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12월8일 농협중앙회는 서울 은평구 구산동 서울시립 ‘평화로운 집’에서 최원병 회장(맨 왼쪽) 및 전 임직원이 참여해 농협 가족 자원봉사 캠페인을 벌였다.
내년이면 농협이 출범한 지 50년이 된다. 오랜 기간 농협은 농업인의 복지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나눔 경영을 실천해왔다.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사고도 있었고 전임 농협회장과 관련된 이런저런 논란도 있었지만, 농협은 한국 농업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해왔다. 현재 농협의 자산규모는 271조원(2009년말 기준)을 넘는다. 국내 최대 규모 시중은행인 국민은행의 총자산 273조원(2010년 1·4분기 기준)과 비슷한 수준이다.
농협이 펼치는 농촌지원사업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만 보더라도 우선 전국에 158개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운영해 쌀농사를 짓는 농업인을 지원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본격적으로 추진된 농기계 임대사업은 농업인 가정에 경제적으로 큰 보탬을 주고 있다. 농협문화복지재단 등을 통한 농업인 자녀 대상 장학사업, 농업인 지원사업도 활발하다. 다문화가정 지원도 최근 농협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 중 하나다. 출범 50년을 맞는 농협의 농촌지원 활동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다.
1 미곡종합처리장(RPC) 사업

전동인 불온농협 상무가 불온농협이 운영 중인 농기구서비스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협이 매입하는 쌀의 양은 2000년 77만t에서 2009년에는 150만여t으로 늘었다. 민간이 운영하는 RPC와 비교하면 농협RPC를 통해 얻는 농가의 추가 소득을 금방 알 수 있다. 40㎏을 기준으로 할 때, 약 3190원(2009년 기준)의 차이가 난다. 이렇게 해서 전국의 농가가 올린 추가 소득은 약 1668억원에 달한다. 농협RPC는 농촌사회의 고령화가 심화하는 요즘 상황에서 그 중요성을 더해간다. 일단 농협이 농가의 수확물을 일관 매입-처리해 주는 식이어서 농가의 노동력 부담이 현저히 줄었다. 수확물을 건조, 저장하는 문제로 고민할 일도 없어졌다. 농가가 개별적으로 미곡을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손실 중 약 1578억원 이상이 줄었다는 통계(2003년 기준)도 나와 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통계를 내기가 쉽지 않지만, 2010년의 경우 대략 25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RPC의 기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역마다 품종 통일이 가능해지면서 쌀이 지역특산물로 각광받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임금님표 이천쌀’이니 ‘김포금쌀’이니 ‘철원 오대쌀’ 같은 브랜드가 그것이다. 쌀을 일관처리방식으로 처리하다보니 유통비용도 크게 줄었다.
‘김포금쌀’을 만드는 신김포농협RPC의 경우 농협의 정책사업에 힘입어 큰 성과를 낸 대표적인 RPC 다. 농민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라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김포지역 쌀농가의 소득증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곳에선 매년 1만t 가량의 쌀이 가공되는데 ‘김포금쌀’이라는 명품브랜드로 재탄생해 전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안효경 신김포농협 RPC사업단 소장의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