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에 대한 꿈만 있다
그녀가 사라지자
그녀의 윤곽만 남는 것처럼
발가락을 모으고
볕꿈을 꾼다
- 이곳은 물의 나라라오
내 목소리는 모두 젖어버렸소
거품으로밖에 말할 수 없는
문 너머
그녀가 벗어두고 간 당초무늬 치마가
바람에 널려 있다
내가 씹어 그녀의 몸속에 뱉은
손톱 모양의 배꼽이
둥실 떠올라 있다
- 이곳은 숨 없는 곳이라오
사라진 입술을 읽는 긴 계절이
창문 밖으로 온다
피자마자 늙어버린 꽃의 방이
마당 그늘마다 온다
내가 접어 날린 나비의 날개가
뚝, 뚝 끊어져
흰 여름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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