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호

데이터로 본 대선

대선 9개월 전 여론조사로 본 본선 진출의 법칙

2022 대선은 이재명-윤석열 양자 구도로 압축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ankangyy@hanmail.net

    입력2021-06-0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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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대선엔 모두 예측 가능한 인물 당선

    • 이해찬 vs 김종인 킹메이커 대결도 관심사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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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대통령선거가 9개월 남짓 남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1월부터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뒤를 이어 이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순이다. 박용진 의원과 양승조 충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밖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의원, 이광재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야권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중반부터 1위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도 출마가 유력하다. 대선 불출마를 밝혔지만 오세훈 서울시장도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견해가 많다.

    민주당 대선 구도는 비교적 단순하다. 이 지사 독주를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2위 경쟁 승자가 저지할 수 있는지가 최대 관심사다. 보수 야권은 아직 변화 요인이 많다. 윤 전 총장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입당과 독자 행보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홍 의원 복당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각각의 셈법이 복잡해 올가을이나 돼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역대 대선은 장기 레이스로 진행돼 왔다.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국민 검증 기간을 거치곤 했다. 새로운 인물이 갑자기 등장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지난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인물이 출마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영삼·김대중·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다. 대선 첫 출마에 당선한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도 수십 년 정치 경험을 쌓았다. 모두 예측 가능한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했다. 내년 대선에도 이런 법칙은 적용될 수 있다. 여론조사를 통해 2022년 대선 결과를 미리 전망해 본다.

    2002년 대선 9개월 전 여론조사… 1, 2위 본선 진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민주당) 경선 초기 2% 전후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는 3월 초 울산-광주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당시 당내 1위를 달리던 이인제 후보를 꺾었다. 이 후보는 4월 중순 경선에서 중도 하차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 9개월 전인 3월 당내 지지율 1위로 올라섰다. 여야 대상 지지율에서도 1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와 2강 구도를 형성했다(‘16대 대선의 선거과정과 의의’ 25쪽 인용). 2002년 대선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7월경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됐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개요는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2002년 대선에선 대선일 기준 9개월 전 여론조사 지지율 1, 2위가 모두 본선에 진출했다. 여야 후발 주자들이 당시 노 전 대통령의 극적 역전승 사례를 들며 ‘드라마 연출’을 장담하고 있지만 내년 대선과는 상당히 다른 점이 많다. 당시 민주당 지지 기반은 호남과 20∼30대가 주축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경선에 출마한 정치인 중 20∼30대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또 부산 출신으로 보수 진영의 호남 포위 구도를 허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이후 진보 진영 필승 공식으로 영남후보론(호남+수도권 젊은 층+영남개혁세력)이 제시됐다.

    2002년 서울 월드컵과 지방선거, 의정부 촛불시위도 큰 변곡점이 됐다. 월드컵 4강 진출과 거리 응원은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노 전 대통령은 정몽준 무소속 후보의 등장과 지방선거 패배로 인한 후보교체론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단일화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2002년 하반기에 한동안 펼쳐진 의정부 여중생 사망 촛불시위도 인권변호사 이미지가 있던 노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2007년 9개월 전 여론조사… 1, 4위 본선 진출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1년 이상 1위를 달렸다. 대선 9개월 전인 2007년 3월 이 전 대통령 지지율은 44%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로 2위를 차지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의원 순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그해 7월 한나라당 경선에서 패했다. 손 전 지사도 같은 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탈락했다. 손 전 지사는 정 의원과 지지율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을 뿐더러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 얼마 안 돼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정 의원은 호남에서 몰표를 받는 등 민주당 계열 적통 후보로 인정받았다. 사실상 1, 2위가 본선에 진출한 셈이다.

    2007년 대선은 10년간에 걸친 진보 진영 집권의 피로 누적으로 한나라당 일방적 우위 현상을 보였다. 당시 여당은 분열을 거듭했고, 노 전 대통령이 탈당하는 등 전의를 상실한 채 대선에 돌입했다. 투표율은 63.0%로 역대 대선 중 가장 낮았다. 이는 범진보 성향 젊은 층이 대거 기권한 탓이다. 이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 전 대통령과 접전을 펼쳤을 뿐 지지율 1위에 오른 1년 내내 위기 한 번 겪지 않았다.

    2012년 대선 9개월 전… 1, 3위 본선 진출

    2012년 대선도 싱거운 레이스가 1년 내내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후 1년 이상 지지율 1위를 안정적으로 지켰다. 한나라당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위축되기도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개명하고 2012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집권 기반을 강화했다. 2011년경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부상했다. 안 원장은 평화재단 주최 청춘콘서트에 참여하면서 20∼30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안 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대선후보로 급부상했다. 대선 9개월 전인 3월 안 원장 지지율은 21%로 박 전 대통령(34%)에 이어 2위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16%에 머물렀다. 안 원장 지지율은 문 대통령에 줄곧 앞섰으나 단일화 논의에 본격 착수하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안 원장은 11월 23일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안 원장 지지율을 대부분 흡수했지만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린 박 전 대통령이 무난하게 당선했다.

    2017년 대선 9개월 전… 1, 2, 3위 본선 진출

    2017년 대선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7개월이나 앞당겨 치러졌다. 갑자기 잡힌 선거 일정에도 불구하고 역대 대선 법칙이 거의 그대로 적용됐다. 2016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은 예상 밖 선전으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끌어내리고 원내1당에 올랐다. 총선을 기점으로 문 대통령 대선 지지율 역시 지지율 1위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추월하며 치고 나갔다. 대선을 9개월 남겨둔 2016년 8월 문 대통령 지지율은 10% 중반으로 1위를 지켰다. 이어 안 대표, 유승민 무소속 의원 순이었다.

    2016년 10월부터 대규모 촛불시위가 계속됐고 그해 12월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2017년 1월 문 대통령 지지율은 30% 초중반까지 급상승했다. 안 대표 지지율은 선거 막판까지 2위를 유지했지만 한국당 출범 후 전열을 정비한 홍준표 자유한국당(한국당, 국민의힘 전신) 후보에 밀려 최종 3위로 나타났다. 그 뒤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2021년 대선 9개월 전… 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 탄탄

    20대 대선 9개월 전 여론조사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동아DB]

    20대 대선 9개월 전 여론조사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동아DB]

    2022년 대선(5월 9일)까지 9개월 조금 넘게 남았다. 한국갤럽 5월 첫 주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는 지지율 25%로 오차범위 이내에서 윤 전 총장(22%)과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해 8월 민주당 대선후보 1위에 오른 후 거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지율 하락 또는 정체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검찰총장 사퇴 후 지지율이 크게 올라 이 지사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야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3%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지사-윤 전 총장 양강 구도는 5월 2∼3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은 선거일 180일 전인 9월 초까지다. 당 일각에서 대선 연기 주장이 분출되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만약 지금 경선 룰대로라면 6월 컷오프로 6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확정하게 된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최종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은 선거일 120일 전인 11월 초까지다. 그러나 일정대로 될지는 불투명하다.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의 행선지가 아직 미궁이고 국민의당과 합당, 홍 의원 복당 문제도 남아 있다. 야권 대선후보 선출은 내년 초로 미뤄질 수도 있다.

    여론조사는 이재명-윤석열 최종 후보 암시 … 당선 가능성은 접전

    대선 9개월 전 민주당과 국민의힘 계열 당내 대선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 1위가 거의 최종 후보를 꿰찼다. 2002년부터 2017년까지 4차례 대선에서 대부분 해당된다. 과거 대선 9개월 전 여론조사를 대입해 보면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은 최종 후보에 근접해 있다. 또 이들은 본선에서도 대통령 당선을 두고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후발 주자들이 노 전 대통령 역전극을 언급하며 드라마 연출을 벼르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미 시간이 늦은 데다 이 지사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30대 중반∼50대 중반에서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마치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20∼30대에서 큰 지지를 받았던 것과 겹쳐진다.

    보수 야권은 다소 복잡하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반(反)문재인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가 중도, 젊은 층 확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대선주자가 부상하기도 쉽지 않다. 보수 야권 2∼3위를 다투고 있는 안 대표는 합당 문제를 넘어도 윤 전 총장을 추월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홍 의원은 복당이 최우선 과제지만 여의치 않다. 홍 의원의 강경 이미지가 중도 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당내 일각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결국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대선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낮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킹메이커 대결’도 주요 관심사다. 이 전 대표는 사실상 이 지사 지원으로 기울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5월 12일 출범한 이 지사 지원 조직 ‘민주평화광장’이 근거로 거론된다. 이 전 대표 측근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또 ‘광장’은 이 전 대표의 상징이기도 하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재보선 승리 후 보수 야권의 막후 실력자로 부상했다. 국민의힘을 떠났지만 그의 영향력은 유지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김 전 위원장 연대가 시간문제라고 여긴다.

    #대선여론조사 #윤석열 #이재명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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