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호

‘한미군사교류 별동대’ 케빈 매든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장

“한국 국방부 도와 ‘국방개혁 2020’ 목표 실현하겠다”

  • 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입력2008-08-08 2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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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종 황제 때 조선군대에 파견한 고문단이 원조
    • 한국 방위력 제고 위해 한미 방산업체들과 긴밀 공조
    • 글로벌 호크 등 한국이 원하는 무기 도입 위해 미 정부기관과 공조
    • F-15K 수명 끝나도 포괄 지원 계속될 것
    • 한국의 FMS 지위 격상은 ‘특별한 동맹’의 상징
    • 미 방산업계 에이전트가 아니라 한국 국방부의 협력자
    • 어떤 모순도 없는 전작권 전환, 동맹의 최고조에서 실현될 것
    • 한국인의 ‘반미’? 자유롭게 권리 행사하고 우려 표현하는 것일 뿐
    ‘한미군사교류 별동대’ 케빈 매든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장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JUSMAG-K)은 주한미국대사관 소속이지만 주한미군사령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무실이 사령부 내에 있고 단장도 미군 현역 장교다.

    ‘신동아’는 지난 6월호에서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의 활약상을 다뤘다.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물로 알려진 한국의 무기구매국 지위 격상 내막을 취재하면서 이 기관의 은밀한 활동에 주목한 까닭이다.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이 한국의 FMS(Foreign Military Sales·대외무기판매) 지위를 격상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게 당시 보도의 요지였다. FMS 지위 격상은 한국이 미국 무기를 사들일 때 예전보다 나은 대접을 받게 됨을 뜻한다.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미 하원의 한국 FMS 관련법안 발의를 지원하는 한편 버시바우 주한미대사와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을 통해 미 행정부 및 의회에 한국의 FMS 지위 격상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한국의 대미(對美) 무기구매 지위를 향상시키는 데 상당한 구실을 했다. 이는 한국에 더 많은 무기를 팔고 싶어 하는 미 방산업계의 지속적인 요청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신동아’는 또 이 기관이 최근 F-15K 추가도입, 중고 아파치롱보우 헬기의 반값 구매 제안에도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취재 내용에 대한 확인 요청을 완곡하게 거부하면서 “한국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에 딜(FMS 지위향상 관련 협의)을 지원했을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반응했다.

    미 태평양사령관에게 직접 보고



    ‘한미군사교류 별동대’ 케빈 매든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장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 휘장. 종 모양은 한국의 보신각 종을 본뜬 것이다.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장 케빈 매든(Kevin Madden·49) 대령과의 인터뷰는 그런 인연으로 성사됐다. 인터뷰는 한국인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이 기관의 정체와 임무를 밝히고 주요 활동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이 한국의 강력한 군사동맹국이고 한국이 미 군수업계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군 전력증강사업의 막후에서 중개 임무를 수행하는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 단장의 발언과 생각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는 또한 한미 양국 군사교류의 현 주소를 짚어보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어느 기관의 지휘를 받습니까.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주한미국대사 직속 대사관 대표회의(U.S. Country Team)의 중요 구성기관이며 군 지휘체계로는 미 태평양사령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습니다.”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에는 어떤 사람들이 근무하나요?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에는 현역 군인으로 장교 11명, 부사관 3명이 있고, 미 군무원 1명, 주한미대사관 소속 한국인 직원 11명, 행정 및 수송업무 지원을 담당하는 카투사 14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의 한국 측 업무 파트너는?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대한민국의 요청에 따라 군사 현안에 대한 협력 및 지원을 제공하고자 조약을 기반으로 설립된 독특한 기구입니다.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의 유일한 임무는 한국의 방위력 제고를 지원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한국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 미 정부기관 및 한미 양측의 방산업체들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어요.”

    매든 대령은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지속적인 안보 협력을 통해 한미 양국 사이의 군사관계와 동맹의 발전을 중개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양국 방산업체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날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미국과 한국 양측의 국가기관 및 방산업계와 긴밀히 공조하며, 안보지원 및 군사교육, 방위, 기술, 방산 협력을 비롯한 수많은 방위 업무 분야에서 협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 관리자들은 미 국방부, 국무부, 태평양사령부, 주한미군, 한국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및 미국과 한국의 방산업체들과 긴밀한 업무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설명해주시죠.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의 임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한국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방위사업청, 각 군 본부와 정보공유 및 의견교환을 통해 수시로 교류합니다. 요청서(LOR) 및 오파(LOA)를 개발하고 작성하는 것을 조율하고 지원하지요. 또한 대외군사판매(FMS) 사업을 검토·관리하고 시행하면서 미 방산업체 대표와 한국군 기관의 의견을 조율하는 한편 상업판매 관련 사업도 모니터링하고 지원합니다. 아울러 한반도지역 외 양자 간 혹은 다국적 군사훈련 참가를 돕고 한미 군비협력사업에 대해서도 협조하고 관리합니다.”

    -미국은 한국의 오랜 우방이자 군사동맹국입니다. 이런 점에서 군사교류의 가교 노릇을 하는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의 구실이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요. 가장 중점을 두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는 업무는 한국의 주요 방위업무 지원입니다. 현재 주력하는 업무는 한국 국방부가 ‘국방개혁 2020’의 목표를 성공적이고 경제적으로 실현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매든 대령은 주요 활동 사례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정책 활동 ▲비용절감 및 환급 관련 활동 ▲공군사업 ▲해군사업 ▲육군사업 ▲기존 무기체계 지원사업 여섯 부문으로 나눠 답변했다. 그의 설명을 통해 한국군의 무기도입 사업 추진 실태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 정책 활동

    매든 대령은 최근 도입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글로벌 호크(Global Hawk)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2005년 이후 한국은 적극적으로 RQ-4 글로벌 호크 고(高)고도 장기체공 무인기(無人機)를 획득하려고 했죠. 그런데 이 시스템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필요해요.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 해당 미 정부기관들과 긴밀하게 공조해왔습니다.”

    매든 대령은 또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공중조기경보통제기(Airborne Early Warning and Control Aircraft)의 GPS 내장 암호모듈인 GEM IV의 사용을 승인받기 위해 미 정부기관과 공조해왔다”고 밝혔다.

    ▲ 비용절감 및 환급 관련 활동

    매든 대령은 세 가지 사례를 꼽았다.

    첫째, 다연장로켓발사대(MLRS) 사업. 2007년 다연장로켓발사대 V.24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V.24 hardware/software interface) 도입 과정에 한국과 협조해 23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둘째, 대전차미사일 2A 비순환비용(TOW 2A Non-recurring Costs). 역시 2007년에 한국과 협조해 14만달러를 환급받도록 했다.

    셋째, 20mm 포. 2008년 미 세관 국경보호국이 6개월 이상 보유하고 있던 다수의 20mm 포가 신속하게 인도되도록 미 정부기관과 업무를 조율했다.

    ‘한미군사교류 별동대’ 케빈 매든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장

    최근 한국 도입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진 미 보잉사의 아파치 롱보우 헬기.

    ▲ 주요 공군사업

    먼저 F-15K. 매든 대령은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반 현황을 설명함으로써 F-15K 도입 과정에 관여했음을 암시했다.

    “한국은 첨단전투기 사업으로 구매한 F-15K 고등전투기 중 마지막 비행기들을 곧 인도받게 됩니다. 이 사업은 노후한 F-4 및 F-5전투기를 첨단전투기로 교체하는 사업입니다. 제2차 획득사업과 관련, 작년 말 한국은 추가로 F-15K를 도입하기로 계약했습니다.”

    다음으로 방공미사일 사업(SAM-X=Surface to Air Missile; Patriot).

    “최근 한국은 노후한 나이키 미사일을 교체하기 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사기를 초과 방위물자로 독일 공군으로부터 구매했으며, 보조 및 지원장비를 미국에서 도입했습니다. 이에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전력화 및 훈련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습니다.”

    보잉사가 사업자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관련해선 “2006년 한국은 2011년과 2012년에 배치될 4대의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조달계약을 체결했다”고만 언급했다.

    ▲ 주요 해군사업

    먼저 해군 전력증강의 핵심인 KDX-III 사업(AEGIS). 2007년 한국 해군은 세 척의 KDX-Ⅲ 이지스 구축함 중 한 척을 진수했다. 이지스 전투시스템을 장착한 1만t급 구축함은 2012년까지 건조될 예정이다.

    다음으로 정밀사격채점장비(Weapon Impact Scoring System·WISS) 사업. 2008년 6월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의 해군 담당 부서는 한국 공군 사격장 세 곳에 정밀사격채점장비가 설치되도록 지원했다.

    셋째는 P-3 해상초계기(P-3 Maritime Surveillance Aircraft). 한국 해군은 미 초과방위물자(Excess Defense Article·EDA)를 이용해 8대의 해상 초계기를 획득했다. 항공기는 모두 계약에 따라 인도됐으며, 현재 상업 계약을 통해 재정비하고 있다.

    ▲ 주요 육군사업

    맨 먼저 거론한 것은 최근 논란이 된 공격헬기 아파치롱보우(AH-64D). ‘신동아’ 6월호는 보잉사가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을 통해 한국 국방부에 중고 아파치롱보우 반값 구매를 제안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보도했다. 이후 한겨레신문과 MBC의 후속 보도가 이어졌다. 두 매체는 ‘신동아’ 기사와 똑같은 내용을 국방부 확인을 거쳐 재보도했다.

    아파치롱보우에 대한 매든 대령의 ‘홍보성’ 설명이다.

    “한국은 노후한 AH-1 헬기를 교체하려고 공격헬기 옵션을 고려하고 있어요. 현재 AH-63D Block-1 헬기 조달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 육군은 현재 Block-1을 Block-3으로 개량하려고 합니다. 이 항공기들은 재설정(본격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복원)되고 새로운 엔진 및 여타 신규 혹은 수선 부품이 장착되죠.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은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누리면서 자국의 공격헬기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겁니다.”

    ▲ 기존 무기체계 지원사업 (Legacy Support Programs)

    기존 무기체계의 유지보수는 육군 대외군사판매 담당 업무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일괄 주문 및 고비용 아이템에 대한 수리 및 반환 케이스로 이뤄진다.

    다연장로켓발사대(MLRS= Multiple Launch Rocket System) 개량에 대한 매든 대령의 설명이다.

    “한국 육군은 기존 M270 발사대를 M270-A1 형태로 개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한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MLRS 탄약뿐 아니라 개발 또는 유도 탄약 모두를 발사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 육군은 또 MLRS 시스템을 위해 한반도 내에 창 정비 능력을 갖추는 걸 고려하고 있어요.”

    매든 단장은 또 미국의 대외무기판매 프로그램인 FMS 교육·훈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미국이 지원하는 제도적 교육사업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라 중 하나예요. 2008년에는 900명 이상의 교육생이 1200여 가지의 과정을 통해 교육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에서는 미국의 주요 무기체계를 비롯해 전문군사지식 획득 및 군수 관리 등이 주로 다루어집니다.”

    -한국의 FMS 지위 격상에 상당한 구실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나요?

    “2006년 8월 이 사안에 관한 한국 측 요청을 인지했어요.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한국의 목표가 이뤄지도록 직속 상관인 주한미대사에게 FMS 지위 격상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죠.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미 정부기관 인사나 의원들이 방한하면 그들에게 한미동맹에 따른 상호 이익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며 양국의 안보 관계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이뤄지도록 확인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미동맹은 세계 최고의 상호 운용성을 자랑할 만한 수준입니다.”

    -FMS 지위 격상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는 혼란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FMS 지위 격상이란 정확히 무엇을 뜻합니까.

    “FMS 지위 격상은 한국이 주요 미 방위체계를 획득할 때 요구되는 미 의회 통보 기준 및 심의 기간이 완화됨을 뜻합니다. 미 대통령의 재가로 가능한 비순환비용의 절감 및 면제는 표준화를 두드러지게 촉진할 것이며, 상호 호혜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품질보증, 검사, 계약 행정 및 계약 감사 서비스 역시 증진될 것으로 봅니다.”

    -이것으로 한국이 얻는 실질적 이익이 뭔가요?

    “FMS 지위 격상은 특별한 동맹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며, 한국이 중요한 안보 파트너의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겁니다.”

    -그간 한국의 FMS 지위 격상 요청에 소극적이던 미 정부가 태도를 바꾼 이유는 뭔가요.

    “미 정부가 태도를 바꿨다고는 보기 어려워요. 알다시피 미국의 입법절차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매우 신중하며 법이 발효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한국이 이 사안을 정부 내 적절한 차원에서 다룬 만큼 미 정부기관도 해당 관리자들에게 한국 측의 요구사항을 알렸어요. 2007년 말에서 2008년 초 사이 미국과 한국 기관 사이의 공조가 더욱 긴밀해지고 양국 법률 입안자들의 지도력이 훌륭히 발휘된 덕택에 의회가 이 중요한 법률을 고려하게 된 겁니다.”

    - 한국의 FMS 지위 격상이 미 방산업계의 로비를 받은 미 상공회의소와 주한미대사관의 합작품이라는 시각이 있는데요.

    “먼저 한국의 FMS 지위 격상은 미 의회에 직접 이를 요청한 한국 국회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지난 수년 동안 미 국무부, 국방부, 상무부, 한국 외교통상부, 국방부, 국회, 양국 방산업계 및 한국의 안보를 염려하는 양국의 의원들이 해당 법률이 변화되도록 한 목소리로 지지해왔어요. 내가 알기로 미 방산업계의 적극적인 ‘로비’와 관련된 사람은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일하는 컨설턴트뿐입니다. 주한미국대사는 미합중국 대통령을 대신하는 책임자로서 한국의 요청을 지지하기 위해 재외공관 및 국무부가 기울여온 노력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F-15K는 안전한 전투기”

    ‘한미군사교류 별동대’ 케빈 매든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장

    2008년 7월 실전 배치된 F-15K. 공군 조종사들이 비상출격 훈련을 하고 있다.

    -최근 보잉사의 중고 아파치롱보우 헬기 반값 구매 제안에도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이 관여했다고 들었는데요.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한국에 어떤 시스템도 ‘제안’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한국은 수준 높은 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군은 자국의 보안을 위한 최고의 획득 결정을 내리기 위해 매우 신중한 절차를 따르고 있죠. 전세계 여타 안보지원 기구가 그렇듯이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한국에 득이 될 수 있는 미국의 사업 정보를 제공합니다. 미군은 대외군사판매 사업을 실시해 가까운 동맹국이나 국제사회 파트너들이 고객의 요구에 맞게 개량된 AH-64D를 공정한 가격에 획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어요. 이 사업이 자국이 요구하는 안보역량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한국 국방부가 결정할 것입니다.”

    정통한 군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한국이 F-15K 20대를 추가 구매하는 과정에도 가격협상 등 고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해 묻자 매든 대령은 즉답을 피한 채 이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갈음했다.

    - F-15K 추가 도입 계약에서 절충교역 비율이 1차 때보다 52%나 낮아졌고,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보잉사는 그에 대한 보상 명목으로 1대를 무상으로 인도했습니다. 절충교역 비율을 낮춘 것에 대해 한미 양국의 무기 거래에 관여하는 전문가로서 어떻게 평가합니까?

    “F-15K 획득은 한국 공군 현대화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봅니다. F-15K는 강력한 전투기예요. 한국 정부는 보잉사와 협상을 통해 직접상업구매 방식(Direct Commercial Sales·DCS)으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어떤 사업연도와 그 다음해의 절충교역을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실용성도 없다는 걸 획득 분야의 전문가라면 다 알고 있을 겁니다.”

    -F-15K의 성능에 대해서는 2002년 한국의 차기전투기 사업자 선정 당시 라팔, 유로파이터 등과 경합할 때부터 단종 위기를 맞은 구형 전투기라는 등 의구심이 제기됐지요. 최근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기술 결함으로 추락사고가 잇따랐습니다. 미국에서는 언제쯤 퇴역할 것으로 전망하나요?

    “F-15K는 뛰어난 초현대식 항공기입니다. F-15K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은 항공기의 작전 운용 수명으로 예상한 날짜를 훨씬 지나서도 계속될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 앞서 언급된 두 항공기 라팔이나 유로파이터와 비교하면 F-15K가 단연 우수하죠. 모든 객관적 분석에서도 전반적으로 F-15K가 최고의 성능을 보였습니다. 더욱이 다른 경쟁자와 달리 현재 한국 공군이 사용하는 무기는 이미 F-15K와의 완전한 상호 운용이 가능합니다. (다른 항공기와) 비교해볼 때 F-15K는 쉽게 유지할 수 있는 항공기이며, 출격이나 비행 지속시간 면에서 뛰어난 안전기록을 보유하고 있어요.”

    -해외무기 직구매냐 연구개발이냐는 한국 국방부의 오랜 고민이자 논란거리입니다. 미국제 무기 일변도의 정책이 한국의 무기 자주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 자국의 안보를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어요. 곰곰 생각해보면 양국 모두 비싼 돈을 들여 도입하는 시스템이 억지력을 발휘해 애초 무기가 만들어진 목적대로 쓰이는 일이 없기를 바랄 겁니다.

    내가 알기로는 미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완전한 ‘무기 자주화’를 이루지 못했어요. 이는 경제적으로도 비합리적이고 궁극적으로 자국의 안보 요구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미국 정부는 수십억달러를 투입해 미군이 최고의 연구, 개발, 시험을 거친 장비를 도입하도록 합니다.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한국군도 이 엄청난 연구개발 투자의 수혜자가 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런 이유로 한국군은 아주 우수한 공군, 해군, 육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의 육군, 해군, 공군 및 해안경비대가 오늘 전투를 해야 한다면 세계 최고의 장비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필요한 경우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싸울 것이라는 사실도 과소평가돼서는 안 됩니다. 이 경우 상호 운용성 있는 장비가 한미동맹에 더 큰 힘을 실어줄 것이며, 한국 납세자들의 관점에서도 훨씬 경제적일 겁니다. 한국 정부가 자체적인 시스템을 개발하려 할 때 항상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미국이라는 동맹국이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싶군요. K-1전차, T/A-50 항공기, 이지스 구축함 등은 모두 미국의 기술을 적용해 한국 고유의 설계 시스템을 강화한 좋은 예입니다. 우리의 지속적인 동맹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죠.”

    - 하지만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이 미국의 대한(對韓) 무기 수출의 최일선이자 미 방산업계의 에이전트 노릇을 한다는 지적도 있더군요.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지난 60년 동안 한국의 안보목표를 열렬히 지지한, 티끌 하나 없는 역사를 지니고 있어요. 우리는 이런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한국 국방부가 원하는 안보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 그밖에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이 한국 국익에 도움을 줬다고 자평하는 부분이 있다면?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은 한국의 국가안보 목표를 지원하고자 열심히 일합니다. 실제로 행정 효율성 면에서 우리는 한국 납세자들의 세금 수백만달러를 매년 절감시키고 있어요.”

    지난 4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전략적 군사동맹으로 격상됐다. 이와 관련해 실무적 변화가 있는지 물어봤으나 매든 단장의 답변은 원론에 그쳤다.

    “양국 대통령이 밝혔듯이, 그리고 한국이 국제사회 리더로서 부상하는 것에 맞춰 한반도의 안보뿐 아니라 전략적인 안보 사안 역시 오늘날 한미동맹의 주안점입니다.”

    -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핵심은 유사시 전력 공백이죠. 전작권 전환은 한국으로서는 독자적인 작전능력 및 지휘권을 확보한다는 명분이 있는 반면 미국 처지에서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GPR(해외주둔미군 재배치)에 부합되는 면이 있습니다. 양국 군사교류 업무의 실무자로서 어떻게 평가합니까?

    “뛰어난 능력을 지닌 한국군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기는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고 거기에는 어떤 모순도 없어요. 작전권 전환은 강력한 교육사업, 적극적인 현대화 노력, 긴밀한 한미 공조에 터한 성숙한 동맹의 최고조에서 이뤄질 겁니다. 한반도 안보를 위한 신중한 고려와 더불어 한국군의 역량 및 미국의 폭넓은 지원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한국인의 놀라운 정신력 존경”

    -매든 단장은 한국과 어떤 인연을 맺고 있습니까?

    “1984년 젊은 중위 시절 ‘이국적인 아시아’를 기대하며 처음 한국을 찾았습니다. 당시 내가 본 한국은 교육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흥미로운 곳이었어요. (한국군) 훈련은 최고 수준이었고, 한국인은 매우 친절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느낌을 솔직히 말해주세요. 이를테면 한국인의 장단점, 한국사회의 특이점, 한국 국방부 및 한국군의 능력에 대해 말이죠.

    “내 가족의 반이 한국인입니다. 따라서 내가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는 한국은 당연히 마음속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죠. 나는 한국학 석사학위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로 조선왕조의 역사와 정치를 공부했어요. 그런 내게 한국에 산다는 것은 학문적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총 26년의 군 복무기간 중 절반이 넘는 시간을 한국에서 보냈습니다. 당연히 한국은 내게 특별합니다.

    나는 특히 한국인의 정신력을 존경합니다. 만일 한국인의 고된 업무수행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비무장지대 초소에서 근무하는 젊은 군인들을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거기에 가면, 날씨가 덥건 춥건,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묵묵히 그곳을 지키는 군인들이 있습니다. 이 젊은이들은 한 번에 6개월씩 사회와 단절돼 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개의치 않으며 미소를 잃지 않고 충실히 임무에 집중하고 있어요. 정말 놀라운 정신력입니다.”

    ‘한미군사교류 별동대’ 케빈 매든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장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 본청 건물.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장을 맡기 전엔 어떤 직책을 거쳤나요?

    “직전 보직은 유엔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이었어요. 그전에는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을 지냈고, 그에 앞서 워싱턴 D.C. 전략기획정책차장보좌관, 한국담당관, 일본담당관을 역임했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13년을 한국에서 지내며 문산, 동두천, 의정부 및 서울에서 복무했습니다.”

    매든 단장에게 처음 인터뷰를 요청할 무렵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일어났고, 인터뷰 성사를 위한 실무 절차가 한창 진행될 즈음 서울 한복판은 시위대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국 군인으로서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지켜보는 심정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매든 단장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반미(反美) 감정을 가진 한국인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나는 실제로 반미 감정을 가진 한국인을 알지 못하고, 마찬가지로 반한(反韓) 감정을 가진 미국인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내가 생각하기로는 반미주의자라고 불리는 이들은 자유롭게 권리를 행사하며 중요한 사안에 대한 자신들의 우려를 표현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대중적인 표현이 반미의 현장으로 잘못 묘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 발자취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의 내력은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이 조선 군대에 고문단을 파견한 것이 시초다.

    1883년 10월19일 고종 황제는 “미군 장교의 도움을 받아 우리 군을 지도하고 훈련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적임자를 한 사람 추천해준다면, 왕실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군사 직위를 수여하겠다”라고 지시했다.

    조선왕조의 초청은 미국이 처음으로 해외군사지원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윌리엄 매켄타이어 다이(William McEntire Dye) 준장이 세 명의 고문단을 이끌고 1888년 4월7일 ‘코리아(Corea)’에 도착했다. 다이 장군은 한국에서 근무한 11년 동안 황제가 믿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됐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현대적 군사지원은 1945년 10월, 주한 미 육군이 아르고스(Argos) 대령을 국방과 소장으로 임명해 한국군의 조직과 훈련을 담당하게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해당 임무는 1948년 로버츠(Roberts) 준장의 지휘로 편성된 임시고문단(PMAG)으로 이양됐다. 1949년 7월1일 주한미군사고문단(KMAG)이 공식 발족했다. 주한미군사고문단은 6·25전쟁 때 한국 육군을 지원했다. 공군과 해군에 대한 고문 기능은 주한미군사고문단에서 분리돼 별도의 고문단이 편성됐다.

    1955년 임시군사지원고문단(PROVMAAG)이 설립돼 육해공군의 고문단 업무를 조율하게 됐다. 1971년 한국군 각 군의 군사지원고문단은 주한미합동군사지원단(Joint U.S. Military Assistance Group-Korea)으로 공식 통합됐다. 1992년에는 지원업무의 주안점이 기획, 계획, 조직 및 군수로 전환됐다. 조직의 이름도 지금의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Joint U.S. Military Affairs Group-Korea)으로 바뀌었다. 명칭이 지원단에서 업무단으로 바뀐 것은 한국군의 성숙도를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게 주한미합동군사업무단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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