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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두루미 날갯짓에 녹색관광 메카로 부상한 ‘순천’

흑두루미 날갯짓에 녹색관광 메카로 부상한 ‘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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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인심이 살아있고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한 생태의 보고 순천이 에코투어(녹색관광)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을 찾은 관광객들은 흑두루미가 날고 짱뚱어가 뛰는 생태수도 순천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다.
흑두루미 날갯짓에 녹색관광 메카로 부상한 ‘순천’
2월9일 전남 순천시 해룡면 용산전망대. 전망대에 서자 실안개가 피어 오르는 순천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갯벌 가운데 동천 강물과 남해 바닷물이 만나 길게 S자를 그려낸 물길이 이채롭다. 때 묻지 않은 2800㏊(약 840만평)의 드넓은 갯벌과 4㎞ 길이의 갈대밭이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다. 순천만에는 간척지(논)와 염전, 갯마을, 낮은 구릉이 흩어져 있다. 드넓은 갯벌과 나지막한 산이 함께하는 경관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순천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겨울의 진객 흑두루미

순천만 중앙에 있는 들녘 대대들에는 큰 새들이 무리 지어 있었다. 순천만의 귀한 손님(진객·珍客)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다. 흑두루미는 학이라고 불리는 두루미 5개종 가운데 하나다. 흑두루미는 몸짓이 크고 화려하며 우아하다. 러시아 시베리아와 우수리강, 아무르강에서 번식하고 한국, 일본에서 겨울을 난다.

흑두루미는 순천만 철새 도래지를 찾는 철새 가운데 우두머리 노릇을 한다. 키는 1m, 양 날개를 편 길이가 2m 정도로 순천만 철새들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크다. 흑두루미는 논에 흩어진 낟알을 쪼아 먹거나 갯벌에서 조개, 짱뚱어를 잡아먹는다. 간혹 순천만에 독수리가 나타나지만 의외로 철새들은 평온하다. 덩치 큰 흑두루미 무리 아래서 평화가 지켜진다. 또 순천만 독수리나 큰말똥가리, 쇠황조롱이는 동물 사체를 먹고, 노랑부리저어새는 물고기를, 개리는 갈대 뿌리를 먹고 산다. 각자의 먹이사슬이 다르다.

김인철 순천시 철새담당은 “흑두루미가 순천만 철새들의 공존 공간의 꼭대기에 있다”며 “간혹 나타나는 독수리조차 흑두루미가 만들어놓은 평화를 깨지 못한다”고 말했다. 흑두루미는 또 철새들의 쉼터이자 식량창고인 순천만의 논이나 갯벌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생태 다양성의 기준이 되고 있다.



철새 낙원 된 순천만

흑두루미 가족이 순천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때는 1996년 11월16일. 당시 순천만에서 겨울을 지낸 흑두루미는 모두 59마리였다. 올해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는 모두 440마리로 14년 만에 7.4배가량 늘어났다. 특히 올해에는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 11마리와 천연기념물 405호인 검은목두루미 5마리도 함께 왔다. 이로써 순천만을 찾은 두루미는 3개종 456마리에 달하고 있다.

순천만은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이즈미(出水)시에 이어 세계 두 번째 흑두루미 서식처다. 김진한 국립생물자원관 조류연구담당은 “순천에서 편안하게 겨울을 보낸 흑두루미들이 친구들을 계속 데려오고 있다”며 “흑두루미 북방한계선인 순천만은 5년 안에 흑두루미 1000마리가 겨울을 나는 철새 낙원이 될 것”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관은 “일본 이즈미시에는 너무 많은 흑두루미가 몰리고 있다”며 “순천만이 적정한 흑두루미 개체수를 유지하는,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서식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흑두루미 이외에 희귀 철새들까지 순천만을 찾아오면서 이제 순천만은 명실상부한 철새 낙원이 되고 있다. 노랑부리저어새, 개리 등 순천만에서 겨울을 나는 희귀철새는 2007년 6종 400마리에서 올해에는 16종 900마리로 증가했다. 올해 순천만은 철새 85종 1만800여 마리가 월동을 할 정도로 새들의 천국이 됐다.

전봇대 뽑기 프로젝트

세계 5대 연안습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순천만은 2006년 1월 국내 연안(갯벌)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습지보호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등록됐다. 순천시와 시민들은 이를 계기로 순천만의 자연을 더욱 풍요롭게 살리기 위한 친환경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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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peneye09@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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