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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세종증권 인수 승인… “농림부 오히려 대처 잘했다”농·수협, 직불금 방만… “제도적으로 확실히 막겠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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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승인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왜죠?

“그러다 그해(2005년) 12월 농협이 농림부가 요구한 보완대책을 가지고 들어온 겁니다. 승인을 해줄 수밖에요. 더도 덜도 없어요. 저는 농림부 실무진이 ‘승인을 받으려면 이것부터 해결하라’고 요구해서 문제를 해결한 건 잘했다고 생각해요.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승인과 관련된 농림부 로비설은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농협, 추상적 개혁은 없다”

12월4일 새벽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가락동 가락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농협 간부라는 사람들이 농민들은 다 죽어가는데 정치 한다고 왔다갔다하면서 이권에나 개입하고 있다”며 농협에 대한 강력한 개혁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이 가리킨 인물은 바로 지난 10여 년간 농협의 ‘신(神)’으로 군림했던 정대근 전 농협회장(수감 중)과 그의 비자금을 관리했던 남경우 농협축산경제 대표(수감 중).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과정에서 세종캐피탈로부터 50억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정 전 회장은 9년 넘게 회장직에 머무르며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했다.

그동안 농식품부는 농협에 대한 개혁작업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위로 끝났다. 그들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했다. 최근 농식품부는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농협개혁위원회(위원장 김완배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를 만들고 개혁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부터 위원회가 농협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현실. 김완배 위원장은 언론에 농협의 대규모 인력감축안과 기구감축에 대한 내용이 흘러나오자 “위원회가 인력 감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난센스다”라고 밝혔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 대통령도 농협의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했는데요. 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차관이 거기 공동위원장인데요. 가능하면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순수 민간개혁위원회로 운영하고 싶어 그랬습니다. 이 개혁위원회는 정책 집행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 구조조정이나 인력감축을 할 수는 없죠. 다만 제3자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농협을 농민에게 돌려줄 수 있는가, 정말 제대로 된 협동조합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연말까지 개정안이 나오면 2월 임시국회에 제출하려고 합니다.”

“지배구조 실질적으로 바꾼다”

▼ 그럼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것인가요.

“농협이 자체적으로 쇄신해야 할 부분이 있을 거예요. 또 정부가 할 부분이 있으면 해야죠. 위원회가 계획을 세우면 집행은 정부와 농협이 하면 됩니다. 하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번엔 절대 추상적으로 (개혁을)하지 않을 거란 사실이죠.”

▼ 장관께서 농정국장 시절이던 2005년에도 농협법 개정이 있은 것으로 아는데, 그때 반발이 심했죠.

“제가 그때 담당 국장이었죠. 어려운 환경에서 그래도 상당히 잘 해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 아시겠지만 그때 수많은 기자가 보는 앞에서 정대근 전 회장에게 삿대질당하고 심한 욕설도 들었어요. 그런데도 저희는 법안을 거의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번 사건도 어떻게 보면 정대근 전 회장의 독특한 성격 때문에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그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만든 지배구조이지요. 농협 회장의 권한이 막강해요. 제대로 된 사람이 그 자리에 앉으면 오히려 더 잘할 수 있지만 조금만 잘못되면 일이 이렇게 흐트러질 수 있죠. 따라서 이런 지배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2005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지만, 우린 농협의 기능을 약화시키려 는 게 아니에요. 좀 더 강한 농협을 만들고, 농정 집행의 좋은 파트너가 돼보자는 거지요. 예를 들어 증권사를 인수한다 칩시다. 운용을 잘못해 적자가 나면 농민에게 갈 수익이 못 가죠. 그런 거는 제한을 하자는 겁니다. 그렇지만 농협이 농민을 위해 하는 활동에 대해선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도록 바꾸자는 거거든요. 제가 보니까 농협의 일선 간부와 일반직원, 그리고 농민들은 모두 농협의 개혁을 원하고 있습니다. 농협의 일부 상위 간부진은 조직 논리에 조금 편향돼 있는 거 같아요. 그런 게 이번에 바꿔지리라고 봅니다.”

▼ 현 농협 회장도 대통령과 고교 선후배 사이입니다. 노조의 반대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잘 될까요?

“문제는 조직 이기주의인데요. 굉장히 팽배해져 있습니다. 서로 양보해야죠. 저는 이번 농협개혁을 둘러싸고 만나야 할 사람은 모두 만나 의견을 들으려 합니다. 노조가 반대하면 왜 반대하는지 토론해야죠. 무엇보다 회장이 지배하게 돼 있는 농협 구조가 실질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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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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