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유승민·홍준표계+호남권, 초대형 캠프
장제원, 권성동 중 尹 장자방은 누구
청년 장예찬 등 실력파 팀장들 靑 입성 관측
다양한 계파 섞이다 보니 내부 잡음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열린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동아DB]
그러나 뿌리 깊은 ‘반문(反文)의 구심점’인 만큼 바람이 그치면 빛을 발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연구소장은 9월 14일 뉴시스와 전화인터뷰에서 “민주당이나 진보 성향 지지층에서 윤 후보를 위협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홍준표 후보를 역선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캠프는 야권 대선후보 선거캠프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캠프에 참여한 인사만 200여 명에 달한다. 국민캠프 관계자는 “(캠프 내에) 유능한 분이 많아 최근 불거진 의혹(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대응 전략도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캠프 좌장 역할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맡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친 ‘경제통’인 그는 국민캠프 ‘영입 1호’ 인사로 캠프에서 정책총괄간사를 맡고 있다. 앞서 5월부터는 오세훈 서울시의 중장기 정책을 세우는 ‘서울비전 2030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다. 그런 그를 윤 전 총장이 삼고초려 해 영입했다는 후문이다.
삼고초려 해가며 참모진 구성
캠프의 정책을 담당하는 핵심 참모지만, 윤 전 총장이 당선한 후 그의 행보는 오리무중이다. 캠프에 합류할 때 윤 전 총장에게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 공언한 데다 최근 ‘시사저널’과 인터뷰하면서 “추후 어떤 자리도 맡지 않는 사람이라야 객관적인 관점에서 후보에게 조언할 수 있다”고 선언했기 때문.이 전 실장과 함께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상임경제특보를 맡은 나성린 전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의 경제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과 국방부 차관 출신의 백승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대북·외교안보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위원과 외교부 2차관을 지냈다. 윤 전 총장과는 초등학교(서울 대광초) 동창이다. 백 전 의원은 한국국방연구원과 국방부 재직 시절 등 30년 넘게 대북 전략을 짠 ‘북한통’으로 최근 참모총장 출신 군 장성들이 대거 윤 전 총장 지지를 선언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캠프, 진짜 비서실장은 누구?
장제원 ‘국민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이 9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동아DB]
캠프 실무 전반을 맡은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자리는 현역 야권 중진 의원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3선·부산 사상)이 맡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의원은 국회를 출입하는 언론사 정치부 기자의 면면을 거의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언론계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비서실장 역할뿐만 아니라 대언론 공보 기능까지 갖춘 참모”라고 평가했다.
장 의원과 함께 캠프 내 실무의 또 한 축은 국민의힘 경남도당위원장 출신의 윤한홍 의원(재선·경남 창원 마산회원)이다. 윤 의원은 캠프 총괄부실장으로 합류했는데, 대통령인사비서관과 행정자치비서관, 경남 행정부지사 등을 지낸 행정통이다. 신지호 전 의원도 종합상황실 정무실장이란 중책을 맡아 적극 활약했으나 최근 ‘당대표 탄핵 발언 사과’ 파문으로 ‘로키 행보’를 하고 있다는 평이다.
윤석열의 장자방
8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하반기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정 의원은 당내 친윤 좌장 역할을 하고 있다. [동아DB]
그러나 장 의원의 경우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국면에서 최전선에 나섰지만 윤 전 총장이 8월 23일 이준석 대표와 신경전을 마무리하면서 종합상황실 실무진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이 대표가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경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분란과 다소간의 오해가 발생했던 지점에 대해 겸허하게 국민과 당원께 진심을 담아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대선후보들에게 사과하면서 윤 전 총장과의 신경전은 일단락됐다. 따라서 장 의원 외에 진짜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인물이 따로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후에도 장 의원과 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이 대표를 더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폈으나 윤 전 총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윤 전 총장의 ‘장자방’은 누구일까. 일각에서는 캠프 내 직위와는 무관하게 친소 관계로 찾아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가장 유력한 장자방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4선·강원 강릉)과 정진석 의원(5선·충남 공주·부여·청양). 두 의원은 6월 29일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때에도 후보자 양 옆에 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권 의원은 검사 출신(사법고시 27회) 국회의원으로, 윤 전 총장(사법고시 33회)의 법조계 선배지만 1960년생 동갑내기다. 그는 윤 전 총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윤 전 총장의 외가가 강릉이고, 권 의원도 강릉 출생으로 오랜 죽마고우”라고 밝힌 바 있다.
권 의원은 캠프에서 직함은 없지만 캠프 내 ‘쓴소리 특보’를 자임한다. 윤 전 총장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라는 이야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캠프 구성 전에도 윤 전 총장은 종종 권 의원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고 들었다. 지금도 정책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권 의원과 주로 상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충청 대망론의 주인공’으로 만든 사람이다. 현재 당내 최다선인 그는 국민의힘 내에서 ‘친윤(親尹) 좌장’ 역할을 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당선하면 정 의원이 국무총리 자리에 앉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법조 출입기자 시절 윤 전 총장과 인연이 된 이상록 대변인과 청와대 전 행정관 출신으로 인천시 대변인 출신의 우승봉 공보팀장은 윤 전 총장을 초기부터 보좌한 핵심 참모. 캠프 구성 때부터 호흡을 맞춘 이들은 윤 전 총장이 청와대에 입성하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1호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양한 인사 합류, 내부에서도 계파 형성
캠프가 막 꾸려지기 시작하던 초창기에는 캠프 구성원 다수가 김종인계 인물이었다. 대변인을 맡은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윤희석 전 대변인,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 등이 김종인계 인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캠프가 꾸려진 지 한 달여가 지나자 캠프를 구성하는 인원들의 출신 성분이 다양해졌다.장제원 의원과 윤한홍 의원은 캠프 합류 전에는 대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2017년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을 맡아 ‘홍준표 체제’의 핵심 당직자로 활동했고, 윤 의원은 2017년 대선에서 홍 의원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친홍(親洪)’ 인사였다.
최근에는 유승민계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이혜훈 전 의원과 정무특보를 맡고 있는 이학재 전 의원, 국민공감팀장을 맡은 이지현 전 서울시의원 등이다. 특히 이 전 시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었다. 야권 관계자는 “(이들이) 과거에 비해 유 전 의원과 소원해진 측면도 있으나, 당선 가능성이나 이후 정치 행보 등을 고려해 국민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호남 지역 인사들도 국민캠프에 합류, 독자적인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김경진 전 의원, 송기석 전 의원, 유종필 전 서울관악구청장이 캠프 내 대표적인 호남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 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측근이었던 김경진 전 의원은 7월 25일 대외협력특보를 맡아 국민캠프에 합류했다. 김 전 의원의 의원 시절 지역구는 광주 북구을. 캠프 내부에서는 대선 이후 김 전 의원이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양한 계파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캠프 내부에서도 충돌이 발생하는 등 잡음도 나오고 있다. 국민캠프 관계자는 “중진 의원들이 캠프에 합류하면서 함께 데려온 보좌진을 팀장 등 직급을 주면서 기존 초창기 캠프 인사들의 불만이 팽배해졌다”며 “일부 인사들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등 잡음도 잇따랐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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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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