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봉 1억원 이상이라야 가입할 수 있는 MDRT회원들은 ‘설계사 중의 설계사’로 불린다.
이들은 연봉 1억원 이상의 설계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백만불 원탁회의(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회원들이다. 국내 생명보험 설계사 14만4000여 명 가운데 MDRT 회원은 2200명에 불과하다. 상위 1%대에 드는 프로 세일즈맨들인 만큼 이들은 설계사 중의 설계사, 프로 설계사의 꽃으로 통한다. 이 자리에 한 번 오르는 것 자체가 대단한 영광이기 때문에 설계사라면 누구나 MDRT 입성을 꿈꾼다.
‘재정 컨설턴트’로 불러주세요

한국MDRT 한상철 회장
한국에서도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설계사들이 속속 탄생하면서 지난 2000년 한국MDRT가 출범했다. 황훈선 푸르덴셜생명 재정 컨설턴트가 초대 회장을 맡았고, 올해 9월 한상철(ING생명) 회장을 주축으로 한 2기 임원진이 출범했다. 이들의 목표는 MDRT를 최고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 ‘MDRT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면 확실히 뭔가 다르다’는 말을 듣기 위해 뛰고 있다.
아무나 MDRT 회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간 수입이 미화 6만5000달러, 보험료 실적은 1억5000만원에 달해야 한다. 이같은 실적이 뒷받침되더라도 고객과의 분쟁이 단 1건이라도 발생하면 회원이 될 수 없다.
MDRT는 회원들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세미나 개최, 정보 교류, 성공 노하우 공유 등을 목적으로 삼는다. 또한 불우이웃 돕기, 자선단체 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땀 흘려 일하고 봉사하는 직업인 정신을 실천한다.
MDRT들은 ‘생활설계사’라는 흔한 명칭을 거부한다. 그 대신 전문적 금융지식으로 무장한 ‘재정 컨설턴트’로 자부한다. 과거의 ‘보험 아줌마’와는 분명하게 차별화하고 있다.
MDRT는 보험상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친화력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인맥에 의한 상품판매보다는 철저한 재정설계를 통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활동한다.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노트북 컴퓨터와 PDA, 디지털 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고객을 위한 최적의 재정설계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고객의 경조사를 빠짐없이 챙기며, 고객이 어려운 일에 처하면 즉시 보험금을 들고 달려간다. MDRT 회원들은 한국 보험산업의 선진화와 국제화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에 차 있다.
이들은 어떤 성공 노하우로 정상의 자리에 올랐을까.
한국MDRT 한상철 회장은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미국 보험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계기가 돼 ‘보험인생’을 시작했다. 한씨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영업직에 큰 매력을 느껴 보험업을 택했다”며 “내가 일한 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직업은 아름답다”고 했다.
그는 1996년 ING생명에 입사, 이듬해에 MDRT 대열에 합류한 뒤 지금까지 6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ING생명 연도대상 금상을 세 차례 수상했고, 2001년에는 MDRT의 6배 업적을 달성해 TOT(Top of the Table) 회원이 됐다. 지난해에도 COT(Court of the Table·MDRT의 3배 업적 달성) 회원에 올랐다. 1999년에는 재정 컨설턴트 부문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한씨의 ‘주무기’는 누구를 만나도 술술 대화를 풀어나가는 말솜씨와 ‘순박한 인상’. 고객을 편안하게 만들면서도 그들이 갑갑해하는 부분을 정확히 진단해주는 ‘개인 주치의’를 자처한다.
무역회사에 다니던 한씨는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다 ‘연봉 1억원에 도전하라’는 ING생명 재정설계사 모집광고를 보고 도전해 1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주변에서는 “6개월 이상 못버틸 것”이라며 싸늘한 눈길을 보냈지만, 갓 태어난 딸 앞에서 “성공한 아빠가 되겠다”고 맹세하며 이를 악물었다.
그는 “무엇보다 초기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여기에서 좌절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강한 신념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