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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30배…이미 거품” vs “해외매출 급증…300만 원 간다”

황제株 아모레퍼시픽 고공행진 어디까지?

“PER 30배…이미 거품” vs “해외매출 급증…300만 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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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경배 회장, 이건희 회장 이어 ‘주식 부호’ 2위
  • ● 1990년대 초 과감한 구조조정 후 ‘한 우물 경영’
  • ● 80만 원대 주가, 1년 만에 250만 원대로
“PER 30배…이미 거품” vs “해외매출 급증…300만 원 간다”
올해 증권가의 최고 화제는 단연 아모레퍼시픽이다. 주가가 ‘대장주’ 삼성전자를 제친 것은 물론, 수년째 최고가를 자랑하던 롯데제과와 롯데칠성마저 누르고 대한민국 ‘황제주’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10월 들어 국내 증시 침체로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9월 29일엔 252만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연말 최종가가 1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열 달 사이에 152% 상승한 셈. 시가총액 순위도 연초 44위에서 16위로 급상승했다. 관련주인 아모레퍼시픽 우선주와 아모레퍼시픽그룹주도 9월 29일 기준 100만 원이 넘었다.

덕분에 아모레퍼시픽 오너인 서경배(51) 회장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을 제치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 부자 2위에 올랐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 글로벌 기업 삼성과 현대의 아성이 깨진 것이다. 재벌닷컴 발표에 따르면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주식 62만여 주,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 444만여 주 등을 보유했다. 이를 9월 29일 기준 주식시세로 환산하면 약 6조9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2조7000억 원대였던 게 열 달 만에 4조2000억 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 같은 주가 급등은 탄탄한 실적이 있기에 가능했다. 동종업계에서 “불경기에 보기 드문, 놀라운 매출과 영업이익”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거품? 더 오를 것”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다른 화장품 계열사들과 함께 총 3조624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에 비해 14.8%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에도 2조1893억 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증가했다.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4조 원대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 전년 대비 32% 증가한 2862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무려 69%에 달했다.



영업 실적 호조는 국내 매출이 증가한 것도 있지만, 해외 매출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 2012년 4226억 원에서 2013년 5399억 원으로 27.8% 늘어난 데 이어, 올 상반기엔 3827억 원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특히 중국과 아세안 시장의 매출 증가는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중국 3387억 원, 아세안 12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과 아세안을 합쳐 3252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국내 매출에서도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올해 1분기 면세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6%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인이 쓴 돈이 전체의 68%를 차지한다. 인천공항 면세점 매장에서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싹쓸이를 해가는 바람에 올 2월부터 한동안 1인당 단일품목 구매를 10개 이하로 제한하는 조처를 취했을 정도다.

2012년 서 회장이 “중국 화장품시장은 2011년을 기점으로 이후 10년은 고속 성장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우리가 지닌 20여 개 브랜드 가운데 중국에 론칭한 것은 5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장 기회는 무궁무진하게 있다”고 예상한 게 적중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가 넘는다는 점을 들어 거품이란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R이 높으면 수익성에 비해 주가가 높게 평가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주가상승이 여기서 멈출 것이라고 보는 투자전문가는 많지 않다. 서 회장의 말처럼 아직 더 성장할 여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90만 원, 300만 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 애널리스트도 여럿 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해외 매출액은 오는 2017년까지 연평균 39.8% 성장하고, 같은 기간 글로벌 화장품 시장 내 점유율은 1.3%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내수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더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아모레퍼시픽이 이런 비약적 발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별로 없었다. 방문판매 대리점주와의 갈등이 표출되며 갑을(甲乙) 논란을 빚은 데다,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셌기 때문이다. 3분기(7∼9월)에는 해외사업 매출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100만 원을 웃돌던 주가가 10월엔 80만 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서 회장이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할 정도였다. 그런 난관을 딛고 올해 대반전을 이뤄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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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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