수가 될 줄 알았지만 그러기 위해선 통과해야 할 관문이 있었다. 목소리만 녹음한 메들리앨범으로 음반시장에서 대중성과 스타성을 인정받아야 했다. 윤수현은 다른 가수가 앨범재킷을 장식하고 자신이 부른 노래가 담긴 음반으로 좋은 반응을 얻어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어요. 너무나도 기뻤죠. 그런데 앨범재킷의 얼굴과 제 얼굴이 다르니까 어떤 분은 제가 성형수술을 한 줄 알더라고요. 하하.”
‘천태만상’ ‘꽃길’ ‘손님온다’…히트곡은 자부심
2014년 3월 정규앨범 1집을 내고 데뷔의 꿈을 이뤘다. 타이틀곡보다 수록곡 중에서도 그의 가장 기대치가 낮았던 ‘천태만상’이라는 곡이 큰 사랑을 받았다. 재미있는 가사와 흥겨운 멜로디가 주효했다. 이 노래는 나중에 중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차트 역주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데뷔하고 얼마 후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을 응원하기 위해 박현빈과 함께 부른 듀엣곡 ‘한판붙자’도 화제가 됐다. 이후에 발표한 ‘손님온다’ ‘꽃길’ 등 여러 곡이 인기를 끌었다.트로트 가수치고는 비교적 탄탄대로를 달려왔지만 힘든 시절도 있었다. 1집을 중국어판으로 내고 중국에 진출하려고 했으나 사드 사태로 계획이 무산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설 수 있는 무대가 줄어들고 회사 사정이 전 같지 않아 본의 아니게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다. 그럴 때 마음을 다잡아주는 인생 좌우명이 있는지 묻자 매일 자는 침대 오른쪽에 있는 칠판에 써놓은 문구를 떠올렸다.
“고등학교 때부터 있던 칠판인데 거기 마음에 새기면 좋은 문구를 써놨어요. 포기하지 말자, 오늘도 알차게 보내자, 내 라이벌은 어제의 나다. 링컨의 명언인 ‘나는 천천히 걷지만 절대 뒤로 걷지 않는다’는 말도 좋아해요. 그렇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나날이 발전하고자 노력해요.”
‘수현세상’은 든든한 버팀목, 늘 고마운 존재
그는 2022년 2월부터 SBS 러브FM ‘윤수현의 천태만상’ 진행자로도 활약하며 ‘윤차장’이라는 애칭으로 사랑받고 있다. 프로그램의 인기 덕에 SBS 연예대상 라디오DJ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는팬덤 ‘수현세상’을 향한 무한애정을 드러냈다.“팬들을 생각하면 절로 힘이 나요. 언제 어디서든 저를 든든하게 지지해 주는 버팀목이죠. 그분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마음이에요. 건강한 에너지와 좋은 노래로 보답하려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듀엣곡’을 불러보고 싶은 가수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빅뱅 대성을 떠올렸다. 대성의 오랜 팬이고 대성이 트로트풍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긍정의 힘으로 매일, 매순간을 활기차게 보내는 윤수현의 자세한 인터뷰는 유튜브 매거진동아 채널과 네이버TV 신동아 채널의 고정 시리즈 ‘김지영의 트롯토피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가 ‘트롯토피아 즉석노래방’ 코너에서 라이브로 선보인 ‘손님온다’도 놓치지 마시길.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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