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미술관](https://dimg.donga.com/egc/CDB/SHINDONGA/Article/20/12/01/20/201201200500028_6.jpg)
북한산 자락, 비탈면에 걸터앉은 유리벽 집은 아닌 게 아니라 아름답다. 건물에 들어서면 큰 창이 빛을 모아 자연광만으로도 눈이 부시다. 본관 불각재(不刻齋) 앞 소담한 정원과 별관 중정의 측백나무 뜰, 하늘을 담아내는 거울 연못과 돌다리가 놓인 작은 개울이 곳곳의 창을 통해 내다보인다.
불각재 공간은 깊다. 경사진 지형 위에 건물을 올린 탓에 안으로 안으로 이어진다. 천장은 공유하면서 내부 공간만 분리해 제1 전시실에 서면 한 층 아래 제3 전시실, 또 그 아래 제4 전시실까지 3단계 공간이 들여다보인다. 이곳에서 사미루로 건너가는 길은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구름다리다. 복도 한쪽에는 정원으로 이어지는 유리문도 마련돼 있다. 본관과 별관과 정원, 불각재와 사미루와 야외 전시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한 공간에서 또 다른 공간으로 옮겨 다니는 재미가 색다르다.
이곳은 한국 근대 조각의 선구자로 꼽히는 고 김종영 작가를 기념하는 공간. 2002년 타계 20주년을 기념해 유족과 제자들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조각 전문 갤러리로, 김종영 작가의 작업과 더불어 신진·중견 조각가의 작품을 연중 전시한다. 권한나(30) 학예연구사는 “조각의 매력은 공간과 조명,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풍긴다는 점”이라며 “우리 미술관은 설계 단계부터 조각 전시를 염두에 두고 벽의 변형 등 재미있는 공간 구성을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김종영미술관](https://dimg.donga.com/egc/CDB/SHINDONGA/Article/20/12/01/20/201201200500028_2.jpg)
작가는 심지어 자신의 작품에 제목도 달지 않았다. 불각재에서 진행 중인 김종영 특별전 ‘곡선(曲線)’의 전시작 앞에는 그의 사후 제자들이 연도별로 분류해 정리한 ‘Work78-14’ 따위의 고유 번호가 붙어 있다.
![김종영미술관](https://dimg.donga.com/egc/CDB/SHINDONGA/Article/20/12/01/20/201201200500028_4.jpg)
●위치 서울 종로구 평창동 453-2
●운영시간 3~10월 : 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11~2월 : 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월요일 휴관)
●문의 02-3217-6483
![김종영미술관](https://dimg.donga.com/egc/CDB/SHINDONGA/Article/20/12/01/20/201201200500028_3.jpg)
2 경사진 언덕에 기대앉듯 자리 잡은 김종영미술관 전경. 큰 창 너머로 북한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 카페는 평창동 명소로 손꼽힌다.
3 잘 가꾼 정원과 조각이 어우러져 색다른 볼거리를 주는 불각재 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