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호

공격형 MLP, 수비형 ELB 중위험·중수익 ELS

금융상품 투자전략

  • 이형일 | 하나은행 PB사업본부장 seoulondon@gmail.com

    입력2014-12-18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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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투자상품 부상한 셰일에너지
    • 단기 유동자금은 국공채 펀드에
    • 금리 상승 국면 美, 뱅크론으로 극복 가능
    연말연시를 맞아 송년회, 신년회 등 각종 모임을 다니다보면 지인들로부터 늘 받는 질문이 있다. 새해 금융시장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주식에 투자해야 할지 아니면 예금에 넣어두는 게 좋을지 등이다. 매년 듣는 질문이지만 올해처럼 그 답이 어렵고 고민되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2015년 투자 환경은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폭, 유럽과 중국의 경기회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지거나 인상 폭이 크고 유럽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다면 주식보다는 ‘원금을 지키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이고, 시장에선 향후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따라서 현재 2%대 초반에 머무는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올 한 해도 저금리 기조는 이어질 것이고 정기예금의 매력은 점점 빛바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고수익을 좇아 섣부르게 위험 자산에 투자하기에는 불확실성 요인이 국내외 곳곳에 산재한다는 점.

    아무리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해도 최선의 투자 방법과 개인의 투자성향 및 위험 허용도에 맞는 투자 상품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6개의 유망 금융투자 상품을 꼽아봤다. 위험도와 투자기간이 각기 다른 국내외 주식과 채권, 펀드 등을 추렸으므로 개인의 투자 성향에 맞춰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공격형 MLP, 수비형 ELB 중위험·중수익 ELS

    미국에서 셰일에너지 혁명이 일어나면서 에너지 개발 인프라를 보유한 회사에 투자하는 미국 MLP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 미국 MLP 펀드

    셰일혁명 수혜에 배당 수익까지

    금세기 들어 에너지 분야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셰일가스 및 원유의 개발이다. 셰일에너지는 전통적 방식과 달리 암석을 깨고 가스와 원유를 뽑아내기 때문에 비전통적 에너지원으로 분류된다. 셰일에너지의 등장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쳐 현지에서는 ‘비전통적 혁명(The unconventional revolution)’이라고 할 정도다.

    국내에서는 MLP(Master Limited Partnership·마스터합자회사) 펀드를 통해 셰일에너지 관련 산업에 투자할 수 있다. MLP는 셰일에너지 개발 과정에 필요한 인프라를 보유한 회사를 가리키고, MLP 펀드는 이런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다. MLP 펀드는 셰일에너지 산업의 성장성과 배당 수익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MLP는 주로 파이프라인, 원유·가스 보관시설 및 정제시설, 터미널 등 에너지 인프라를 보유한 회사들인데, 미국 연방정부는 이 산업 부문을 활성화하기 위해 1981년 법인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을 도입했다. MLP들은 법인세 면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매 분기 주주들에게 수익금을 배분한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배분율이 시가(배분 시점의 주가) 대비 6~7%일 정도로 성적이 좋은 편이다. MLP는 정유사로부터 인프라 설비 사용료를 받는 것으로 매출을 올린다. 그런데 설비 사용료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인상되기 때문에 MLP 투자로 물가상승에 대비하는 인플레이션 헤지(hedge) 효과도 누릴 수 있다.

    2008년 이전까지는 주로 미국 내 은퇴자들이 노후 연금용으로 MLP 펀드에 투자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셰일에너지 혁명이 일어나 미국 내 신규 원유·가스 설비 수요가 폭증하고 생산량이 증가하자 MLP 펀드의 시가총액은 100조 원에서 600조 원으로 급성장했다. 이에 MLP펀드도 글로벌 투자상품으로 떠올랐다. 최근 유가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MLP 펀드에도 변동성이 커진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매력있는 투자자산이라고 판단된다.

    ■ 국내 배당주 펀드

    주주친화 확대 흐름과 함께 성장

    국내 코스피는 2010년 이후 좁게는 1900~2000p, 넓게는 1800~2100p의 박스권 흐름을 보인다. 이는 무엇보다 국내 기업이익 전망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2014년 국내 기업이익은 연초만 해도 120조~130조 원으로 전망됐지만, 경기회복 둔화와 엔화 약세 등으로 연말에는 80조~90조 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코스피가 박스권을 뚫고 나오지 못했다.

    이에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높은 국내 성장형 펀드의 운용 성과는 답보 상태에 빠졌고 설정 규모도 줄어들었다. 반면 저평가된 가치주나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해당 종목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달러 강세에 따른 엔화 약세 흐름 전망과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국내 기업의 이익 역시 단기간에 좋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성장형 펀드보다는 가치주나 배당주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정기예금 금리가 2% 초반대로 떨어지면서 배당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요즘이다. 여기에 정부가 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금에 과세하겠다며 배당 확대 유도 정책을 펴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도 배당주 매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사례를 보자. 1998년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정책이 시행된 뒤 시가 배당률은 한국과 유사한 1%에서 2.9%까지 상승했고, 배당주들은 우수한 수익률을 보였다. 순자산이나 이익이 비슷한 대만 기업과 한국 기업을 비교해보면 1주당 순자산의 몇 배로 매매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대만 기업이 2배를 상회하는 반면, 한국 기업은 1배를 상회하는 것에 그친다. 그만큼 한국 배당주의 주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주친화정책도 배당주 펀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2014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새해 2월 즈음에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와 함께 지난 11월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앞으로 주주친화정책이 여타 대기업들로 확대된다면 배당주 펀드는 연말에만 반짝하는 테마 펀드가 아닌 핵심 펀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형 MLP, 수비형 ELB 중위험·중수익 ELS
    ■ 지수형 ELS 상품

    정기예금 2배 확정금리 추구

    ELS(Equity Linked Securities·주가연계증권)는 주가지수 또는 개별주식 가격에 연계돼 미리 정한 조건에 따라 투자 손익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은행에서는 펀드(ELF·Equity Linked Fund)나 신탁(ELT·Equity Linked Trust) 형태로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주식시장이 박스권 흐름을 보이면서 이러한 ELS 상품이 투자 대안으로 떠올랐다. 2010년 25조 원, 2012년 47조 원이던 ELS 발행 규모가 2014년에는 약 70조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ELS 상품은 기초자산이 개별 종목이냐 주가지수냐에 따라 종목형 ELS, 지수형 ELS 상품으로 구분되는데, 기초자산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저금리 시대에 인기가 높다. 전형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다만 최근 우량종목인 현대차 보통주 주가가 크게 하락해 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상품이 원금 손실 가능성에 직면하면서 상품의 위험성이 부각됐다. 따라서 아무리 ELS라 하더라도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기초자산과 손실 위험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수형 ELS 상품은 코스피200과 같은 국내 주가지수는 물론 중국(HSCEI), 미국(S·P500), 유로존(EuroStoxx50) 등 국내외 대표 주가지수 두세 개를 묶어 만든다. 주가지수가 개별 종목보다는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작은 만큼 지수형 ELS 상품의 투자 원금 손실 위험은 작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일부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종목형 ELS 상품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지수형보다 쿠폰금리(지급하기로 약정한 금리)가 높은 게 특징이다. 다만 수익이 높은 만큼 리스크 역시 크다는 것을 기억하자.

    한편 은행권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는 ‘첫 배리어 85% 지수형 ELS 상품’은 최초 6개월 시점에 기초자산(주로 주가지수)이 모두 15%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4~6% 수준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주가지수가 단기간 내 15% 이상 하락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최초 6개월 내 조기 상환 가능성을 최대한 높인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하겠다. 계약기간이 3년이지만 6개월마다 평가해 약정 수익이 나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조기 상환하고 청산하기 때문이다.

    ■ 미국 뱅크론 펀드

    美 금리인상 때 안정적 수익

    지난해 투자상품 시장에서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 중 하나가 뱅크론 펀드다. 뱅크론이란 은행이 투자등급 미만의 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부대출’로 시니어론(Senior Loan)이라고도 한다. 일반 채권과 달리 3개월 만기 리보(Libor)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부대출채권이라 향후 미국의 리보금리가 상승하면 이자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또 듀레이션(원금 회수기간)이 0~3개월로 짧아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 가격 변동 폭이 작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10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년간 지속됐던 양적완화를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따라서 미국은 올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고, 시중금리 역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채권형 자산에 불리하다. 그러나 뱅크론은 변동금리부 상품이라서 금리가 오르면 이자 수익이 증가한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도 양호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펀드 내 편입된 뱅크론 자산은 연간 4% 중반가량의 이자 수익을 내고 있어 성적이 꽤 좋은 편이다. 또 변동성이 낮아 시장이 급변해도 성과가 안정적이다.

    실제로 1년 반 사이에 기준금리가 1%에서 5.25%로 상승한 2004년 무렵 뱅크론은 이미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미국 금리 상승 초입 구간에 있는 현재 시점에서 뱅크론은 메리트 있는 투자처라고 할 수 있다.

    ■ 원금 보존 추구형 ELB 상품

    ‘밑천’ 지키며 ‘정기예금+α’ 기대

    ELS 상품이 수익구조상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면, ELB(Equity Linked Bond·주가연계사채) 상품은 그 가능성이 제로다. 따라서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대안 상품으로 적합하다.

    ELB 상품은 만기 때 원금을 그대로 돌려받으면서도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짜였다. 투자금액 대부분을 채권 등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고, 이자 부분을 주식 관련 옵션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 보통 만기가 12~18개월로 ‘원금+1~1.5%’를 보존한 뒤 주가지수 상승에 따라 2~4%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 단기 국공채 펀드

    유동자금의 안정적 투자수단

    단기 국공채 펀드는 국내 국공채와 특수채 등 우량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동시에 듀레이션을 6개월 내외로 유지함으로써 시중금리 변동에 따른 펀드 기준가 변동을 최소화해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11월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앞으로도 한두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역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으로 단기 국공채 펀드의 추가적인 자본 이득도 기대되기 때문에, 자금을 3~6개월가량 굴릴 때 정기예금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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