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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증시 폭락의 교훈

미래에셋, ‘발본색원’ 흥분 앞서 ‘과유불급’ 반성을!

11월 증시 폭락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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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시장 ‘백전불패’ 신화의 주인공에서 주식분석 전문가로 돌아선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이번 호부터 증시 주변의 다종다양한 얘깃거리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올바른 주식투자를 위한 유익한 ‘교육자료’가 될 것이다. 그 첫 순서로 지난 11월의 증시 폭락과 ‘미래에셋 파동’이 그의 ‘뒷담화’ 도마에 올랐다. 당시 폭락의 주요인 중 하나는 미래에셋과 관련한 루머. 불순한 루머의 진원지는 반드시 찾아 처벌해야 하지만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도 잘한 게 없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11월 증시 폭락의 교훈
2007년 11월은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에게 꽤 여러 가지 ‘뒷담화’ 거리를 제공한 달이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의 장기 상승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거의 경험하지 못했던 아찔한 ‘변동성’은 단연 압권이었다. 물론 지난 8월에도 주가지수 2000포인트에서 시장이 수직하락하면서 1700선이 무너지는 일이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실제로 체감한 하락강도는 별로 크지 않았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하던 소위 ‘시장 주도주’의 하락폭이 그리 크지 않은 상황에서 여타 소외종목군의 하락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 국내 펀드 가입자의 수익률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11월의 조정은 달랐다. 조정의 칼날이 번뜩인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칼끝은 개미의 심장을 정조준했고, 칼날에 반사된 태양광은 시야를 순간적으로 사라지게 할 만큼 강렬했다. 지수 1800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지긴 했으나 조정 후에 신속히 반등함으로써 실제 지수가 1800을 하회한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다. 8월처럼 1700 선을 무너뜨린 것도 아니었다. 조정의 크기와 강도, 그리고 기간 모두 어느 면으로 보나 감내할 만한 수준이었다.

문제는 시장의 ‘체감지수’였다. 그동안 시장을 이끈 중국 관련주들이 대거 하락하고 시장에서 소외되어온 통신주와 전기전자 업종이 급반등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지수 하락은 희석된 셈이지만, 실제 투자자의 손실, 특히 펀드 가입자의 단기 손실은 8월과는 달리 그야말로 섬뜩한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라는 한 운용사의 펀드 규모가 시장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서면서 그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된 점을 지목할 수 있다. “미래에셋의 운용방식이 매우 공격적인 방식을 띠고 있어 수익률이 높을 때는 시장 전체 수익률을 상회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생각지도 못한 시장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증시 주변의 걱정이 시기 어린 기우만은 아니었음이 부분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그 점에서 2007년으로 출범 10년째를 맞은 미래에셋은 좋든 싫든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루머 아닌 루머’



공교롭게도 미래에셋이 최근 들어 선보인 ‘인사이트 펀드’가 단기간에 4조원이 넘는 엄청난 자금을 끌어모은 시점과 조정시점이 맞물리면서 시장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수 하락의 이유를 미래에셋에서 찾으려는 쪽은 “미래에셋의 인사이트 펀드가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를 부추긴다”고 주장했고, 이와 함께 그동안 미래에셋이 돈의 힘으로 특정 업종을 밀어올렸다는 ‘음해 아닌 음해’들도 서서히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미래에셋 펀드매니저의 선행매매 의혹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름을 부었다. 메신저를 타고 돌아다니던 정체불명의 루머가 순식간에 시장에 퍼지더니, 곧이어 펀드매니저의 실명과 부당이익 규모까지 상세하게 알려졌다. ‘설(說) 아닌 설’은 어느새 기정사실화했다. 여기에 금융감독기관의 조사 착수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설’은 어느덧 ‘팩트’로 둔갑했다.

선행매매란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펀드로 주식을 사기 전에 자신이 보유한 차명계좌나 관계인들의 계좌를 통해 먼저 주식을 매집하는 행태를 말한다. 만약 이런 선행매매가 사실이라면 미래에셋이 가진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 펀드매니저는 대단한 부당이익을 올릴 수 있을 터. 하지만 이런 유의 의혹은 늘 있어왔다. 도시계획 담당자는 차명으로 미리 땅을 사뒀을 것이라는 부동산시장의 의심처럼 주식시장에서도 펀드매니저의 선행매매 의혹은 흔히 있는 ‘루머 아닌 루머’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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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의사, 안동신세계병원장 donodonsu@naver.com
연재

‘시골의사’박경철의 증시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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